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목표로 삼고 있는 ‘국가경제 개발 10개년 전략 계획’을 달성하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습니다. 이 같은 분석은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미국기업연구소의 니컬러스 에버스타트 박사가 내놓은 것인데요. 최원기 기자가 자세한 소식 전해드립니다.

북한이 오는 2020년까지 목표로 내세운 ‘국가경제 개발 10개년 전략 계획’을 달성하기 힘들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미국 워싱턴에 있는 미국기업연구소의 니컬러스 에버스타트 박사는 최근 ‘북한 경제, 무엇이 잘못됐나’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이 같이 주장했습니다.

에버스타트 박사에 따르면 북한의 경제 사정은 1976년 마오쩌둥이 사망할 때까지는 중국보다 나았습니다. 그러나 이후 중국은 눈부신 성장을 이룬 반면 북한은 20년 넘게 식량난을 겪고 있습니다.

북한 당국은 자신들이 경제난을 겪는 이유가 옛 소련의 붕괴와 미국의 제재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에버스타트 박사는 북한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에버스타트 박사는 베트남의 경우를 예로 들었습니다.

베트남도 지난 1980년대까지는 소련의 경제 원조에 크게 의존했습니다. 그러나 1991년 소련이 붕괴된 이래 베트남 경제는 크게 성장했습니다. 세계은행 통계에 따르면 베트남의 1인당 국민소득은 1990년대부터 2007년까지 무려 1백50% 증가했습니다. 소련의 붕괴와 베트남 경제 성장은 별 상관관계가 없다는 것입니다.

에버스타트 박사는 또 북한의 경제난은 미국의 대북 제재와도 상관 관계가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미-북 간에는 원래 무역거래가 미미한 까닭에 미국이 대북 제재를 취했다 해도 실질적인 효과는  없다는 겁니다.

미국의 또 다른 북한 전문가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의 래리 닉쉬 연구원도 에버스타트 박사의 이 같은 분석에 동의했습니다.

래리 닉쉬 연구원은 북한의 관영 선전매체들은 1991년 소련이 붕괴되기 전에 이미 ‘하루 두 끼 먹기 운동’을 했다며, 이는 북한 경제난과 소련 붕괴가 별 관계가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말했습니다.

에버스타트 박사는 그러면서 북한이 만성적인 경제난을 겪는 1차적 요인이 ‘우리식 사회주의’때문이라고 밝혔습니다. 90년대 초부터 북한이 ‘우리식 사회주의’를 내세우며 개방을 거부하고 있는 것이 경제난의 근본 이유라는 겁니다.

북한이 경제를 살리려면 중국을 본받아 과감한 개방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에버스타트 박사는 말했습니다. 개방을 통해 외부로부터 자본과 기술을 받아들여, 공장을 돌리고 수출을 늘리면 북한 경제는 회복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북한은 외부에 문을 열 경우 자본주의 풍조가 유입될 것을 우려해 선뜻 개방을 못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 북한은 ‘유격대식’으로 경제를 꾸려가는 나라가 됐다고 에버스타트 박사는 지적했습니다. 외부세계를 군사적으로 위협하거나, 굶주리는 인민들의 모습을 보여줘 외국의 원조를 받아서 하루하루를 연명하는 신세가 됐다는 겁니다. 탈북자들도 에버스타트 박사의 이 같은 분석에 공감하고 있습니다. 탈북자 김승철 씨의 말입니다.

“민간경제는 돌아가지 않거든요. 군수산업 중에서도 외화벌이용 군수사업만 돌아가거든요. 이런 지경까지 온 것은 90년대 후반에 남한과 미국, 일본 지원으로 살았는데, 지금은 남한은 물론 중국, 미국도 지원을 안 하니까 상당히 어려운 상태입니다.”

에버스타트 박사는 미 의회조사국의 통계를 인용해 미국이 지난 1995년부터 2009년까지 북한에 10억 달러를, 그리고 한국은 북한에 40억 달러를 각각 지원했지만, 북한 경제는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에버스타트 박사는 또 중국은 1995년부터 2004년까지 북한에 90억 달러 상당의 원조를 한 것으로 추산했습니다.

북한 당국은 지난 1월 ‘국가경제 개발10개년 전략 계획’이란 것을 발표했습니다. 외국에서 1천억 달러의 자본을 유치해 경제를 발전시키겠다는 겁니다.

그러나 에버스타트 박사는 북한이 이 같은 목표를 달성하기 힘들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북한이 `강성대국’을 만들겠다고 큰 소리를 치고 있지만 정작 경제 회생을 위해 꼭 필요한 본격적인 개방 조치는 취하지 않고 있다는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