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국의 주요 움직임을 알아보는 ‘지구촌 오늘’ 시간입니다. 유럽중앙은행이 자금난을 겪고 있는 유럽의 523개 은행에 대규모 자금을 대출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미군이 철수한 뒤 이라크에서 연쇄 폭탄 공격이 일어났습니다. 시리아의 유혈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아랍연맹이 감시단을 파견했습니다. 프랑스 의회는 오늘 아르메니아인 대량학살 사건과 관련한 법안을 처리할 예정입니다. 자세한 지구촌 소식 조은정 기자와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문) 재정위기를 겪고 있는 유럽에 반가운 소식인데요. 유럽중앙은행이 은행들에 대규모 자금 대출을 약속했죠?

답) 예. 유럽중앙은행은 유럽 유로화 사용권의 523개 은행에 대출하기 위해 4천890억 유로, 미화 6천380억 달러를 배정했다고 21일 밝혔습니다. 3년 만기의 장기 대출이고 이자율은 1%로 낮습니다. 대출 액수는 무제한이고 담보 기준도 완화돼 많은 은행들이 혜택을 볼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유럽에서 유로화 사용이 시작된 지 13년 만에 가장 큰 규모의 대출입니다.

문) 유럽중앙은행은 이 같은 조치를 통해 어떤 효과를 기대하고 있습니까?

답) 장기대출을 받은 은행들이 국채를 매입하도록 해서 각국의 재정난을 해소하려는 것입니다. 유럽중앙은행은 각국의 국채를 직접 매입하는 방안도 검토했지만 독일의 반대에 부딪혀 무산됐고, 이에 따라 유럽 은행들에 자금을 제공하는 우회적인 방법을 택한 것입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은행들이 대출받은 자금으로 국채 매입에 나서지 않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유럽국가들의 신용 등급이 강등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은행들은 오히려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국채를 되팔고자 할 것이라는 것입니다.

문) 이번 대출로 유럽 재정위기를 근본적으로 해소하기는 힘들 것이라는 말인데요. 그래도 대규모 자금이 공급되면서 일정 부분 긍정적인 효과도 기대할 수 있지 않습니까?

답) 단기적으로는 유럽 금융시장에 긍정적인 효과를 줄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은행부실 우려가 컸던 프랑스, 스페인, 벨기에 시장이 안정될 것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은행들이 한 숨 돌리면서, 유럽 국가들은 재정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할 수 있는 시간을 벌게 됐습니다.

문) 올 한해는 유로화 사용 17개국 사이에 재정 위기가 크게 확산됐었죠?

답) 예. 작년 초 그리스에서 시작된 재정 위기가 아일랜드까지 번졌고요. 올해는 포르투갈, 이탈리아, 스페인까지 확산됐습니다. 이에 따라 유럽연합 정상들은 9일 재정 적자 기준을 어긴 회원국을 제재하고, 개별 회원국의 재정 운영에 대한 EU의 개입을 강화하는 내용의 신 재정협약을 마련하기도 했습니다. 내년에도 유로존 경제 성장률은 0%에 머무는 등 전면적 침체에 다시 빠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습니다.

문) 중동으로 넘어가보죠. 미군이 철수한 뒤 이라크의 치안이 악화되고 있죠?

답) 예. 22일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에서 12차례의 연쇄 폭발이 일어나 최소한 57명이 사망하고 180명이 다쳤습니다. 이번 인명 피해는 18일 이라크에서 미군이 완전 철수한 뒤 가장 큰 규모인데요. 주로 시아파 거주지역에서 일어났고, 도로변 매설물 폭발, 차량 폭탄 공격, 자살 폭탄 공격 등 각종 공격이 일어났습니다. 테러를 저지른 조직은 확인되지 않고 있지만, 여러 지역에서 동시다발적이고 계획적으로 일어난 것을 볼 때 알 카에다의 소행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문) 이번 공격이 주로 시아파 거주지역에서 일어났다고 했는데요. 현재 이라크 내 종파 분쟁이 격화되고 있죠?

답) 예. 시아파가 이끄는 이라크 정부는 지난 19일 수니파인 타레크 알 하셰미 부통령에 대해 정부 관료들의 암살을 기도한 혐의로 체포영장을 발부했습니다. 현재 쿠르드족 자치정부에 머물고 있는 하셰미 부통령은 이번 영장 발부의 배경에 정치적 의도가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폭탄 공격이 이어지고 종파간 갈등이 일어나면서 이라크 내 치안이 몇 년 전과 같이 악화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일고 있는데요. 조 바이든 미국 부통령은 어제(21일) 누리 알 말리키 이라크 총리와 이라크 의회 의장인 오사마 알 누자이피와 전화 통화를 갖고 서로 협력해 분쟁을 해결할 것을 요청했습니다.

문) 인근 시리아에서 민간인 시위대와 정부군 사이에 유혈 충돌이 계속되고 있는데요. 아랍연맹 감시단이 시리아에 도착했죠?

답) 예. 안보와 법, 인권 전문가들이 포함된 아랍연맹 감시단 선발대가 오늘(22일) 시리아에 도착했습니다. 아랍연맹은 총 5백명의 감시단을 시리아에 파견해, 정부의 유혈 진압 중단 여부를 확인할 계획입니다. 감시단은 10여명씩 나뉘어 각기 다른 지역에 배치될 예정인데요, 이들은 시리아 정부 보호 아래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지만 민감한 군사지역 방문은 허용되지 않습니다.

문) 그런데 감시단의 도착, 하루 앞서 21일 당국이 민간인 수 백명을 또 살해했죠? 9개월 전 시리아에서 시위가 시작된 이래 최악의 유혈사태로 기록되고 있는데요.

답) 그렇습니다. 정부군이 북서부 이들리브 주의 작은 마을에서 민간인100명과 탈영 군인 수 십명을 사살했는데요. 작은 언덕에서 이들을 포위한 뒤 2시간 가량 포격과 집중 사격을 퍼부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문) 매우 잔인한 진압인데요. 국제사회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답) 이웃 나라인 터키는 22일 시리아 정부의 정책이 나라를 대학살 현장으로 끌어가고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터키 외교부는 성명을 발표하고, 이 같은 유혈진압을 자행하는 시리아 정부의 진정한 의도에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문) 미국도 시리아 사태를 주시하고 있죠?

답) 예. 미국 백악관은 21일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의 정권은 공포정치를 하고 있다며, 무너지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말했습니다. 국무부의 빅토리아 눌런드 대변인은 시리아에 대한 추가 제재 가능성을 언급했습니다. 눌런드 대변인은 “시리아 정권과 무역을 계속하고, 정권의 금고에 연료와 식량, 현금을 제공하는 국가들은 정책을 철저히 재검토해야 한다”며 시리아에 대한 국제 제재를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문) 오늘 프랑스 의회가 논란 속에 법안을 처리했죠?

답) 예. 프랑스 하원은 아르메니아 ‘대량학살’사건과 관련한 법안을 통과시켰습니다. 제1차 세계대전 말기인 1915년에 아르메니아에서 최대 150만명이 집단 살해당했는데요. 이 사건은 터키의 전신인 오스만제국이 저지른 ‘대량학살’임을 규정하고, 이를 공개석상에서 부인하면 1년 징역형과 5만8천 달러의 벌금형을 부과한다는 법안입니다. 이 법안은 이제 상원에 넘겨졌습니다.

문) 터키 측의 반발이 심하겠는데요?

답) 예. 이미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총리는 프랑스가 “자신의 더러운 유혈 역사를 되돌아 보라”며 맹비난했는데요. 아프리카, 르완다, 알제리 등에서 프랑스 군인들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죽였느냐는 것입니다. 터키 정부는 법안이 통과되면 프랑스 주재 대사를 본국으로 소환하고 공공 수주에서 프랑스 기업들을 제외시킬 것이라고 앞서 경고한 바 있습니다.

문) 아르메니아와 터키 사이에 일어난 일인데요. 프랑스가 어떤 상관이 있는가 싶은데요?

답) 우선 이번 사건은 유럽연합 의회도 지난 1997년 오스만 제국이 저지른 ‘대량학살’로 인정한 바가 있습니다. 그런데 특별히 프랑스 정부가 관심을 기울이는 이유에 대해 터키 측 주장은 선거용 행보라는 것입니다. 내년 2012년 선거를 앞두고 프랑스에 거주하는 50만명의 아르메니아 출신 유권자들의 표를 얻기 위한 것이라는 지적입니다. 그렇지 않아도 프랑스가 터키의 유럽연합 가입을 공개적으로 거부해왔었는데요, 양국 관계가 악화일로를 걷고 있습니다.

문) 마지막으로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죽음 만큼이나 바츨라프 하벨 전 체코 대통령의 사망도 세계적인 관심을 받고 있는데요. 많은 이들이 애도를 표하고 있죠?

답) 예. 국제 인권단체인 엠네스티 인터네셔널은 22일 하벨 전 대통령의 사망에 애도를 표했습니다. 엠네스티는 하벨 전 대통령이 ‘뚜렷한 도덕적 지적 유산을 남겼다’면서 인권과 민주주의, 자유 증진에 대한 그의 기여는 많은 이들에게 영감을 준다고 평가했습니다. 엠네스티는 앞서 2003년에 하벨 전 대통령에게 ‘양심 대사’ 상을 수여하기도 했습니다.

문) 하벨 대통령의 생애를 잠깐 돌이켜 볼까요?

답) 하벨은 전직 극작가요 시인 출신으로 공산정권 치하에서 개인의 자유를 옹호하는 작품을 출간해 5년간 수감되기도 했습니다. 이후 하벨은 체코에서 민주 선거를 통한 첫 대통령으로 선출됐는데요. 하벨 대통령은 체코슬로바키아에 시장경제와 민주주의를 도입했고, 1993년 체코와 슬로바키아를 평화리에 분리했습니다.

진행자) 지금까지 조은정 기자와 함께 ‘지구촌 오늘’을 살펴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