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와 정치권에서 경색된 남북관계를 풀기 위해 비정치적인 분야에서 물꼬를 터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는 오늘 (3일) 이산가족 상봉 문제를 최우선적으로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거듭 밝혔고, 집권여당은 오는 4월 총선 공약으로 남북 간 청소년 교류와 인도적 문제 해결을 검토하고 나섰습니다. 서울에서 김은지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통일부는 3일 여건이 되면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남북 적십자회담을 북한에 먼저 제안할 수 있다는 방침을 거듭 밝혔습니다.

다만 북한의 입장과 국민 여론 등을 고려해 이산가족 상봉을 추진해야 한다며 여건이 성숙됐다고 판단되면 구체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습니다. 통일부 김형석 대변인입니다.

[녹취: 통일부 김형석 대변인] “이산가족 상봉 문제 자체가 정치적인 사안으로서 다뤄지는 것이 아니고, 순수 인도적 차원에서 최우선적으로 남북간이 협의하고 해결할 수 있는 분위기, 그런 것이 바로 여건이 아닌가 봅니다. 여건이 되면 우리가 언제든지 할 수 있다는 입장입니다. 그렇게 되면 남북간 이산가족들이 바로 내일 당장이라도 서로 만날 수 있는 것이죠.”

한국 정부 당국자는 ‘미국의 소리’ 방송에 “남북대화 여건을 조성하기 위해 대북 유연화 조치를 추진해 왔지만 북한이 여전히 대남 비난을 계속하고 있는 상황에선 적십자회담을 비롯한 당국간 대화를 제의할 수 있는 여건이 성숙했다고 보긴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한국의 집권여당인 새누리당도 오는 4월 있을 총선 공약으로 남북 간 청소년 교류와 인도적 지원 분야 활성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당 총선공약개발단 관계자는 한국 청소년들이 북한의 현실과 평화통일 개념을 알 수 있도록 남북한 젊은세대가 직접 대화할 수 있는 통로를 만드는 방안을 총선 공약으로 검토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새누리당은 또 이산가족 상봉 활성화와 대북 인도적 지원 확대 방안도 총선 공약에 포함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새누리당은 현 정부의 대북정책 기조인 ‘상호주의 원칙’을 유지하되 북한 영유아와 청소년에 대해선 과감한 지원에 나서겠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한국 국책연구소인 통일연구원의 김태우 원장도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한국 정부가 대북 지원과 남북 교류협력에서 유연성을 발휘해야 한다고 거듭 제안했습니다.

김태우 원장은 이날 제주도에서 열린 한 토론회에서 기조강연을 통해 “도발의 최종 책임자였던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사망한데다 북한 역시 기로를 맞이한 상황에서 남북관계 개선은 한국 정부의 시급한 과제”라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김 원장은 또 한국 정부가 금강산 관광과 6자회담 재개에 대해서도 보다 전향적인 자세를 취해야 한다고 제안했습니다.

금강산 관광의 경우 한국 국민들의 신변안전 보장 이외의 요구조건을 철회하고, 6자회담에 대해서도 보다 유연한 자세로 회담 재개를 위한 협상에 임해야 한다는 겁니다.

한국의 전문가들은 북한이 오는 4월 김일성 주석의 생일까지 대남 강경 정책을 이어가며 한국의 총선 결과 등을 지켜본 뒤 대남정책을 결정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미국의 소리 김은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