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네기멜런대학교 교정에서 자전거를 타는 학생들.
카네기멜런대학교 교정에서 자전거를 타는 학생들.

이 시간에는 미국의 대학들 소개해드리고 있습니다. 오늘은 미국 동부 펜실베이니아주에 있는 명문 사립 종합대학교, '카네기멜런대학교(Carnegie Mellon University)' 살펴보겠습니다.

[지성의 산실, 미국 대학을 찾아서 오디오] 카네기맬런대학교 (1)

카네기멜런대학교는 펜실베이니아주 제2의 도시인 피츠버그시에 있는 종합대학교입니다. 카네기멜런대학교(Carnegie Mellon University)의 영문자를 따서 'CMU'라고 부르기도 하는데요. 먼저 카네기멜런대학교가 어느 정도 수준의 학교인지, 미국에서 38년간 대학 진학 상담과 교육을 해온 교육 전문가 손승호 씨의 도움말로 알아보죠. 

[녹취: 교육 전문가 손승호 씨] "카네기멜런은 영국의 권위 있는 세계 대학평가서 'The Times Higher Education(THE)' 2020년 발표에서 세계 대학들 중에서 27위, 'US News & World Report'의 2020년 미국 대학 순위에서는 공동 25위를 차지했습니다. 하지만 전공별로 컴퓨터공학은 2018년 1위의 자리를 차지했고, 인공지능학, 정보통신학 등도 늘 최상위권에 속하는 컴퓨터와 공학의 메카입니다. 뿐만 아니라 드라마와 예술 등 인문학 연구에도 저명한 위치에 서 있는 연구중심형 종합대학교입니다."

"설립자 앤드루 카네기와 멜런 가문"

카네기멜런대학교라는 이름은 설립자인 미국의 철강왕 '앤드루 카네기'와 금융인이자 49대 미국 재무장관을 지낸 '앤드루 멜런'의 이름을 따온 겁니다. 

[녹취: 교육 전문가 손승호 씨] "미국에는 남북전쟁 전, 후에 막대한 부를 축적해 자신들의 재산을 조국의 고등교육 기관 설립에 바쳤던, 시대를 이끈 수많은 선각자가 있습니다. 코넬대학교를 설립한 에즈라 코넬, 존스홉킨스대학교를 설립한 존스 홉킨스, 스탠퍼드대학교를 설립한 릴런드 스탠퍼드, 시카고대학교를 설립한 존 록펠러, 밴더빌트대학교를 설립한 코넬리우스 밴더빌트 등 훌륭한 선각자가 참 많은데요. 이런 선배 선각자들의 뒤를 이어 철강왕이며 자선사업가였던 앤드루 카네기도 1900년에 학교를 세웠습니다."

카네기멜런대학의 설립자 앤드루 카네기는 20세기를 호령했던 미국의 대부호입니다. 

[녹취: 교육 전문가 손승호 씨] "앤드루 카네기는 1848년 스코틀랜드에서 지금의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로 이주해와서 낮에는 직물공장의 노동자로 근무하고, 밤에는 야간학교에서 공부하는 주경야독을 하면서 자수성가한 인물입니다. 카네기는 19세기 말 미국의 제철 산업을 일으켜 1901년 J.P. Morgan 회사에 자신의 제철 회사를 4억8천만 달러에 매각하며 엄청난 부를 거머쥐었습니다. 미국 경제 전문지 '머니(Money)'는 지난 2015년, 시대를 통틀어 전 세계 10대 갑부를 선정하면서 앤드루 카네기의 재산이 2014년 시가로 3천720억 달러에 달한다고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요. 이 앤드루 카네기는 부에 대해 확고한 신념이 있었다고 합니다. 

[녹취: 교육 전문가 손승호 씨] "앤드루 카네기는 ‘부자로 죽는다는 것은 수치스럽게 죽는 것이다(To die rich is to die disgraced)’라고 믿었기 때문에, 끊임없는 정의 구현과 인류 복지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보다 많은 대중에게 더 많은 교육의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고 여겼던 인물입니다. 많은 자선 사업과 기부활동을 해온 카네기는 1900년에는 자신의 재산 100만 달러를 헌납해 피츠버그시에 거주하는 남녀 저소득 근로자들에게 실용 기술과 무역, 공예를 가르쳐, 이들이 지역사회에 이바지하는 능력 있는 인물이 되도록 키우는 학교를 세웠습니다."

이게 바로 오늘날 카네기멜런대학교의 전신인 '카네기기술대학교(Carnegie Technical Schools)'이라고 하네요. 

그렇다면 멜런이라는 이름은 어떻게 붙게 된 걸까요. 계속해서 손승호 씨 도움말 들어보시죠. 

[녹취: 교육 전문가 손승호 씨] "한편 비슷한 시기인 1913년, 피츠버그시에는 펜실베이니아의 저명한 기업가 집안인 멜런 가문이 운영하는 '멜런산업연구소'가 설립됐습니다. 피츠버그의 대표적인 두 교육기관이었던 카네기공과대학과 멜런산업연구소가 1967년 하나로 통합하면서, 오늘날 미국과 세계의 대표적인 연구중심형 종합 사립대학교로 명성을 떨치는 명문 '카네기멜런대학교'가 새롭게 탄생하게 된 것입니다."

"철강 도시 피츠버그시와 카네기멜론"

앤드루 카네기와 피츠버그시는 떼려야 뗄 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입니다. 철강왕 앤드루 카네기가 학교를 세운 피츠버그시는 '철강의 도시'라는 별명으로 불리며 전 세계 제철 산업을 주도해온 도시입니다. 

[녹취: 교육 전문가 손승호 씨] "펜실베이니아주에서는 필라델피아 다음으로 두 번째로 큰 도시인데요. 세계 최대의 석탄과 제철 산업의 중심지이며 각종 철강, 알루미늄, 전기, 유리 제품의 공업단지입니다. 1, 2차 세계대전을 지내면서 피츠버그시는 미국 철강 산업의 핏줄 같은 역할을 감당했습니다. 인근의 위성도시들까지 합해서 인구가 230만 명 정도인 대도시로, 소위 '철강 도시(Steel City)'로 불리기도 하고, 많은 호수와 강이 400개가 넘는 수많은 다리로 연결되어 있어 '다리들의 도시(The City of Bridges)'라는 별명도 갖고 있습니다."

피츠버그시는 제철 산업이 한창일 때는 미국에서 가장 잘나가는 도시 중의 하나였는데요. 제철 산업이 쇠퇴하면서 오랫동안 쇠락의 길을 걸었습니다. 하지만 카네기멜런대학이 든든하게 버티며 피츠버그시의 자존심을 지켜주고 있다고 하네요. 

[녹취: 교육 전문가 손승호 씨] "우리가 살펴보는 카네기멜런대학교는 1900년 개교한 이래 졸업생과 교수 포함, 다수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한 미국의 저명한 연구중심형 사립종합대학입니다. 카네기멜런의 재학생들은 자신들이 카네기멜런에서 공부하는 것이 '지역 사회 주민뿐만 아니라 인류가 보다 나은 세상에서 살도록 하는 일에 이바지하기 위함'이라는 위대한 사명감과 책임감을 카네기멜런의 정신으로 이어가고 있습니다."

현재 피츠버그시에는 140ac에 달하는 메인 캠퍼스뿐만 아니라 인근 위성도시에 80여 개의 대학 건물과 부속 캠퍼스들이 산재해 있어, 피츠버그시 자체가 카네기멜런의 캠퍼스라고 할 만큼 도시형 캠퍼스를 이루고 있습니다.

공학 분야에서 특히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카네기멜론대학교는 서부 캘리포니아의 첨단 기술 단지인 '실리콘밸리(Silicon Valley)'에도 캠퍼스를 갖고 있다는데요. 

[녹취: 교육 전문가 손승호 씨] "카네기멜런 대학은 캘리포니아주 컴퓨터공학의 산실인 실리콘밸리에 2002년부터 '카네기멜런 실리콘밸리(Carnegie Mellon Silicon Valley)' 캠퍼스를 만들어 더욱더 도약의 날개를 펼치고 있습니다. '카네기멜런 실리콘밸리'는 전기컴퓨터공학, 소프트웨어공학 등에서 석사와 박사 학위 과정까지 수여함으로써 피츠버그 본교와 활발히 연계하며 '실제로 실무를 접하면서 배우는 '실용적인 학문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그 외에도 카타르 도하, 일본 고베, 그리스 아테네, 포르투갈 리스본 등에서도 학위를 수여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카네기멜런의 재학생들은 본교에서 수업할 뿐만 아니라 세계 도처에 흩어져 있는 분교, 자매결연 대학 등에 가서 코스를 이수할 수 있고, 본인만 열심을 낸다면 실무 경험을 쌓을 기회가 거의 무한대에 이를 정도로 주어진다고 합니다."

카네기멜런대학교 기계공학 전공 학생들이 논문을 발표하고 있다.
카네기멜런대학교 기계공학 전공 학생들이 논문을 발표하고 있다.

"의학, 법학 대신 공학에 집중"

카네기멜런대학교가 비교적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급성장하는 데는 1970년대, 카네기멜론을 이끌었던 제6대 리처드 사이어트 총장의 공헌이 크다고 하는데요. 

[녹취: 교육 전문가 손승호 씨] "1972년 제6대 총장으로 취임한 저명한 경제학자이자 통계학자였던 리처드 사이어트(Richard M. Cyert) 총장이 제시한 전략은 그저 지역에 있는 기술대학교 정도로 여겨졌던 카네기멜런대학을 전국적인 수준의 명문대학교로 성장시키는 동력이 됐습니다. 미국에서도 법대나 의대가 없으면 명문대 반열에 오르기가 어렵다는 것이 전통적인 관념이었는데요. 하지만 사이어트 총장의 생각은 달랐습니다. 후발 대학으로 이런 분야에 뛰어들어 봐야 2등밖에 안 된다고 판단한 사이어트 총장이 집중투자 대상으로 선정한 학과는 컴퓨터 관련 분야였습니다. 또한 인지과학이 싹트기 시작할 무렵인 80년대 중반부터는 심리학 분야에 집중했습니다."

이렇게 공학 분야에 집중한 결과, 오늘날 카네기멜론은 특히 컴퓨터 관련 공학에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최우수 명문대학으로 우뚝 설 수 있게 됐다고 하네요.

네, 지성의 산실 미국 대학을 찾아서, 이제 약속했던 시간이 다 됐네요. 다음 이 시간에 카네기멜런대학교의 다양하고 유익한 이야기 좀 더 전해드리겠고요. 오늘은 여기서 인사드리겠습니다. 함께 해주신 여러분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