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내 정치범 관리소의 규모가 더 커지고 있다고 국제 인권단체가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이 단체는 국제사회가 더 이상 최악의 인권 유린이 벌어지고 있는 북한의 관리소 실태를 무시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국제 인권단체인 앰네스티 인터내셔널은 3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북한 내 정치범 수용소의 규모가 10년 전에 비해 상당히 커졌다고 밝혔습니다.

영국 런던에 본부를 둔 이 단체의 샘 자리피 아시아 담당 국장은 2001년과 현재의 위성사진을 비교한 결과 규모가 상당히 넓어진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습니다.

상당히 넓어진 6개의 관리소에20만 명이 수감돼 노예와 같은 생활을 하고 있다는 겁니다.

위성사진에 따르면 평안남도와 함경남도, 함경북도의 넓은 황무지 지대 내 엄청난 규모의 지역에 정치범 수용소 6개 중 4개가 자리잡고 있는 것이 나타납니다.

이 위성사진을 제공한 미국과학진흥협회(AAAS)의 수전 울프인바르거 씨는 15호 요덕관리소를 촬영한 대형 위성사진을 가리키며 관리소가 90 평방 킬로미터로 확장됐다고 말했습니다.

관리소가 양쪽 계곡까지 닿을 정도로 확대된 것이 위성사진을 통해 뚜렷이 입증됐다는 겁니다.

앰네스티 인터내셔널은 요덕관리소의 경우 수 천 여 명이 연좌제 때문에 수감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수감자 대부분은 자신들이 무슨 범죄로 갇히게 됐는지 조차 모른다고 전했습니다.

이 단체는 특히 북한의 권력이 김정일에서 김정은으로 이양되는 정치적 불안정기에 정치범 수용소 규모가 더욱 커지고 있는 것 같아 크게 우려된다고 밝혔습니다.

요덕관리소 출신으로 현재 한국에서 북한 정치범 관리소 해체운동을 벌이고 있는 탈북자 정광일 씨는 이 단체에 관리소의 실태를 구체적으로 증언했습니다.

“제가 지금 아랫니가 대한민국에서 다 해 넣은 거예요. 아랫니가 그 때 다 부서졌어요. 그리고 비둘기 고문이라고 수갑을 이렇게 뒤로 채워서 거꾸로 메달아 놔요. 그게 1시간도 아니고 이틀 삼일 연속적으로 매달아 놓으면 사람이 가는 게 낫겠다. 실제로 간첩이 아닌데 강압에 의해서 인정하는 거죠.”

지난 1999년 체포돼 2000년부터 2003년까지 요덕관리소에 수감됐던 정 씨는 관리소에 생명존중 사상은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매일 같이 죽으니까 솔직히 대한민국에서는 사람이 죽으면 슬픔을 느끼는데, 오히려 수용소에서는 슬픔을 느끼는 게 아니고 누가 죽으면 수감자 자체가 좋아합니다. 왜 좋아하는 것 같아요? 죽은 사람을 가져다 묻으면 밥 한 그릇 더 주거든요.”

앰네스티 인터내셔널은 요덕수용소 15호 관리소 출신 탈북자들이 모두 공개처형을 목격했다고 말했다며, 탈출을 시도한 사람들은 체포돼 2~3개월 간 심문을 받은 뒤 처형됐다고 전했습니다.

앰네스티 인터내셔널은 또 대부분의 정치범 수용소에서 의복이 제공되지 않아 수감자들은 혹독한 겨울을 보내야 하며, 음식도 부족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이 단체는 여러 명의 전직 수감자들이 생존을 위해 쥐를 잡아 먹거나 동물 배설물에서 나온 옥수수 알갱이를 주워 먹었다는 얘기를 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조사를 담당한 이 단체의 스캇 에드워즈 씨는 북한 정부가 관리소의 실체를 계속 부인하고 있는 사실을 비판했습니다.

북한 정부는 관리소의 존재를 부인하지만 외부세계는 그 존재 뿐아니라 관리소가 어디에 있는지도 알고 있으며, 그 곳에서 반인도적 범죄가 벌어지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는 겁니다.

앰네스티 인터내셔널의 샘 자리피 관리소가 지난 60여 년간 국제법과 인권보호의 사각지대로 철저히 무시돼 왔다며 관리소 해체와 국제사회의 관심을 촉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