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태권도연맹이 주최하는 제 17차 태권도세계선수권대회가 오늘 평양에서 막을 올렸습니다. 평양에서 백성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전 세계 80여개국에서 참가한 1천여명의 국제태권도연맹 소속 태권도인들이 오늘 (8일) 평양에서 대회 출전 의식을 치렀습니다.

선수들과 감독, 그리고 국제태권도연맹 관계자들은 각 나라 이름이 적힌 팻말을 앞세워 대회 장소인 태권도 전당에 차례차례 입성했습니다.

2천 4백 석을 가득 메운 관객들은 북한의 ‘집단체조취주악단’ 연주에 맞춰 자국 선수가 입장할 때마다 큰 환호성으로 이들을 맞았습니다.

오전 10시 30분 부터 시작된 개회식에는 장웅 국제태권도연맹 총재와 김경호 조선태권도위원회 위원장 등 체육계 인사를 비롯해 북한의 최영림 내각 총리, 강능수 내각 부총리, 최룡해 노동당 비서 등 정치인들이 참가했습니다.

또 최홍희 국제태권도연맹 초대 총재의 미망인 한춘희씨와 일본의 유명 프로 레슬링 선수 출신인 안토니오 이노키씨도 주석단에 모습을 드러내 눈길을 끌었습니다.

전통음악과 현대식 조명이 어우러진  무용 공연으로 시작된 축하 무대는 어린이 태권 무용, 고적대 연주와 행진 등으로 이어졌습니다.

2시간 넘게 진행된 개회식 말미에는 지난 6월 미국 동부를 방문해 북한의 태권도 기량을 선보인 ‘조선태권도시범단’이 등장해 분위기를 띄웠습니다.

미국 방문 때 보다 훨씬 규모가 커진 시범단은 고난도 동작과 특유의 파괴력을 내세워 다른 나라 태권도인들로부터 이번에도 많은 박수를 받았습니다.

특히 미국 방문설이 나돌고 있는 북한의 여성태권도단이 무대에 올라 새로운 시범단 구성 가능성에 더욱 무게를 실었습니다.

이번 대회를 보기 위해 직장에 장기 휴가를 내고 평양을 방문한 한국계 미국인 제시카 리씨는 시범단의 기량이 지난 6월 봤을 때 보다도 향상된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미국 뉴욕에서 간호사로 일하는 하 탕씨도 국제태권도연맹의 종주국인 북한에서 직접 태권도 대회를 참관하게 돼 기대가 크다고 밝혔습니다.

이 날 시합 현장에는 출전 선수들의 부상에 대비해 여러 명의 의료진이 대기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습니다.

한편 개막식에는 AP 통신 등 외신들도 일찌감치 태권도 전당 한 구석에 촬영 장비를 설치하는 등 이번 대회에 큰 관심을 보였습니다.

북한에서 19년 만에 열리는 제 17차 태권도 세계선수권 대회는 오는 12일까지 이어집니다.

평양에서 미국의 소리 방송 백성원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