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새 지도자 김정은이 할아버지 김일성을 따라 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지만 정책 변화 가능성은 작다고 미국의 ‘뉴욕타임스’ 신문이 보도했습니다. 김정은이 독자적으로 정책을 추진하기에는 너무 많은 걸림돌이 있다는 지적입니다. 김영권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뉴욕타임스’ 신문은 2일 북한 정권이 김정은의 김일성 따라 하기를 통해 김 씨 왕조 세습의 정당성을 강화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김정은이 손바닥을 엇갈리게 해서 박수를 치거나 어깨를 뒤로 젖힌 채 걷는 모습, 뚱뚱한 배, 단추가 두 줄로 된 코트, 옆머리를 짧게 친 모습, 이중 턱 등은 모두 북한 주민들에게 김일성 향수를 자극시키다는 겁니다.

이 신문은 외모 뿐아니라 노동자들의 팔짱을 끼거나 병사들과 탱크에 오르는 행동, 군 장성에게 가까이 다가가 조언하는 모습 등은 김일성의 자신감 있고 스킨쉽이 많았던 전형을 그대로 따라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서울의 민간단체인 북한전략센터 김광인 소장은 이 신문에, 북한 정권이 김정은을 김일성의 환생처럼 보이기 위해 일부러 살을 불리고 훈련을 시켰으며, 성형수술까지 했다는 얘기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김정은의 일천한 경력을 보완하고 단기간에 권력을 강화하기 위해 이런 행보를 보이고 있고, 김 씨 왕조와 운명공동체인 고위층들 역시 이를 지지하고 있다는 겁니다.

‘뉴욕타임스’ 신문은 이런 김정은이 명목상의 허수아비 지도자로 남을지, 또 다른 김정일이 될지, 아니면 북한판 덩샤오핑이 될지를 전망하는 분석이 가열되고 있다며, 하지만 권력 공고화 과정이 겉모습처럼 순탄해 보이지는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후견인 역할을 하고 있는 장성택이 어떤 야망을 갖고 있는지 여전히 의문에 싸여있고, 3대 세습을 반대한다고 공개적으로 발언한 이복형 김정남의 존재 등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있다는 겁니다.

‘뉴욕타임스’ 신문은 그러면서 여러 전문가들은 장성택이 북한의 실질적인 권력을 쥐고 있고 김정은은 명목상의 지도자 보다 약간 더 높은 위상을 갖고 있는 정도로 추정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 신문은 또 김정은이 김 씨 왕조의 후계자가 될 수 있었던 건 백두혈통 때문이었다며, 김정은이 정통성을 무시한 채 아버지의 노선을 거부하고 급진적인 정책 변화를 추진할 가능성은 적다고 분석했습니다. 김정은 뿐아니라 김 씨 가족과 운명을 함께 하고 있는 정권 엘리트들 역시 같은 위험에 직면할 수 있기 때문에 변화를 추구하기 힘들다는 겁니다.

북한 생명공학자 출신의 이윤걸 북한전략정보서비스센터 대표는 이 신문에 할아버지 김일성의 유전자가 건너 뛰어 손자에게 간 것처럼 보인다며, 그러나 할아버지를 닮았다는 사실이 북한을 변화시키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미국의 소리 김영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