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주민들이 경제가 좋아질 것이란 기대감에서 남북통일을 강하게 희망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한국의 공영방송인 KBS는 지난 5월부터 6개월 간 중국을 방문한 북한 주민 102 명을 심층 인터뷰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보도했습니다. 북한 주민들은 또 남한보다 중국을 더 좋아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북한 주민들의 통일의식을 조사한 KBS 공용철 PD를 전화로 연결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문) 공피디님 안녕하세요?

답) 네, 안녕하십니까? 수고 많으십니다.

문) 네, 감사합니다. 북한주민들을 심층 인터뷰 하신 것으로 아는데 먼저 조사 방법을 좀 알려주시죠?

답) 방법은 북한 주민들은 사실 만나는 것 보다는 속에 있는 내면의 이야기를 깊이있게 들을 수 있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기 때문에요. 철저하게 1:1 면접 방식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은밀히 만나서, 그것도 북한 주민들은 여럿이 있는 상태에서는 말씀들을 잘 안하시거든요. 공식적인 이야기만 하시기 때문에 그 사람 속 마음을 알기 위해서는 철저하게 1:1로, 단독으로 만나야 됩니다. 그런 방법으로 조사했습니다.

문) 북-중 국경지방에서 하신거죠?

답) 네, 그렇습니다.

문) 자 그리고 조사 결과를 좀 보겠습니다. 북한 주민들이 통일을 아주 강하게 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고요. 특히 경제적인 이유가 높았는데 자세하게 소개해주시죠?

답) 네. 저희도 사실 처음에 조사를 하게 된 과정, 배경을 보면 한국 사회에도 작년에 천안함-연평도 이후에 통일논의가 굉장히 많아졌었는데, 사실은 그런 것들이 정확한 정보에 입각해서 논의가 진행되는 것이 아니고 국내에 들어와있는 일부 탈북자들의 주장이 너무 목소리가 큽니다. 저희들은 오랫동안 북한 주민들을 만나왔기 때문에, 그들이 적대의식이 굉장히 강하고 반미의식도 강하고, 그들의 실상을 조금 알고 있어서요, 올 해 통일기획을 하면서 그들의 조사를 좀 더 객관적으로 해서, 뭔가 좀 새로운 논의의 틀을 제공해보자는 뜻으로 했습니다. 하면서 저도 조금 놀랐던 점은, 예상했던 것 보다 통일에 대한 희망이 굉장히 높았습니다. 저희가 모두 102명을 인터뷰를 했는데 매우 바란다가 97명이었고 다소 바란다가 5명, 그래서 통일을 별로 바라지 않거나 전혀 바라지 않는다는 대답을 하신 분이 한 분도 안계셨거든요.

문) 대다수가 매우 강하게 통일을 바라고 있었군요?

답) 네, 그렇습니다. 그리고 흥미로운 부분은 통일을 원한다면 그 이유가 뭐냐는 질문에, 가장 많은 숫자인 45명이 경제가 좋아질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두번째가 같은 민족이라는 대답을 하셨는데, 이건 저는 굉장히 의미 있는 반응이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그동안 북한은 굉장히 민족주의를 강조해왔고 민족의식을 강조해왔기 때문에 특히 통일에 있어서도 민족적 담론을 굉장히 강조해왔는데요. 주민들 입장에서는 그런 당국의 민족적 담론보다는 경제가 좋아질 것이라는 기대, 이런 것들로 좀 생각이 바뀌고 있다는 얘기는, 그만큼 살기가 어렵다는 것이기도 하고, 또 역으로 말하면 경제가 중요해지고 있다는 얘기기도 하고요. 다른 한편에서는 경제가 좋아질 것이라는 기대는 남한 경제가 좋고 한국이 잘살기 때문에, 한국이 건설도 해주고 지원도 해주고 또 본인들도 한국에 와서 일자리를 얻어서 돈도 벌 수 있고, 이런 두가지 입니다. 한국이 잘산다는 것을 대다수 주민들이 알게 됐다는 것이 하나 있고, 북한 주민들의 어떤 통일에 대한 사고 지평에서, 민족 대신에 경제가 들어갈 만큼 경제상황이 어렵다는 얘기기도 하고요. 바로 그 두가지가 같이 작용한 결과라고 보여집니다. 좀 덧붙여서 말씀드리면 2부에서는 저희가 한국 국민들의 통일담론과 통일의식도 조사했었는데, 공론조사라는 방법을 이용했습니다. 1, 2부의 어떤 공통점, 그러니까 남북한 주민들의 통일의식의 공통점이 경제적 측면에서 사고하기 시작한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북한 주민들은 통일이 되면 우리가 잘살아질거다, 좀 더 나아지겠지, 하는 그런 미래 비전으로써 통일을 꿈꾸고 있는 것이고요. 반면에 잘 아시겠지만 한국 국민들은 통일 비용에 대한 굉장한 부담감, 거부감 역시 경제적 마인드인데요. 예전의 어떤 단일민족, 민족의 재결합 이런 측면에서 남북한이 통일 담론들을 만들어 왔었다면 갈수록 경제적 측면에서 통일을 바라보기 시작했다는 겁니다. 제가 볼 때는 그 원인은 분단의 장기화에 따른 요소들도 있을 것이고, 또 하나는 결정적인 북한 경제의 붕괴, 이런 측면도 있을 것이고, 또 다른 측면에서 보면 세계화라든지 신자유주의의 진전으로 인해서 시장이나 돈에 대한 가치가 전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기 때문에, 그런 것들이 저는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보여집니다. 어쨌든 북한 주민들이 경제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져가고 있다는 것은, 앞으로 통일 논의나 정책 수립 과정에서 민족적 관점보다는 경제적 관점에서 남북한이 사고할 수밖에 없고 정책방향이라든가 대북관계, 특히 남북관계도 그런 틀로 움직여 갈 것으로 저는 보았습니다.

문) 북한 주민들이 생각하는 통일 방식, 또 통일 체제 이런 부분은 어떻게 조사결과가 나왔나요?

답) 통일 방식에 있어서는 압도적으로 연방제에 대한 지지가 높습니다. 이유는 두가지인데요. 하나는 일단 김일성 수령의 유훈이기도 하고, 또 하나는 북한 주민들이 이런 점을 조금 이해하게 됐습니다. 남한이 경제적으로 굉장히 월등하게 잘살고, 북한이 뒤쳐져있기 때문에, 또 체제와 이런게 너무 다르기 때문에 이것을 단일한 체제로 묶어내서는 통합의 문제가 많겠다, 그래서 남쪽 체제도 인정하고 북쪽 체제도 인정하면서 연방제 방식으로 가자 그렇게 주장하시는 의견들이 압도적으로 많았고요. 또 흥미로웠던 것은 통일 가능 시기에 대한 조사였는데 좀 크게 보면 두 그룹으로 나뉘었습니다. 10년 이내에 단기간에 될 것이라고 보는 사람들이 27명이었고 30년 이내가 23명, 불가능이 46명 이었는데 된다면 빨리 될거다 라는 의견이 일부 있었고, 나머지는 장기간으로 보거나 불가능하다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저는 이것을 몇가지 이유로 이번 조사를 하면서 분석을 했는데, 하나는 북한 주민들이 생각하는 통일은 여지껏 북한 주도의 통일입니다. 그러니까 북한 정권의 북한의 체제와 이걸 외연을 확장하는 방식의 통일을 꿈꿔왔기 때문에, 통일 가능성이 갈수록 희박해지고 불가능해진다고 보는 분들은, 갈수록 자기 국력이 쇠퇴하고 남북한의 경제력 격차라든가 여러가지 국력의 격차가 커지다 보니까 우리가 이렇게 통일을 주도적으로 할 수 있겠냐는 겁니다. 그러니까 주민들 얘기를 들어보면 79년에 박정희 대통령 서거했을 때나 임수경 양이 89년에 갔을 때 이럴 때는 뭔가 좀 통일이 될 걸로 알았는데 갈수록 어렵다, 불가능하게 보인다, 이런 의견이 굉장히 많았습니다. 통일을 강력하게 염원하지만 그 실현 가능성에 대해서는 굉장히 낮게 보는, 그 이면에는 북한의 국력쇠퇴, 이런 것들이 작용하고 있다고 저는 봤습니다.

문) 북한 주도의 통일에 대한 자신감이 많이 준 것이군요.

답) 네, 그렇습니다.

문) 자 그리고요. 마지막으로 하나만 더 여쭤보겠습니다. 북한의 경제난 실상, 3대 세습 이런 것은 북한 주민들이 북한 내부에서는 사실 말하기가 어려운 부분인데 이런 부분도 인터뷰에서 들으셨거든요? 이 내용도 좀 소개를 해주시죠?

답) 그 부분은 원래 저희 조사의 주 목적은 아니지만, 북한을 조사할 때 항상 주민들이 체제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고 있고 향후 미래를 어떻게 그리고 있냐는 부분에 있어서, 어떤 3대 세습이라든가 체제에 대한 부분이 중요하기 때문에 항상 조사를 하는데요. 일단 제가 이번에 조금 놀랐던 것 중에 하나는 식량문제가 굉장히 심각하다는 겁니다. 제가 1년에 몇 차례 씩 쭉 수년째 다니면서, 주민들을 만나고 그 쪽 동향을 파악을 해왔지만, 어느 해 보다도 식량 사정이 쉽지 않다는 겁니다. 그니까 제가 과학적으로 데이터를 제시할 수는 없지만, 황해도나 평안남북도가 북한의 대표적인 곡창지대인데 갈수록 소출량이 준다고 합니다. 아마 비료 문제도 있을 거고 토양의 산성화라든가 이런 문제들이 저는 있을 것으로 보는데 그래서 갈수록 수확량이 줄고 있는 추세입니다. 게다가 외부 지원 식량도 지금 여유롭지 않기 때문에, 심지어 제가 황해도 사시는 분한테 들은 얘기로는 2월달, 3월달에 벼 수확이 끝나고 그 빈 들판에서 벼를 수확하고 난 뿌리를 캐가지고 깨끗이 씻어서 하얗게 말려서 그것을 가루로 빻아서 죽을 쑤어서 드시는 분들이 좀 있더라고요. 그러니까 풀뿌리 보다는 쌀을 만드는 벼의 뿌리가 더 좋을 것이라는 믿음 속에서 그렇게들 하시는데, 굉장히 쇼킹한 얘기들을 많이 들었습니다. 식량과 관련해서는. 그래서 식량 상황은 여전히 쉽지 않다, 경제 상황이. 그래서 그 연장선상에서 제가 방송에도 방영을 했습니다만 강성대국에 대해서도 낙관적으로 보시는 분들이 한 분도 없었고요.

문) 회의적인 의견이 많더군요.

답) 네. 아주 거의 절대적으로 현재로서는 어렵다, 이런 얘기들을 많이 갖고 계셨고, 3대 세습에 대해서는 제가 방송에는 충분히 반영하지는 못했습니다만 아주 흥미로운 부분이 있었습니다. 무슨 얘기냐면 좀 지식인이라든가 당 간부라든가 외부 정보에 조금 밝고 세상 돌아가는 이치를 아시는 분들은 긍정적인 기대를 많이 가지고 계셨습니다. 무슨 얘기냐하면, 그 분이 지금은 아버지 때문에 움직일 수 없겠지만 해외 경험을 많이 했기 때문에 아버지 이후에 대권을 쥐게 되면은 조금도 국제 사회로 열고 나가면서 개방을 하지 않겠느냐 라는 기대를 굉장히 많이 갖고 계셨고요. 그 근거에는 북한 주민들은 개방만이 살 길이다 라는 것은 상당히 컨센서스가 형성되어 있다고 보는데요. 중국을 보면서 그걸 많이 배웠고요. 그래서 개방을 해야 살 수 있는데, 이 아들은 그래도 국제 경험이 많기 때문에 뭔가 할 수 있지 않겠냐, 이게 상층부나 간부나 좀 식자층들이 갖고 있는 생각이었고요.

문) 흥미롭군요.

답) 네. 반면에 그 중하층 이하에서는 비판적인, 비관적인 전망을 했습니다. 나이도 어린게 뭘 알겠나, 뭐 세상경험도 없는게 나라를 잘 이끌어 가겠나, 어떻게 보면 굉장히 인상론적인 비평, 평가 이런게 좀 많았고요. 어쨌든 식자층이나 상층으로 갈수록 좀 희망섞인 기대를 갖고 있는 그런 모습이었습니다.

문) 네, 공 피디님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답) 네, 고맙습니다.

진행자) 지금까지 지난 5월부터 6개월 간 중국을 방문한 북한 주민들을 상대로 통일의식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한국의 KBS 방송 공용철 PD와의 인터뷰를 전해 드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