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 등 전직 국가수반들의 모임인 ‘디 엘더스’(The Elders) 실무진이 한국을 방문해 15일 한국 정부 당국자와 북한 문제를 협의합니다. 엘더스 측은 얼마 전 북한으로부터 남북정상회담 성사 의지를 전달받은 것으로 알려져 남북대화를 중재하기 위한 행보로 보입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 등 전직 국가수반들의 모임인 ‘디 엘더스’의 앤드류 위틀리 정책국장 등 실무진 3 명이 대북 문제를 협의하기 위해 방한해 15일 한국 정부 당국자를 만납니다.

14일 한국 정부에 따르면 엘더스 측의 요청에 따라 15일 통일부 김기웅 통일정책기획관, 그리고 외교통상부 임웅순 북핵외교기획단 부단장과 비공개 협의를 갖습니다. 최보선 통일부 대변인입니다.

“11월 10일경 엘더스 측에서 한반도 긴장완화와 평화와 안정의 증진, 남북 상호관심사에 대한 대화 문제와 관련해 통일부 당국자와 면담을 갖고 싶다는 의사를 표명해왔습니다.”

엘더스 측은 특히 얼마 전 북한의 한 고위 인사로부터 남북정상회담 성사 의지를 전달받은 것으로 알려져 이번 방한에서 이같은 북측의 의사를 한국 측에 전달하고 남북 당국간 대화를 권고할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의 ‘연합뉴스’는 13일 엘더스 내부 사정에 정통한 한 재미 한국인 학자의 말을 인용해 “대남 사업에 관여하는 북한의 고위 인사가 얼마 전 미국 뉴욕에서 엘더스 핵심 관계자들을 만나 남북한 고위급 회담을 열자는 북측 의사를 한국 측에 전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 학자는 또 고위급 회담이 남북정상회담을 위한 사전단계의 성격으로 봐도 무방하다고 말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하지만 엘더스 측의 이번 방한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 분위기입니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이 진정으로 남북정상회담에 관심이 있다면 이런 식으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북측의 간접 제안이 무게를 갖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이 당국자는 엘더스 측과 북한 고위 인사와 나눈 대화 내용과 당시 상황을 알아보는 중이지만 사실 여부를 떠나 지금으로선 남북간 고위급 회담을 구체적으로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한국 정부는 특히 남북한 비핵화 회담이 두 차례 열리는 등관계 개선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어 지금 시점에서 제3자의 도움이 필요한 상황은 아니라는 입장입니다.

이와 관련해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장용석 박사는 “이번 엘더스 측과의 협의가 실질적인 협의가 되긴 어려울 것”이라며 북한이 남북관계 개선에 적극적이라는 이미지를 대외적으로 알리려는 의도에서 비롯된 일로 분석했습니다.

“전반적으로 대외관계 개선에 굉장히 주력하고 있는 양상이기 때문에 그런 맥락에서 남북관계 진전 특히 정상회담 카드는 논의되는 것 자체만으로도 그런 분위기 개선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는 소지가 있기 때문에 그런 점에서 북한도 실질적으로 되고 안되고를 떠나서 하나의 카드로서 얘기하고 있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한편 엘더스는 지난 4월 지미 카터 대통령을 단장으로 한 대표단이 북한을 방문한 직후 한국을 찾아 “남북정상회담을 할 용의가 있다”는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메시지를 전달한 바 있습니다.

서울에서 미국의 소리 김환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