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당국이 강성대국의 해로 만들겠다고 한 2012년이 불과 석 달 여 남았지만 심각한 경제난은 별 개선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북한 당국은 2012년은 강성대국을 완성하는 해가 아니라 강성대국으로 가는 근거를 마련하는 해라는 식으로 합리화시키면서 주민들을 설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당국이 2012년 강성대국 목표를 당초 내세웠던 수준보다 낮춰 잡아 주민들을 설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김병로 교수는 지난달 말 캐나다 밴쿠버 브리티시 콜롬비아 대학에서 열린 제10차 코리아학 국제 학술토론회에서 만난 북한학자들이 2012년 강성대국 목표는 강성대국을 내년에 완성한다는 것이 아니라 그런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전망과 근거를 마련하는 데 있는 것으로 설명했다고 말했습니다.

“2012년에 당장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더라도 2012년부터 앞으로 2~3년 사이에 전망이 밝다, 강성대국이 열린다 이런 식으로 북한 사람들에게 선전하고 설득하고 있는 것이죠.”

김 교수는 학술회의에서 만난 북한 학자들은 조선사회과학원 소속 김정영 부원장과 리기성 경제연구실 교수, 고정웅 과학지도국 국장 등 9명으로 이들에게 2012년 강성대국 목표 실현을 위해 북한이 어떤 대책을 세우고 있는지 묻자 이같이 답했다고 전했습니다.

김 교수는 2년 전 같은 행사에서 북한 학자들을 만났을 땐 2012년까지, 북한경제가 가장 좋았던 1987년 수준 즉, 1인당 국민소득 2천7백 달러 수준으로 회복하는 게 목표라는 확신에 찬 설명을 들었는데 북한 당국이 불가능한 현실을 받아들여 목표를 낮춰 잡은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김 교수는 또 이들 학자들이 강성대국으로 가는 전망과 근거로 컴퓨터 수치제어 즉, CNC 기술을 통한 에너지와 비료 문제 해결, 그리고 중국 러시아와의 경제협력 추진 등을 꼽았다고 말했습니다.

CNC 기술은 북한이 공장 자동화를 목표로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후계자인 김정은의 치적으로 북한당국이 대대적으로 선전해왔습니다.

대외 경협과 관련해선 북한 학자들이 중국과의 황금평 위화도 개발 착공식이나 러시아와의 경제협력이 말이 아닌 국가간 협정에 따라 추진되고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믿음을 강하게 표현했다고 전했습니다.

“경제협력이나 지원이 어느 정도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구체적 활동으로서 중국과 러시아로부터 경제협력에 관한 협정을 체결하는 과정인 것이죠.”

김 교수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중국을 1년 새 3번이나 방문하고 지난 8월 말 러시아를 찾은 것도 이런 강성대국의 문을 열 수 있는 전망과 근거를 갖추기 위한 필사적인 행보로 분석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 임강택 박사는 강성대국 목표 달성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해지면서 북한 당국이 목표치를 낮추는 한편 일부 눈에 띄는 성과들을 단시일 내에 끌어내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파악했습니다.

임 박사는 북한 당국이 식량 확보 차원에서 무역회사를 총동원하고 평양시 10만 호 건설에 대학생들까지 건설현장에 투입하는 등의 고육지책을 쓰고 있지만 이 또한 달성하기 어려워지면서 계획을 축소 조정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