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이 세계인권선언을 채택한 지 오는 10일로 63주년이 됩니다. 9일 서울에서는 북한인권 개선을 촉구하는 다양한 행사가 열렸는데요, 인권단체들은 거리 집회와 사진전 등을 통해 북한의 열악한 인권 실태를 알리고, 북한인권 문제에 국제사회가 적극 개입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서울에서 김은지 기자가 보도합니다.

10일 세계인권선언 63주년을 맞아 한국의 북한인권 단체들은 일제히 성명을 내고 북한인권 개선을 위한 국제사회의 대책 마련을 호소했습니다.

‘북한 반인도범죄 철폐 국제연대’는 9일 성명을 통해 20만 명의 북한 주민들이 정치범 수용소에서 고통받고 있다며 국제사회가 북한 주민들의 고통을 더 이상 외면해선 안 된다고 밝혔습니다.

40여 개 국제 인권단체들로 구성된 이 단체는 국제사회가 북한에서 일어나는 인권 유린을 막기 위해 지금이라도 적극 나서야 한다며 북한 내에서 이뤄지는 구금과 납치, 고문, 공개처형에 대한 조사에 나설 것을 촉구했습니다.

한국의 북한인권 단체들로 구성된 ‘북한 주민의 자유와 인권을 위한 국제연대’ 한국위원회도 북한의 인권 탄압을 규탄하는 궐기대회를 열었습니다.

이 단체는 성명에서 국제사회가 북한인권 문제에 개입해야 한다며 유엔이 북한의 반인도범죄를 조사하기 위한 국제조사단을 즉시 파견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북한의 반인도범죄와 대량학살 방지를 위해 유엔과 국제사회가 즉각 국제조사단을 구성하고 북한으로 파견해 북한의 전 수감시설 철폐를 위한 노력을 즉각 기울일 것을 촉구한다.”

이들은 또 정치범 수용소 수감자의 석방과 탈북자 강제북송 중지, 북한인권법의 조속한 제정 등을 요구했습니다.

1백여 명의 참가자들은 대회를 마친 뒤 주한 중국대사관까지 거리 행진도 벌였습니다.

“북한은 집단학살을 즉각 중단하라. 중단하라. 북한은 강제수용소를 즉각 철폐하라 철폐하라 철폐하라…”

이 밖에도 북한의 공개처형 실태 등을 알리는 북한인권 사진전과 탈북자 증언회, 음악회도 열렸습니다.

세계인권선언과 함께 유엔의 집단학살방지협약 채택 63주년을 맞아 열린 이날 대회는 한국을 비롯해 미국과 일본, 영국, 독일 등에서도 열릴 예정입니다.

북한에 억류된 신숙자 씨 모녀의 송환을 촉구하는 행사도 열렸습니다.

북한민주화네트워크 등 30여 개 시민단체들은 이날 집회를 열고 신 씨 모녀를 비롯해 5백 여 명의 납북자들이 북한에 있다며 한국 국회가 나서 이들의 송환을 위한 결의문을 채택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신숙자 씨의 남편 오길남 씨는 이번 행사가 아내와 두 딸을 비롯해 납북자 문제 해결을 위한 국민적 관심을 높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이 행사는 전제정치와 착취에 신음하는 북한 주민과 납북자, 국군포로, 내가 사랑하는 아내와 두 딸 혜원 규원에 대한 사랑의 표시입니다. 용광로 같은 사랑의 표시로 동토를 녹일 수 있을 것으로 믿고 있습니다…”

행사에 참가한 집권여당인 한나라당 신지호 의원은 집권 여당의 일원으로서 부끄럽게 생각한다며 이제부터라도 납북자 문제를 남북협상 의제로 채택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참가자들은 이어 집회장에서 여의도까지 17킬로미터에 걸쳐 거리를 행진했습니다.

한국 대한항공 여객기 납치 사건 피해자 가족들도 이날 국회에서 사진전을 열고 가족의 생사 확인을 위한 정치권의 관심을 호소했습니다.

피해자 가족회 대표 황인철 씨는 납북된 지 42년이 지나도록 가족의 생사조차 확인하지 못했다며 한국 정부와 정치권이 북한과 직접 협상에 나서는 등 실질적인 문제 해결에 힘써줄 것을 요구했습니다.

북한은 지난 1969년 승무원과 민간인 50명을 태운 대한항공 여객기를 납치한 뒤 국제사회가 비난하자 이듬 해 승객 39명을 돌려보냈지만 나머지 11명은 돌려보내지 않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