국제 신용평가기관들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사망이 한국경제에 미칠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북한의 정치적 위험이 현 수준에서 심각하게 악화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인데요, 이연철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국제 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는 김정일 위원장의 사망이 한국경제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한국의 국가 신용등급을 현행 수준인 A1, 그리고 신용 전망은 '안정적’으로 유지했습니다.

김 위원장 사망 이후 한국에 대한 국제 신용평가기관의 국가 신용등급이 공식 발표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무디스는 23일 발표한 한국 연례보고서에서 한국의 경제력을 매우 높음으로 평가했고, 제도와 재정 건전성에서도 높은 점수를 매겼습니다. 한국은 지정학적 위험에서만 중간 점수를 받았습니다.

무디스는 김 위원장 사망이 북한의 왕조적 권력세습과 이에 따른 북한 정부의 안정성에 추가적으로 불확실성을 높이고 있지만, 강력한 미-한 동맹이 확실히 전쟁 억지력을 발휘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보다 앞서 스탠더드 앤 푸어스도 김 위원장 사망 사실이 발표된 지난 19일, 한국의 신용등급에 즉각적인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스탠더드 앤 푸어스는 한국에 대한 신용평가에는 이미 북한 안보 위기와 관련한 일시적인 불확실성과 남북통일의 잠재적 가능성에서 비롯되는 불확정 채무 문제 등이 이미 포함돼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의 권력 승계가 순조롭게 이뤄질 경우 한국의 국가 신용등급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다른 신용평가기관인 피치는 지난 달 한국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상향조정하면서, 김 위원장의 사망이 한국 신용등급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국제 신용평가기관들은 앞으로 북한의 권력승계 과정이 순탄하지 않을 경우, 상황이 달라질 수도 있다고 밝혔습니다.

스탠더드 앤 푸어스는 북한의 권력승계가 순조롭지 않을 경우 북한의 정치적 안정이 급격하게 악화될 수 있다며, 이런 상황이 한국의 신용등급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무디스는 젊고 경험 없는 김정은이 권력을 물려받는 과정에서 권력투쟁이나 한국에 대한 무력 도발이 발생할 가능성이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무디스는 현재로서는 현상유지 전망이 대세지만, 만일 북한 체제가 붕괴한다면 한국에 상당한 도전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