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신임 납치 문제 담당상이 납북자 문제 해결을 위해 활발한 공개 활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일본과 북한이 최근 비밀리에 만나 일본인 납북 문제를 논의한 뒤 나온 행보라는 점에서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김연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일본의 마쓰바라 진 납치 문제 담당상이 23일 일본의 대북 단파라디오 방송인 ‘시오카제’에서 일본인 납북자들에게 보내는 메시지를 녹음했습니다.

모든 수단을 강구하고 모든 접촉을 통해 한시라도 빨리 일본인 납북자들의 귀국을 실현하도록 전력을 다하겠다는 겁니다.

마쓰바라 담당상은 일본인 납북자들에게 추위가 심한 계절이지만 건강하게 있어 달라며, 반드시 일본 땅을 다시 밟도록 해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이번 녹음은 마쓰바라 담당상의 요청으로 이뤄졌으며 이번 주말 방송될 예정입니다. 대북 단파라디오 방송인 ‘시오카제’는 일본의 ‘특정실종자문제조사회’가 납치피해자와 실종자 구출을 위해 운영하고 있습니다.

마쓰바라 담당상은 같은 날 야당인 자민당의 아베 신조 전 총리를 만나 납북자 문제 해결을 위해 협력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마쓰바라 담당상은 초당파 의원모임인 '납북 일본인 구출을 위한 의원연맹‘에서 함께 활동했던 아베 전 총리가 집권 당시 북한에 대해 대화와 압력을 병행하면서 납치 문제를 조기에 해결하려 노력했던 점을 강조했습니다.

이에 대해 아베 전 총리는 대화와 압력이라는 대북정책의 기본방침을 견지해야 한다면서도, 납치 문제 해결을 위해 가능한 한 협력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아베 전 총리는 특히 북한의 권력승계가 이뤄진 이 기회를 마쓰바라 담당상이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마쓰바라 담당상은 앞서 지난 20일 언론 인터뷰에서 북한의 입장에서 볼 때 납치 문제 해결은 국제사회에 받아들여질 수 있는 이점이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과 다면적으로 접촉하지 않으면 납치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북한과 새로운 관계를 모색하려는 마쓰바라 담당상의 시각은 지난 주 기자회견에서도 드러났습니다.

마쓰바라 담당상은 북한이 마약과 화폐 위조 혐의로 구속했던 일본인 2명을 석방한 사실을 밝히면서,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이후의 체제 변화와 함께 북한의 전향적 메시지로 받아들일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습니다.

일본과 북한은 김정일 위원장 사망 이후 납치 문제 해결을 위해 이미 물밑접촉을 시작한 상태입니다. 나카이 히로시 전 납치문제 담당상은 지난 9일 중국 선양에서 북한의 송일호 북-일 국교정상화 교섭 담당 대사와 만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당시 양측은 납치 문제 재조사를 포함해 두 나라간 교섭 재개의 조건에 대해 집중 논의했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습니다.

북한과 일본은 지난 2008년 8월 국교정상화 실무그룹 회의에서 납치 문제 재조사에 합의했지만 그 뒤 아무런 진전을 이루지 못했고, 정부 차원의 대화도 끊긴 상태입니다.

북한은 지난 2002년 북일 정상회담에서 일본인 납치 사실을 시인한 뒤 지금까지 5명만 일본에 돌려보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