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한국의 민간단체 관계자들에게 한국 정부가 제의한 수해 지원 품목에 대해 불만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은 한국 정부의 수해 지원 제의에 대해 보름이 넘도록 공식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김은지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이 한국의 민간단체 관계자들에게 한국 정부의 수해 지원 품목에 대한 부정적인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근 북한을 방문하고 돌아온 한 민간단체 관계자는 23일 ‘미국의 소리’ 방송에 “북측 관계자들이 한국 정부의 수해 지원 제의는 자신들의 입장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것으로, 수해 지원 품목에 불만을 나타냈다”고 밝혔습니다.

이 관계자는 북한이 남측의 수해 지원 제의에 보름이 넘도록 공식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는 것도 이 같은 이유 때문으로 보인다며 한국 통일부에도 북측의 입장을 전달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은 특히 한국 정부가 수해 지원품목으로 초코파이를 포함한 데 대한 불만도 토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다른 민간단체 관계자는 “북한 입장에선 남한의 자본주의를 상징하는 초코파이를 수해 물자로 보내겠다는 한국 정부의 진정성이 의심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북한은 지난 달 4일 생필품과 의약품 위주로 50억 원 상당의 수해 물자를 지원하겠다는 남측의 제의에 대해 식량과 시멘트, 장비 등을 통 크게 지원해줄 것을 요구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그러나 북한 군부로의 전용 가능성을 우려해 북측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전용 가능성이 낮은 영양식 140만 개와 과자 30만 개, 초코파이 192만 개, 라면 160만 개 등을 지원하겠다는 방침을 지난 6일 최종 통보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당초 지난 15일 1차분인 영유아용 영양식 20만 개를 북측에 전달할 계획이었지만 북한이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아 무산됐습니다.

한국 정부 당국자는 북측이 민간단체 관계자들을 만나 수해 지원에 대한 불만을 얘기한 것으로 안다며 자신들의 요청이 거부된 데 대한 불만을 나타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이 당국자는 그러나 북한의 이 같은 입장을 공식 반응으로 보기 어려운 만큼, 북측으로부터 공식 답변이 오길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국 통일부는 현재 북측으로부터 공식 답변이 오는 대로 수해 물자를 전달한다는 방침에 변함이 없다는 입장입니다.

한국 내 전문가들은 북한 당국이 수해 지원 자체를 거부할 가능성은 낮은 만큼, 한국 정부가 지원품목에 일정 부분 유연성을 보일 경우 받아들일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