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10일은 63주년을 맞는 세계 인권의 날입니다. 이 날은 모든 인간은 누구나 평등하게 자유를 누릴 권리가 있다는 세계인권선언이 발표된 날인데요, 올해는 특히 ‘아랍의 봄’ 에 고무돼 전세계에서 다양한 행사가 열리고 있지만 북한은 여전히 인권의 사각지대로 남아 있다고 유엔과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지난 해 12월 10일 세계 인권의 날 연설에서 인권은 자유와 평화, 발전, 정의의 초석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모든 나라들에 국민의 표현과 집회의 자유를 보장하고 인권 운동가들을 보호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반 총장의 연설이 있은 지 일주일 뒤, 북아프리카의 튀니지에서 장기 독재정권에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습니다.

자스민 혁명으로 불리는 이 시위 물결은 이후 이집트와 리비아의 장기 독재정권을 무너뜨렸고, 지금은 시리아 등 아랍권의 다른 독재정권들을 압박하고 있습니다.

나비 필레이 유엔 인권최고대표는 지난 주 세계 인권의 날 63주년을 맞아 발표한 성명에서, 2011년은 지구촌에서 인권을 위한 매우 각별한 해였다고 강조했습니다.

수 백만의 시민들이 자신들의 권리를 주장하기 위해 거리와 광장으로 몰려나와 변화를 당당히 요구했다는 겁니다. 필레이 최고대표는 시위 과정에서 독재정권의 유혈 진압으로 수 천 명이 사망하고 체포와 고문이 잇따랐지만 정의가 묵살 당하는 현실을 더 이상 외면하지 않겠다는 시민들의 용기가 결국 승리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그 배경에는 인간의 존엄을 보장한 세계인권선언이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시민들이 세계인권선언의 약속을 믿고 공포정치에 대항해 용감히 자유를 외쳤다는 겁니다.

세계 인권의 날은 63년 전인 1948년 12월 10일 유엔총회가 세계인권선언을 채택한 날을 기념해 제정됐습니다. 총 30조로 이뤄진 이 선언은 인류가 공통적으로 누려야 할 가장 기본적인 자유와 권리를 담고 있습니다.

선언은 모든 사람이 태어나면서부터 자유롭고 존엄하며 평등하고, 성과 종교, 성분 등 어떤 이유로도 차별을 받지 않으며, 법 앞에 평등하고 사법권을 보장받을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또 모든 사람은 자기 나라 영토 안에서 어디든 자유롭게 다닐 수 있고 살 수 있으며, 외국으로 떠날 권리가 있고 다시 돌아올 권리도 있으며, 의사 표현의 자유, 평화적인 집회와 결사의 자유, 자유롭게 지도자를 선출할 권리가 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유엔과 전문가들은 그러나 이런 세계인권선언의 기본조항들이 북한에서는 무시되고 있으며, 특히 정부의 공포정치 때문에 북한에서는 아랍에서와 같은 대중시위를 기대하기 힘들다고 지적합니다.

지난 달 유엔총회 제3위원회에서 7년 연속 통과된 북한인권 결의안은 북한 주민들의 정치적.시민적.사회적.경제적.문화적 권리들이 매우 광범위하고 심각하게 유린되고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하지만 북한 정부는 이런 지적들을 줄곧 부인하고 있습니다. 2009년 12월 북한에 대한 유엔 인권이사회 보편적 정례검토에 참석한 강윤석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법제부장은 북한이 주민들의 자유로운 집회와 시위를 보장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집회 시위는 해당 법과 규정에 규제된 대로 국가의 안정과 사회질서를 침해하지 않는 비폭력적인 것이라면 그 내용과 형식에 관계없이 허용되고 보장되고 있습니다. 견해 의사 표시의 자유도 헌법적 권립니다. 어느 공무원도 이 원리를 제한하거나 박해할 수 없습니다. 조금이라도 제한하거나 박해하면 사람들 속에서 비난을 받으며 법적 처벌까지 받게 돼 있습니다.”

하지만 국제사회에서 북한 정부의 이런 주장을 지지하는 나라는 소수에 불과합니다. 마루즈끼 다루스만 유엔 북한인권특별 보고관은 두 달 전 유엔총회 제3위원회 연설에서 북한이 국제사회와의 협력에 실패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 정부가 인권 개선을 위한 유엔 인권이사회의 권고안 이행은 물론 유엔 기구들과의 협력도 거부하면서 고립을 자초하고 있다는 겁니다.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는 올해 세계 인권의 날을 맞아 발표한 성명에서 ‘아랍의 봄’의 동력을 살려 보다 많은 사람들이 자유롭게 의사를 소통하고 자신들의 권리를 내세울 수 있도록 캠페인을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지난 5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가진 세계 인권의 날 기념 연설에서 인권 신장을 위해 노력하는 사람은 역사에 기록돼 찬사를 받았고 앞으로도 그렇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클린턴 장관은 전세계인들이 역사의 바른편에 서서 지금 어떤 일을 하느냐에 따라 해당 국민과 국가, 후손들의 삶이 결정될 것이라며 인권 보호를 위한 용기와 결의를 당부했습니다.

미국의 소리 김영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