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내 인권침해 사례를 담은 북한 인권 사건 리포트가 한국에서 나왔습니다. 가해자의 실명과 함께 침해 내용이 구체적으로 제시돼 있어 북한 내 추가 인권 유린을 막는 압박장치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함경북도 청진시 청암구역 연진동이 고향인 19살 김련희 씨는 지난 2009년 3월 중국에서 강제북송돼 청진의 농포 집결소에 구금됐습니다.

김 씨는 북송 당시 임신 상태였지만 집결소에서 강제노동에 투입됐습니다. 그리고 어느 날 김 씨는 배가 너무 고파 강냉이 말려놓은 것을 먹다가 계호원 채명일에게 적발돼 구타를 당했습니다. 김 씨는 구타의 충격으로 유산했고 하혈을 너무 많이 해 결국 과다출혈로 사망했습니다.

한국의 민간단체인 북한인권정보센터가 지난 3일 북한 내 구체적인 인권유린 사례를 공개하는 북한 인권 사건 리포트 1호를 발행했습니다.

이 단체의 김상헌 이사장은 5일 ‘미국의 소리’ 방송에 한국 국민과 국제사회를 깨우고 북한의 인권유린 가해자들을 압박하기 위해 리포트를 발간했다고 말했습니다.

“우리가 (인터뷰) 한 내용이 수천 건이 되니까 어느 정도 확실한 장소며, 이번에는 가해자 이름까지도 밝혔거든요. 이 것이 쌓이면 막강한 자료가 되지 않겠나.”

김 이사장은 특히 인권을 유린한 가해자의 신상을 밝히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말했습니다.

“가해자의 이름을 밝히는 겁니다. 고발하는 뜻에서. 그래서 간접적으로 너희들 쥐도새도 모르게 한다고 하지만 우리가 알고 있다. 우리가 끝까지 물고늘어지겠다란 것을 암시해 줌으로써, 자기네 하는 것을 누가 알랴 하는 생각에서 사람을 그냥 막 다루는거그든요. 근데 우리도 아는 길이 있다란 멘시지를 전하는 게 중요한 목적 가운데 하나 입니다.”

북한 내 각종 정보가 입에서 입으로 확산되는 것이 최근의 추세인 만큼 이런 소식이 전해질 경우 국가안전보위부 요원 등 가해자들의 인권 유린이 위축될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사건 보고서는 피해자 김령희를 구타한 채명일이 2009년 당시 29살로 하사 계급이었다며 가해자의 신상을 구체적으로 공개하고 있습니다. 또 집결소 내 구타에는 대개 주먹과 구둣발, 각자, 쇠줄 등의 도구가 쓰이며, 임신한 여성들이 심한 하혈로 숨지는 사례도 다수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중국에서 임신한 여성의 경우 중국 남성의 종자를 받았다는 인식 때문에 강제낙태가 빈번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겁니다.

김 이사장은 특히 목격자들의 증언을 토대로 인권유린 침해 유형과 권리 유형, 세부항목, 북한 형사소송법 위반 문제, 발생 시기와 장소, 정보 취득과 분석 등 검증 과정을 강화했다고 말했습니다.

가령 임산부 구금은 임신 석 달에서 7개월까지 기간에 구류 구속 처분을 할 수 없게 한 북한 형사소송법 제7장 4절 179조, 임신한 여성에 대해 형벌 집행정지를 명시한 12장 431조를 위반한 것이며, 강제노동과 구타는 북한이 비준한 시민.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 조항들을 다양하게 위반하고 있다는 겁니다.

북한인권정보센터의 이자은 연구원은 구체적인 사례 공개를 통한 외부의 압박이 북한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강제낙태라든지 예전 같은 경우엔 탈북자들이 갔을 때 인권개념 자체도 몰랐고 그런 것을 북한 당국이 지켜주지도 않았다고 얘기했는데, 요즘에는 재판을 받기 전에 변호사가 찾아와서 인권침해를 당한 적 있냐고 질문하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물론 그것이 형식적이고, 침해를 당했다고 하면 오히려 안 좋은 결과를 초래하지만 일단 형식적으로나마 인권에 있어서 조금이라도 국제사회의 압박에 대해 신경을 쓰는 부분들이 있다는 것은 어느 정도 긍정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북한 인권 사건 리포트는 한국어 외에 영어와 일어로도 발행됐으며, 앞으로 2주마다 발표될 예정입니다.

미국의 소리 김영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