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정치관광’이라는 이름을 내건 이색적인 북한 관광 상품이 소개돼 관심을 끌었었죠. 정치관광이란 전문가와 함께 북한 사회를 심층적으로 파악하는 것이라고 하는데요. 이 프로그램을 기획해 지난 달 말 북한을 다녀온 영국 여행사 ‘폴리티컬 투어스’의 니컬러스 우드 대표를 백성원 기자가 인터뷰했습니다.

문) 우드 대표님, 안녕하십니까? ‘정치관광’이라는 이름으로 북한을 다녀오셔서 더 관심을 끌었던 것 같습니다. 다른 북한 관광과 어떤 차이가 있는 겁니까?

답) ‘정치관광’이라고 해서 그 나라의 정부 형태를 들여다 보자는 의도는 애초에 없었습니다. 글자 그대로의 ‘정치’를 생각하시면 안됩니다. 그보다는 특정 사회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그 내부 구조에 초점을 맞춘 여행이었습니다. 그게 다른 종류의 북한 방문과 다소 다른 점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문) 그런 목적을 충족시킬 수 있을만큼 북한의 다양한 지역을 경험하실 수 있었나요?

답)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평양에만 머문게 아니라 원산과 함흥처럼 최근까지도 외국인들에게 개방되지 않았던 곳들을 둘러볼 수 있었으니까요. 명승지나 유명한 건물들을 골라서 일정을 잡은 게 아니라 북한의 지방을 돌면서 협동농장이라든지 학교, 항구, 어로현장 등을 두루 살펴봤습니다. 북한의 일상생활을 그런대로 들여다 볼 수 있었다고 할 수 있죠.

문) 그래도 안내원이 항상 따라다니기 때문에 제약이 많지 않았을까요?

답) 2명의 북한 안내원이 이번 여행 내내 동행한 건 맞습니다. 일부 행동에 제약을 가하기도 했구요. 예를들어 군인들 사진은 찍지 못하게 했습니다. 하지만 그런 사소한 부분 말고는 비교적 많은 자유가 주어졌습니다. 특히 추수철이라 농민들이 쌀을 거두는 모습을 가까이서 지켜봤는데요. 일일이 손으로 작업을 하는 게 인상적이었습니다.

문) 농장에서 트랙터를 사용하는 모습은 별로 못 보신 모양이죠?

답) 간혹 보기도 했지만 드물었습니다. 디젤연료를 구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고 하더군요. 나무를 때는 목탄차를 많이 봤습니다. 또 원산항에서도 연료가 부족해 많은 배들이 고기잡이를 나가지 못하고 정박해 있는 모습을 봤습니다. 에너지난이 심각해 보였어요. 북한에선 그걸 외부제재 탓으로 돌리더군요.

문) 에너지난을 언급하셨는데 혹시 정전된 적은 없었나요?

답) 전기가 끊어진 적은 없었습니다. 특히 평양에 이틀 있는 동안은 밤거리가 아주 환했습니다. 아마 리커창 중국 부총리가 평양을 방문하는 시기와 겹쳐서 그랬는지 모르겠습니다. 가는 곳마다 온수나 전기를 사용하는 데 문제는 없었는데요. 다만 함흥의 한 아파트에 머무르는 동안은 온수나 난방장치를 이용할 수 없었습니다. 그냥 찬물을 사용해야 했지만 큰 불편은 없었습니다.

문) 평양과 원산, 함흥을 방문하셨고 협동농장도 둘러봤다고 하셨는데 또 어디 어딜 다니신 거죠?

답) 원산농업대학을 방문했구요. 평양으로 돌아와 인민대학습당을 찾았습니다. 말씀드린대로 협동농장을 방문했고, 비날론 공장을 가보고 싶었는데 아쉽게도 거긴 못 갔습니다.

문) 여러 곳을 방문하시면서 혹시 북한의 권력승계에 관한 구호를 보셨거나 관련된 얘길 들으신 적은 없으셨나요?

답) 구호는 못 봤지만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셋째 아들 김정은의 이름이 몇차례나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더군요. 원산농업대학을 방문했을때 사람들이 그의 이름을 언급하는 걸 들었구요.인민대학습당에서도 그의 이름이 언급됐습니다. 김정은이 더 많이 알려지고 사람들 입에도 더 자주 오르내리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문) ‘북한 정치관광’이라는 기획에 관심가질 정도면 북한에 대한 호기심이 상당한 사람들일 것 같은데요. 어떤 이들이 이번 관광에 참여했나요?

답) 저까지 8명이 함께 갔습니다. 제임스 호어 초대 북한주재 영국대사를 비롯해 극작가, 변호사, 전직 무역인과 은행가, 가정주부 등 여러 직종에 있는 사람들이 이번에 북한을 다녀왔습니다. 국적도 아이슬랜드, 영국, 호주 등으로 다양했구요.

문) 북한에 다녀와서 그 분들이 어떤 반응을 보이던가요?

답) 북한이라는 낯선 곳을 처음 방문하면서 충격을 받은 듯 했습니다. 당국이 개인의 일상을 통제하는 모습은 개인을 중시하는 사회에서 온 사람들 시각에선 상당히 놀라운 경험이니까요. 또 일반인들의 작업 현장에서 평양의 당 간부들까지 두루 볼 수 있던 점도 의미가 있었구요. 좀 빡빡한 일정이긴 했지만 훌륭한 여행이었습니다.

문) 호어 전 대사는 일종의 안내 역할을 맡았던 게 맞죠?

답) 그렇습니다. 가는 곳마다 아주 유용한 설명을 해 줬습니다. 대부분 전에 그가 방문했던 지역들이라, 그가 주재하던 시절과 현재 달라진 점을 비교해 줘서 관광 내내 큰 도움이 됐습니다. 특히 10년 전과 비교해 북한의 차량수가 많이 늘었다고 하더군요. 많은 사람들이 트럭을 타고 이동하는 걸 봤는데 길에서 차가 밀리는 경우도 정말 몇 번 있었으니까요.

문) ‘정치관광’이라는 이름을 건 첫 북한 방문이었는데요. 이런 성격의 방북을 정례화할 계획이신지요?

답) 그럴 생각입니다. 벌써 다음 북한 관광 계획을 짜고 있습니다. 태양절 무렵인 내년 4월 초로 다음 일정을 잡고 있습니다. 세부 일정은 조금 수정하려고 합니다만 이번과 거의 같은 성격의 북한 방문이 될 겁니다.

문) 예. 우드 대표님,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진행자) 영국 여행사 ‘폴리티컬 투어스’의 니컬러스 우드 대표로부터 ‘북한 정치관광’ 에 다녀온 소감을 들어봤습니다. 인터뷰에 백성원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