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언론들이 천안함.연평도 사건을 북한의 소행이라고 지적하지 않은 데는 중국 정부의 대외정책 기조가 그대로 반영돼 있다고 중국 출신 외교 전문가가 주장했습니다. 백성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중국 언론이 북한의 천안함, 연평도 공격을 보도한 방식은 중국 정부의 언론통제 실태를 잘 보여주는 사례라고 미국 브루킹스연구소의 윤 선 방문 연구원이 주장했습니다.

중국 출신인 선 연구원은 14일 이 연구소 웹사이트에 게재한 글에서 중국 언론들이 천안함 사건 당시 국제 공동조사단의 조사 결과가 결정적이지 않다는 점에만 과도하게 무게를 실었다고 지적했습니다. 제시된 증거 등에 초점을 맞추면서 정작 북한의 소행 여부는 언급하지 않았다는 겁니다.

중국 언론은 이후 북한이 연평도를 포격했을 때도 비슷한 보도 방향을 고수했다고 선 연구원은 지적했습니다.

남북한이 서로 포 사격을 했다는 식으로 표현하면서, 북한의 책임이나 민간인 사상자는 거의 언급하지 않은 채 오히려 미국과 한국이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고 비난했다는 설명입니다.

당시 중국 정부는 자국의 한반도 정책을 그대로 고수하면서 국내 여론을 북한에 우호적인 방향으로 몰아가기 위해 언론을 이용했다는 게 선 연구원의 주장입니다.

선 연구원은 그러면서 이 두 사건을 중국의 대외정책이 국내 언론에 그대로 반영되는 대표적인 사례로 들었습니다.

선 연구원은 중국 언론들이 올해 리비아와 시리아에서의 민주화 바람을 보도하는 방식도 비슷한 맥락에서 이해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중동의 독재나 인권 탄압, 부정부패를 거론하는 대신 국내 불안과 외세 개입의 위험성 등 부정적인 면에만 초점을 맞췄다는 겁니다.

선 연구원은 중국 정부가 대외정책에 여론의 추이를 반영하고 있다고 내세우지만, 천안함.연평도 사건에서 볼 수 있듯이 정책 수립과 추진을 위해 입맛에 맞는 여론을 인위적으로 조성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타이완에 대한 미국의 무기 판매, 주변국들과의 영토 분쟁 등 민감한 사안에 부딪칠 때마다 중국 정부가 내세우고 있는 자국민들의 민족주의 정서는 사실상 인기 없는 대외정책을 합리화하기 위한 구실에 불과하다는 지적입니다.

선 연구원은 중국 공산당이 `신화통신’, `CCTV’ 등 대표적인 관영매체를 철저히 통제하고 다른 언론도 이들 매체에 의존하도록 만들어 중국인들은 자국의 대외정책에 대한 정보를 대부분 이를 통해 얻을 수밖에 없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