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인권단체들이 전세계 주요 도시의 중국 대사관과 영사관 앞에서 중국 정부의 탈북자 강제북송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습니다. 인권단체들은 탈북자들이 강제북송 될 경우 고문은 물론 사형에 처해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서울의 중국대사관 앞에서 22일 수십 여명의 탈북자들이 중국 정부의 탈북자 강제송환 중단을 요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습니다.

시위에 참가한 일부 탈북자들은 중국 정부를 '살인 방조자'라고 비난하는 문구를 담은 플래카드를 들고 있습니다. 탈북자들이 강제로 북한에 송환될 경우 수감돼 고문을 받거나 심지어 처형되기도 하는 게 현실인 만큼 강제북송을 중단하지 않고 있는 중국 정부는 살인을 돕고 있는 것이라는 주장입니다.

이날 시위에 참가한 서울의 탈북자 단체인 북한민주화위원회 서재평 사무국장은 중국 정부가 국제사회에서의 위상에 걸 맞는 역할을 해줄 것을 촉구했습니다.

“죽기 아니면 까무러 치기로 넘어 온 사람들에게, 경제대국이란 사람들이, 평등 평화 부르짖는 사람들이 그래서 되겠나. 중국 정부가 강국으로 나서려면 독재자를 비호해서는 안 된다.”

서재평 씨는 결핵을 앓던 자신의 24살 난 조카도 두만강을 넘던 중 체포돼 중국 내 수용소에 구금돼 있다가 두 주 만에 사망했다고 말했습니다.

국제 인권단체들은 중국 정부가 유엔 난민최고대표사무소와 협력해 자국으로 넘어오는 탈북자들의 안전한 재정착을 지원해 줄 것을 요청하고 있습니다.

인권단체들에 따르면 중국에는 현재 수 만 명의 탈북자들이 당국의 단속을 피해 숨어 지내고 있습니다. 이들은 현지에서 다시 국경을 넘어 태국이나 라오스, 베트남 등을 경유해 한국으로 가기를 희망하고 있습니다.

민간단체인 북한정의연대 대표로 시위에 참가한 정베드로 목사는 중국 내 탈북자들 중에서도 특히 여성의 어려움이 심하다고 말했습니다.

“북한 여성들이 중국 공안의 단속과 감시에 걸려 보내지면 아이들만 남게 됩니다. 그래서 경제 능력과 신체 능력 없는 사람들에게서 자라는 아이들이 많습니다. 이들은 정서불안에 지적 수준이 떨어지고 영양 상태도 고르지 못합니다.”

국제 인권단체들이 '탈북 난민 구출의 날'로 정한 22일을 맞아 열린 이날 시위는 서울 외에도 미국 워싱턴과 뉴욕, 시카고, 캐나다 토론토, 일본 도쿄 등지에서도 열립니다.

인권단체들은 탈북자를 난민으로 인정해 유엔헌장에 따라 보호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지만 중국 정부는 탈북자들을 불법적인 경제 이주자로 규정해 체포한 뒤 강제북송 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