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오하이오 주 출신의 대통령들. 사진 출처= Ohio Secretary of State
미국 오하이오 주 출신의 대통령들. 사진 출처= Ohio Secretary of State

미국은 1789년 1대 조지 워싱턴 대통령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모두 45명의 대통령을 가졌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현 대통령이 45대 대통령이죠.  그런데요. 요즘 같은 세상에도 내가 사는 지역에서 대통령이 나오면 정말 경사고 영광일 텐데, 자그마치 대통령을 7명이나 배출한 곳이 있습니다. 바로 중서부에 있는 오하이오주입니다. 미국 50개 주 가운데서는 8명의 대통령을 배출한 버지니아주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대통령을 배출한 곳인데요. 네, 미국 곳곳의 문화와 풍물, 다양한 이야깃거리 찾아가는 타박타박 미국여행, 오늘은 미국 중서부 오하이오주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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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박타박 미국 여행 오디오] 미국 대통령들의 요람, 오하이오 (2)

미국 지도에서 보면 오하이오주는 주의 생긴 모습이 미국의 전체 지도와 상당히 비슷하게 생겼다는 이야기를 듣곤 합니다. 마치 미국 지도를 축소해 놓은 듯, 동남부에 플로리다가 툭 튀어나온 것까지 비슷한데요. 그래서 어떤 사람들은 오하이오주를 '미국 속의 미국'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오하이오주는 중서부지역에 속해 있지만 지리적으로 동부와 가까워서 다른 서부 주들보다 상대적으로 발전이 빠른 편이었고요. 남북 전쟁 이후 곧바로 이주가 시작된 곳 중의 하나입니다. 교통 장애가 될 만한 험준한 산도 없고, 대신 강 길을 따라 일찍부터 동부와 서부를 연결하는 건널목 역할을 해왔던 건데요. 그만큼 도시와 인구 성장도 빨랐습니다. 

그래서 오하이오주는 농업을 기반으로 하는 다른 많은 중서부 주들과는 달리, 농업과 함께 공업도 꽤나 발전했는데요. 오하이오주 출신 폴라 히키 씨 이야기 한번 들어보시죠.

[녹취: 폴라 히키 씨] "전에는 주로 농업이었습니다. 철강업과 제조업 분야도 아주 많이 발달해서 세계적인 공업지대 가운데 하나였습니다. 하지만 외국과의 경쟁력에서 뒤처지면서 많은 공장이 문을 닫고 떠났습니다. 그래서 일자리도 많이 없어졌고요. 지금은 좀 침체돼 있는 편입니다."

그래도 여전히 철강, 고무, 유리, 세라믹, 항공부품 같은 제조업은 오하이오주 경제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세계적인 타이어제조업체 굿이어, AK 철강회사 본사도 다 오하이오주에 있습니다. 

계속해서 오하이오주에서 30년째 살고 있는 오하이오 터줏대감입니다. 한혁구 전 신시내티 한인회장 도움말도 들어보시죠. 

[녹취: 한혁구 씨] "여기는 주 산업으로 서비스업종이 많이 발전해 있습니다. 금융이라든가 부동산이라든가 하는 것들입니다. 옛날에는 철강이라든가 이런 것들이 클리블랜드, 신시내티를 통해 배로 많이 운송됐다고 들었습니다. 여기는 또 농업도 주 산업인데, 콩과 옥수수가 큰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지금 콩도 중국과 무역 전쟁을 하는 품목인데요. 여기서 콩과 옥수수가 많이 재배됩니다. "

오늘날 오하이오주는 과거의 명성에 비하면 성장 속도가 느린 편입니다. 그러다 보니까 헬렌 마틴 씨처럼 불만을 토로하는 주민들도 있습니다. 

[녹취: 헬렌 마틴 씨] "좋은 경기장을 만들기 위해, 풋볼 선수들을 영입하기 위해, 아니면 '로큰롤 명예의 전당' 같은 걸 세우기 위해 세금을 계속 올려왔습니다. 하지만 제가 사는 클리블랜드시만 해도 정말 낡고 오래된 주택들이 참 많습니다. 주 당국은 어떤 것을 먼저 해야 하는지 알고 그 일을 먼저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주민들의 삶이 우선이죠. 그리고 일자리가 없어 떠나는 젊은이들이 생겨서는 안 되는데, 정말 안타깝습니다."

오하이오주의 인구는 2018년 기준 약 1천170만 명, 주 면적은 50개 주 가운데서 34번째로 작은 편인 데 비해 인구는 50개 주 가운데 7위를 차지하고 있는 흥미로운 곳인데요. 어떤 사람들이 살고 있는지, 오하이오 터줏대감, 한혁구 씨 도움말 들어보시죠. 

[녹취: 한혁구 씨] "인종 구성은 백인이 73%, 대부분 영국과 독일, 이탈리아계인데요. 특히 독일계가 15% 정도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 분들도 백인이지만 이민자 출신이니까 다들 배타적이지 않은 듯합니다. 1세, 2세 변화되면서 생활 환경이 미국에 적응됐겠죠? 상상외로 친철하고, 차타고 다니면 인사하고 손 흔들고 그렇습니다. 흑인이 약 24%, 아시안과 히스패닉이 각각 3% 정도 됩니다. "

현재 오하이오주의 인구 증가율은 1% 미만으로, 50개 주 중에서 43번째로 인구 성장이 가장 느린 주에 속합니다. 

폴라 히키씨는 오하이오주는 이제 빠르게 성장하는 곳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고 하는데요. 하지만 번잡한 대도시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한가로움과 여유를 느낄 수 있는 곳이라고 칭찬이 자자합니다.

[녹취: 폴라 히키 씨]  "중서부 사람들, 정말 좋습니다. 물론 남부 사람들도 좋고 동부 사람들도 다 좋아요. 하지만 아무래도 동부 지역은 스트레스가 많은 것 같아요. 다들 정신없이 바쁘게 살다 보니 길을 물어보기도 쉽지 않고요. 누구를 돕는다는 게 쉽지 않은 환경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중부 지역은 대부분 한가롭고 편안하고 여유가 많습니다. 물론 오하이오주가 시골은 아닙니다. 클리블랜드나 신시내티처럼 조금만 나가면 수준 높은 문화를 즐길 수 있는 도시들도 있거든요. 한적한 시골 생활을 즐기다가도 문화를 즐길 수 있는 곳이 오하이오주입니다. "

미국 오하이오주 '시더포인트(Ceder Point)' 놀이공원에서 방문객들이 '제미나이'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미국 오하이오주 '시더포인트(Ceder Point)' 놀이공원에서 방문객들이 '제미나이'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타박타박 미국여행 함께 하고 계십니다.

미국 50개 주를 돌아 보면 저마다 자랑거리들을 갖고 있기 마련입니다. 빼어난 풍경도 있고, 역사적 자긍심이 대단한 주도 있죠. 사람 좋다는 이야기도 빠지지 않는데요. 하지만 오하이오주는 다른 주들에게서는 드문 독특한 자랑거리가 있습니다. 율리시스 그랜트, 윌리엄 하워드 태프트, 워렌 하딩 등 미국을 이끌었던 대통령을 7명이나 배출한 곳이 바로 오하이오 주입니다. 그래서 어떤 사람들은 오하이오주를 미국 대통령들의 요람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오하이오주가 고향인 폴라 히키 씨는 오하이오주의 자랑거리로 놀이공원을 꼽는데요. 놀이공원이 놀이공원이지, 그게 주의 자랑이 될까 싶은데, 폴라 히키씨는 그 규모나 역사가 상상 이상이라고 말하네요. 들어보시죠. 

[녹취: 폴라 히키 씨] "북쪽 이리호에 가면 '시더포인트(Ceder Point)'라는 놀이공원이 있어요. 150헥타르(ha)에 달하는 엄청난 공원이죠. 미국에서 두 번째로 오래된 놀이공원인데요. 온갖 종류의 롤러코스터들이 있는 곳으로 아주 유명합니다. 시속 200km가 넘는 것도 있어요. 하늘 꼭대기까지 올라갔다 아래로 뚝 떨어지면 호수에 빠질 것만 같이 아찔하죠. 오하이오에 가면 꼭 들러서 다시 한번 타고 싶을 정도로 재밌어요." 

이리호 주변에는 또 이집트의 거대한 피라미드 형상을 본뜬 '로큰롤 명예의 전당(Rock and Roll Hall of Fame and Museum)'도 있는데요. 록의 역사부터 한 세대를 풍미했던 음악가들의 기록, 현재 활동 중인 가수들, 앞으로 나올 음악의 발전상까지 총망라돼 전시되어 있어 음악애호가들의 발길을 멈추게 하죠. 

오하이오주 주민 한혁구 씨는 색다른 주 자랑을 소개하네요.
 
[녹취:한혁구 씨] "신시내티뿐만 아니라, 클리블랜드의 야구팀, 풋볼팀, 농구팀이 다 유명하고 잘합니다. 야구팀으로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신시내티 래드팀이 있고요. 풋볼팀 신시내티 뱅걸스, 클리블랜드 브라운, 농구 캐빌리어스 팀 까지 잘 활성화되어 있습니다. 신시내티 레드팀은 한국 추신수 선수가 뛰었던 곳인데요. 외지 나가서 한국 분들과 이야기할 때 어디서 왔냐고 물으면, 이제는 추신수 선수 있었던 곳 아느냐고 거꾸로 그렇게 말하곤 합니다. "

현재 오하이오주의 한인 인구는 약 1천5백 명 정도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소매상, 건축, 부동산 업계에 종사하는 분부터, 변호사, 의사, 교수 등 전문직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직업을 가지고 열심히 살아가고 있고요. 한인사회도 많이 성장했다고 하는데요. 한혁구 씨는 1970년대, 한국 식당도 없어 김치가 너무 귀했던 시절 한인들의 추억 한 토막을 들려주네요. 

[녹취: 한혁구 씨] "삼촌 두 분이 70년대 후반에 클리블랜드에 이주해셔서 사업하는 데 그 때는 미국 식당에 고기 먹으러 간다. 집에 고기 먹으러 오라고 하면 셔츠 바람에 갔다고 해요. 고기가 흔하니까. 그런데 김치 왔으니 먹으러 오라고 하면 넥타이 매고 갔다고 합니다. 그 귀한 음식을 먹으러 갈 때는 넥타이 매고 가야 한다는 거죠. 재밌어요. 저희는 70년대 때만 해도 LA, 뉴욕처럼 한국 식당도 없고 들어오기 힘들어서 그렇게 한 번 오면 동네 사람들이 넥타이 매고 갔다는 이야기 듣고 많이 웃었습니다."

네, 미국 곳곳의 문화와 풍물, 다양한 이야기거리 찾아가는 타박타박 미국 여행, 오늘은 여기서 인사드릴게요. 함께해주신 여러분 고맙습니다. 박영서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