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 첫 합영기업으로 주목을 받았던 평양대마방직 사업이 중단 위기에 처했습니다. 북한 측은 공장을 오랫동안 가동하지 못하고 있는 책임을 한국 정부의 5.24 조치 때문으로 몰아붙이면서 계약을 파기하겠다는 의사를 한국 측 기업에 통보했습니다.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남북한이 함께 경영하는 방식의 첫 번째 합영회사인 ‘평양대마방직’이 사라질 위기에 처했습니다.

평양대마방직의 한국 측 참여업체인 안동대마방직 김정태 회장은 13일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전화통화에서 북한 측 사업 파트너인 민족경제협력연합회 즉, 민경련 측으로부터 회사를 계속 운영할지 말지 결정하라는 사실상의 최후통첩을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거의 파기를 염두에 둔 최후통첩 비슷하게 온 거죠, 더 이상 지연이 된다면 기다릴 수 없다, 그것이 바로 최후통보로 보고 있는 거죠.”

김 회장은 북측이 최근 전화통화에서 공장 준공 만 3년이 되는 이달 말이 지나면 ‘평양대마’ 공장을 더 이상 끌고 갈 수 없다고 통보했다며 그동안 간접적인 불만 표출은 있었지만 이번처럼 직접 입장을 전달 받기는 처음이라고 말했습니다.

김 회장은 2주 전부터 한국 정부의 승인을 받아 북측과 몇 차례의 전화통화를 해왔으며, 지난 1일부터 5일까지 북한을 방문하라는 초청을 받았지만 한국 정부의 방북 승인을 받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김 회장은 지난 2003년 통일부의 허가를 받고 북한 민경련 산하 새별 총회사와 각각 1천500만 달러를 투자해 2008년 10월 평양시 선교구역 방직거리에 평양대마방직 섬유공장을 세웠습니다. 새별 총회사는 당시 현금 대신 8만 평방미터의 부지와 건물을 제공했습니다.

남북 양측에서 각각 4명의 이사를 파견해 공동으로 운영하는 첫 번째 합영회사였기 때문에 회사의 성패에 큰 관심이 쏠렸습니다.

그러나 지난 2009년 개성공단 한국 측 근로자 억류 사건 등으로 운영의 어려움을 겪다가 북한의 천안함 도발에 따른 한국 정부의 5.24 조치로 인적 물적 왕래가 전면 차단되면서 공장 가동을 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계약 파기가 현실화될 경우 공장설립에 들어간 1천500만 달러를 포함해 한국 측 손실비용이 수 천만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김 회장은 개성공단에 대해선 왕래를 보장하고 물적 지원도하면서 내륙진출 기업들에 대해선 북한에 들어갈 수도 없게 해 이런 피해를 보게 됐다며 한국 정부의 조치를 비판했습니다.

김 회장은 이미 지난 3월 정부의 5.24 조치로 회사가 피해를 당했다며 손실보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민간 연구기관인 IBK 경제연구소 조봉현 박사는 북한의 이번 통보가 대규모 투자 사업이 방치된 데 대한 자구책이면서 한국 정부의 5.24 조치 해제를 압박하는 의도도 담긴 것으로 풀이했습니다.

“남쪽에서 5.24 조치가 장기화할 경우를 대비해서 오히려 남쪽과의 사업을 접고 그 사업장에 중국 등 기업인을 유치해서 자체적으로 가동을 하려는 그런 양면적인 측면이 있지 않나 생각됩니다.”

평양대마방직은 또한 개성공단처럼 정부 지원을 받지 않고 스스로 북한 내륙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을 대표해 온 상징적 기업이었다는 점에서 계약 파기가 현실화할 경우 남북경협에 미칠 부정적인 영향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조봉현 박사입니다.

“5.24 조치 때문에 그동안 막혀 있었는데 북한이 이에 대해 공식적으로 계약 파기하고 사업 중단하겠다고 강경하게 나오는 것은 향후 남북 경협을 추진해 온 기업들 입장에선 큰 타격이 예상되죠, 재개할 가능성 마저 사라지기 때문에 남북경협 복원 과정에서도 많은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