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 멸망을 경고하는 '운명의 날 시계(Doomsday Clock)'가 1분 앞당겨졌습니다. 북한 등의 핵 확산 위협이 증가하고 핵무기 감축이 뚜렷한 추세로 나타나지 않고 있는 점이 이유로 지적됐습니다. 김연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핵과학자회보(Bulletin of the Atomic Scientists)는 10일 인류 멸망을 경고하는 '운명의 날 시계(Doomsday Clock)'를 1분 앞당겨 밤11시55분으로 조정했습니다.

핵과학자회보 산하 과학안보이사회의 앨리슨 맥팔레인 회장의 말에 따르면, 2년 전인 2010년만 해도 세계 지도자들이 인류에 대한 위협에 대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였지만, 그 뒤로 이런 추세가 중단되거나 역전됐다는 겁니다.

따라서 당시 보다 ‘운명의 날 시계’가1분 앞당겨져 지난 2007년 상황으로 되돌아갔다는 설명입니다.

이렇게 상황이 악화된 데는 무엇보다 핵무기 분야의 영향이 컸습니다. 미국과 러시아가 새 핵무기 감축협정을 체결하기는 했지만 전세계적으로 핵무기 감축이 뚜렷한 추세로 나타나지 않고 오히려 새로운 핵무기 개발이 거론되고 있다고 핵과학자회보는 지적했습니다.  

여기에 더해 올해 미국과 러시아, 프랑스의 대통령 선거와 중국의 지도부 교체 이후 이들 핵 보유국의 정책이 어떻게 바뀔지도 분명치 않다는 겁니다.

핵과학자회보는 핵 확산의 위험도 계속 커지고 있다며, 북한을 대표적인 나라로 지적했습니다. 과학안보이사회 케네트 베네딕트 이사입니다.

북한은 그동안 핵 확산 우려대상국으로 지목돼 왔고 지난 2007년 ‘운명의 날 시계’ 조정 때도 이 점이 반영됐었다는 겁니다.

베네딕트 이사는 북한이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이후 어떤 길을 걸을지 예측하기는 너무 이르다면서도, 북한 핵 문제가 핵확산금지조약의 약화를 반영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밖에도 국제사회가 기후변화 문제와 개발도상국의 폭발적인 에너지 수요에 효율적으로 대처하지 못하고 있는 점도 인류에 대한 위협 요인으로 꼽혔습니다.

‘운명의 날 시계’는 핵과학자들이 인류 멸망 위협을 경고하는 상징적인 장치로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인류 멸망을 밤 12시 자정으로 정하고 핵무기와 기후변화, 생명과학 기술 분야에서 일어난 변화를 고려해 분침을 앞당기거나 늦추고 있습니다.

‘운명의 날 시계’ 분침 조정은 미국 핵과학자회보 이사진과 18명의 노벨상 수상자들이 모여 정합니다. 1947년 인류 멸망 7분 전을 가리키면서 시작됐으며 이번까지 모두 20번 분침이 조정됐습니다.

1953년 미국과 소련이 수소폭탄 실험을 했을 때 2분 전으로 멸망에 가장 가까운 시간을 나타냈고, 냉전이 끝난 1991년에는 11시 43분까지 후퇴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