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한국의 민간단체들이 지원하는 구호물품에 대한 분배검증 요구에 소극적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국제기구와 해외 민간단체들이 요구하는 분배 투명성에 대해 전향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과는 다르다는 지적입니다. 서울에서 김은지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이 한국 민간단체들의 식량 분배 투명성 요구에 대해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국 대북 지원단체들의 연합체인 북민협 관계자는 13일 지난 달 30일 전달한 수해 지원 물자에 대한 분배 검증을 협의하는 과정에서 북한이 한국 정부가 요구하는 분배 투명성 수준에 강도 높게 불만을 표시했다고 밝혔습니다.

북민협은 지난 달 30일 황해북도 강남군 장교리와 당곡리의 유치원과 탁아소 등에 밀가루 2백50t을 비롯한 4억원 상당의 물자를 전달했습니다.

북민협은 당초 12일부터 15일까지 현장을 방문해 분배 검증을 실시할 예정이었으나, 북한의 요청에 따라 오는 26일 방북 할 예정입니다.

지난 7월부터 사리원 지역에 밀가루를 지원하고 있는 민화협 관계자도 “북한 당국이 분배 검증에 대체로 협조하고 있으나 일부 분배 검증 수위를 놓고는 얼굴을 붉히기도 했다”고 전했습니다.

이는 북한이 국제기구와 해외 민간단체들의 과거보다 높은 수준의 분배 투명성 요구를 수용하고 있는 것과는 상반된 것입니다.

한국의 민간단체 관계자들은 당국 차원의 식량 지원이 사실상 중단된 상황에서 한국 정부가 민간 차원의 지원에까지 높은 수준의 분배 투명성을 요구한 데 대한 불만의 표시로 보고 있습니다.

한국 통일부는 대북 지원 물자 반출의 조건으로, 사전 분배계획서 제출과 현장검증, 최종 분배내역서 수령 등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민간단체 관계자입니다.

“정확한 지원 지역과 대상이 나와야 하고 물자를 받는 기관 3군데를 갔다 와야 합니다. 분배 검증을 위해 현장사진을 찍고 정확히 어떤 지역 어린이에게 분배된다는 형식의 분배내역서를 북측으로부터 받아야 돼요. 사실 그런 내역서를 받는 것 조차 북한 입장에선 상당히 꺼려지는 거지요.”

한국의 민간단체 관계자들은 식량 분배 투명성은 반드시 필요하지만, 남북간 신뢰가 깨지지 않는 선에서 분배 투명성 기준을 단계적으로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서울에서 미국의 소리 김은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