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장례 이후 북한에 대한 식량 원조 가능성을 내비쳤습니다. 중국은 김 위원장 사망 이후 신속하게 움직이며 대북 영향력을 키워가고 있는 양상입니다. 베이징의 온기홍 기자를 연결해서 자세한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문) 중국 정부가 북한에 대한 식량 원조 가능성과 관련해 밝힌 내용이 뭔가요?

답) 중국 외교부의 류웨이민 대변인은 23일 정례브리핑에서, 중국이 김정일 위원장 장례 이후에 북한에 식량 원조를 할 것이라는 언론보도에 대한 확인을 요청하는 질문에, 북한과 한반도 안정은 각측의 이익에 부합한다며, 중국은 지금까지 줄곧 힘닿는 선에서 북한에 도움을 주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류 대변인은 이어 중국은 국제사회가 북한에 원조를 제공하는 것을 환영한다며 이는 북한 경제와 사회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류 대변인의 발언은 김정일 위원장 장례 이후 북한에 식량 원조를 할 가능성을 부인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주목됩니다.

문) 중국이 북한에 대한 식량 원조를 통해 김정은 체제의 조기 안착을 돕겠다는 의중이 엿보이는 것 같은데요?

답) 네. 중국은 지난 1994년 7월 김일성 주석이 사망했을 때도 북한에 식량을 원조했고, 김정일 위원장이 그 동안 중국을 방문할 때마다 식량 원조를 제공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 만성적인 식량난을 겪고 있는 북한이 김정일 위원장 사망으로 어려움이 가중될 것으로 보고, 이르면 연말연시 특사 형식으로 고위층을 북한에 보내 이전보다 많은 양의 식량을 원조할 뜻을 전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습니다. 중국으로서는 김정은 지도체제를 공식 인정하는 입장을 밝힌 이상 북한이 필요로 할 때 신속하게 식량을 원조함으로써 관계를 다지면서 북한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해 나가려는 의도인 것으로 분석됩니다.

문) 중국 정부가 김정일 위원장 조문을 위한 특사 파견 계획도 세워 놓고 있나요?

답) 류웨이민 외교부 대변인은 북한에 김정일 위원장 조문을 위한 특사를 보낼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 방면에서 일정 안배가 없다고 답했습니다. 류 대변인은 그러면서 중국은 김정일 위원장 서거 이후 여러 형태로 깊은 애도를 표시했고, 북한이 외국 조문 대표단을 받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이 발언은 중국이 현재로선 북한에 특사를 파견할 계획을 정하지 않았다는 뜻으로 해석되는데요, 하지만 북한과의 특수관계를 볼 때 김 위원장 추도 기간을 전후에 특사를 파견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문) 김정일 위원장 사망 이후 지금까지의 상황을 보면, 중국은 발 빠르게 대처하면서 대북 영향력을 키워 가고 있는 모습이 확연한 것 같은데요, 어떻습니까?

답) 그렇습니다. 중국은 북한이 김정일 위원장 사망을 발표한 19일 당일 당•정•군 명의로 조전을 보내 김정은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의 지도체제를 거론하며 인정하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혔습니다. 이어 바로 다음 날부터 후진타오 국가주석을 비롯한 9명의 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이 모두 베이징 주재 북한대사관을 방문해 조문하고 중국 최고 지도자로서는 처음으로 김정은 지도체제에 대한 지지를 공식 표명했습니다.

문) 중국이 식량 원조와 같은 경제적 지원 외에 6자회담 재개를 비롯해 외교 측면에서도 북한을 지원할 가능성은 어떤가요?

답) 네. 국제사회의 제제로 고립돼 있는 북한은 강성대국 원년으로 정한 내년을 앞두고 식량난과 경제난 해결이 다급한 상황입니다. 북한을 국제사회에서 고립하게 한 핵 문제도 이와 연결돼 있습니다. 후계자인 김정은 부위원장으로서는 이 같은 문제 해결이 체제 유지를 위해 필수적인 상황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이 유일하게 지원을 기댈 수 있는 중국은 김정은 체제의 조기 안착에 초점을 맞추고 식량 원조를 비롯해 김정일 위원장 생전에 진행해온 경제협력을 가속화할 것으로 보입니다. 중국은 또 6자회담 의장국으로서 김 위원장 장례 이후 조만간 제3차 북-미 대화가 열리면서 6자회담 재개 절차에 들어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이를 주도하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습니다. 중국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우다웨이 한반도사무 특별대표가 어제 베이징에서 한국 측 수석대표인 임성남 한반도평화교섭 본부장을 만나 한반도를 안정적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의지를 밝힌 것도 이런 맥락에서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