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세미 프로 축구단인 ‘LA 갤럭시 오렌지카운티’ 팀이 ‘사우스 캘리포니아 크러쉬’ 팀을 상대로 홈경기를 펼치고 있다.
여자 세미 프로 축구단인 ‘LA 갤럭시 오렌지카운티’ 팀이 ‘사우스 캘리포니아 크러쉬’ 팀을 상대로 홈경기를 펼치고 있다.

미국 곳곳의 다양한 모습과 진솔한 미국인의 이야기를 전해드리는 구석구석 미국 이야기입니다. 세계적으로 축구라고 하면 남자 축구를 떠올리죠? 하지만 남자보다 여자 축구가 더 인기 있는 나라가 있습니다. 바로 미국인데요. 미국 여자 축구 대표팀은 월드컵 우승 3회에 올림픽 금메달 4회 등 세계 최고의 실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게다가 어린 여자아이들이 즐기는 운동 중에서 유일하게 인기가 계속 상승하는 운동이 바로 축구이기도 한데요. 미국에서 여자 축구가 인기를 끄는 이유가 뭔지, 미 서부 캘리포니아 주로 가서 확인해 보시죠. 

라디오
[구석구석 미국 이야기 오디오] 캘리포니아 구장을 누비는 여자 축구 선수들...워싱턴 DC에 미소를 그려 넣는 벽화 예술가

“첫 번째 이야기, 캘리포니아 구장을 누비는 여자 축구 선수들”

[현장음: 오렌지 카운티 축구 경기장]

캘리포니아주의 온화한 날씨는 야외 스포츠인 축구를 하기에 이상적입니다. 1년 내내 언제든 축구를 즐길 수 있는데요. 캘리포니아주의 각종 축구단에 소속된 사람만 25만 명에 달한다고 하네요. 하지만 이렇게 큰 인기에도 불구하고 캘리포니아 주에는 여자 프로축구팀 그러니까 전문 선수단이 없습니다. 대신 'Semi-Professional'이라고 하는 반 직업선수단만 있다고 하는데요. 추위로 악명 높은 일리노이를 포함해 미국 내 다른 9개 주에 미국 여자프로축구(NWSL) 소속 팀이 있는 걸 생각하면 다소 의아한 일이죠.

[현장음: 오렌지 카운티 축구 경기장]

이날은 ‘LA 갤럭시 오렌지카운티’ 팀이 ‘사우스 캘리포니아 크러쉬’ 팀을 상대로 홈경기를 펼치는 날입니다.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선수들, 다들 멋진 기량을 선보여 새로운 후원자를 찾거나 더 큰 리그로 가는 걸 기대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LA 갤럭시 오렌지카운티 팀의 스콧 주니퍼 감독은 미국 여자 축구 선수들은 남자 선수들 못지않다고 했습니다. 
 
[녹취: 스콧 주니퍼] “여자 선수들이라고 해서 못 할 게 없습니다. 선수들끼리 공을 패스하는, 그러니까 공을 주고받는 거리는 남자팀보다 조금 짧을 수 있어요. 하지만 선수들의 개인적인 역량이나 경기의 질, 전략 등은 남자팀에 절대 뒤지지 않습니다. 치열한 경쟁이나 선수들의 투지 면에서도 남자 축구와 대등하다고 봐야죠. 특히 미국은 여자 축구를 하기에 최적의 환경이 조성돼 있는데요. 어린 소녀부터 성인들에 이르기까지 여자 축구는 연령에 상관없이 활성화돼 있습니다.”

특수 장비가 필요한 다른 스포츠 종목에 비해 축구는 비교적 단순합니다. 하지만 축구 역시 적지 않은 돈이 드는 운동이라고 하네요. 어린 소녀 축구리그에 자녀를 보내는 부모들이 내는 돈이 평균 1년에 3천 달러 정도라고 하는데요. 이 비용엔 다른 지역으로 원정 경기를 가는 여행 경비는 포함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하지만 흔히 ‘싸커맘(Soccer moms)’이라고 부르는 열혈 엄마들은 딸에게 축구를 시키는 것을 일종의 투자로 생각한다는데요. 딸의 경기를 보며 뜨거운 응원을 펼친 라라 알라콘 씨는 그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녹취: 라라 알라콘] “딸을 지역의 축구단에 가입시키려면 많은 돈이 들지만, 버리는 돈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딸이 축구를 잘해서 축구 장학생으로 대학에 가게 될 경우 장학금을 받을 수 있으니까요. 축구단에 투자한 돈이 결국엔 더 큰 이득으로 돌아올 수도 있죠.”

물론 모든 선수가 이렇게 대학 장학금을 기대할 수 있는 건 아닙니다. 그러기엔 실력이 부족한 선수들도 있으니까요. 하지만 어릴 때부터 축구단에서 뛰면서 대학 장학금은 물론 프로 리그까지 진출하는 선수들도 있는데요. LA 갤럭시 오렌지카운티 팀 소속의 선수 5명 역시 이미 프로 축구단과 입단 체결을 한 상태라고 합니다. 조던 머라다 양도 그중 한 명이었습니다.

[녹취: 조던 머라다] “축구 경기에선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죠. 피아노를 배우거나 혼자 하는 활동에서는 절대 경험할 수 없는 거예요. 또 축구를 하면 다른 선수들과 팀을 이뤄 서로 협력하고, 팀 정신을 공유하게 되고요. 그러면서 스포츠 정신을 배울 수 있어요.”

조던 양은 미국 여자 축구 국가대표팀에 들어가 미국을 대표하는 선수로 뛰는 게 꿈이라고 하는데요. 지금도 많은 소녀들이 조던 양과 같은 꿈을 꾸며 푸른 축구 구장을 누비고 있습니다.

워싱턴 DC거리에 있는 벽화 예술가 켈리 타울스 씨의 작품.
워싱턴 DC거리에 있는 벽화 예술가 켈리 타울스 씨의 작품.

​​​“두 번째 이야기, 워싱턴 DC를 미소 짓게 하는 벽화 예술가”

워싱턴 D.C.라고 하면, 정부, 정치, 행정 등 딱딱한 이미지를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은데요. 이런 워싱턴 D.C.를 기발한 그림으로 채우고 있는 사람이 있습니다. 바로 벽화 예술가인 켈리 타울스씨 인데요. 무단 낙서처럼 여겨졌던 거리 벽화가 이제는 하나의 직업으로 인정받고 있고 무엇보다 사람들에게 행복을 안겨주는 일로 바뀌고 있다고 합니다.

[녹취:켈리 타울스 씨 작업실]

켈리 타울스 씨의 작품들이 걸려있는 작업실. 독특하고 색다른 그림들이 벽을 수놓고 있습니다. 호주의 한적한 마을에서 태어난 켈리 씨는 어릴 적 TV에서 일본풍의 만화를 즐겨 보며 자랐다는데요. 어릴 때부터 화가를 꿈꾸었던 건 아니라고 합니다. 10대에 워싱턴 D.C.로 이주한 이후 그림을 배우기 시작했고 벽화에 발을 들여놓게 됐다고 하네요.

[녹취: 켈리 타울스] “당시엔 그저 낙서에 불과했어요. 정말 볼품없는 낙서였죠. 벽화를 썩 잘 그리지 못했어요. 스프레이를 뿌려서 그림을 그리는 게 처음이었으니까요.”

켈리 씨가 워싱턴에 왔던 1990년대 후반엔 마침 도시 내에 변화가 일고 있던 시점이었습니다. 거리 곳곳에 형형색색의 벽화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던 때였죠. 거리 벽화로 유명한 뉴욕이나 보스턴, 시카고에는 비할 바가 못 되었지만, 재능 있는 벽화 예술가들이 점점 더 워싱턴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녹취: 켈리 타울스] “거리의 벽에 그리는 그림을 사실 예술이나 멋으로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워싱턴 D.C.에 점점 더 멋진 벽화들이 등장하고 있어요. 새로운 문예 부흥이 일고 있는 것처럼요.”

켈리 씨의 작업실엔 수백 통에 달하는 스프레이 페인트 캔과 작업 도구들이 잘 정렬돼 있는데요. 켈리 씨는 그림을 통해 세계 정치의 중심인 워싱턴을 찾는 관광객은 물론 지역주민들도 공감할 수 있는 비정치적인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녹취: 켈리 타울스] “제가 그린 벽화를 보고 그 앞을 지나가는 사람들이 미소 지을 수 있고, 그림에 만족할 수 있다면 더 바랄 것이 없습니다.”

낙서를 비롯한 거리 벽화가 사실 많은 도시에선 불법입니다. 따라서 벽화 예술가가 되려는 사람은 많은 제약을 감수해야 하죠. 켈리 씨 역시 오랜 시간 생각하고 고민한 끝에 벽화 예술가가 되기로 결심했다고 하네요.

[녹취: 켈리 타울스] “저는 말 그대로 정말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시작해 이 자리까지 오게 됐습니다. 꿈을 이루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걸 다 했어요.”

켈리 씨는 요즘 개인이나 식당, 미술가, 건축 업자들로부터 벽화를 그려달라는 요청을 받고 있다고 합니다. 켈리 씨는 늘 혼자 작업하지만, 지난해엔 ‘POW! WOW! DC’라는 국제 벽화 축제의 지역 회장을 맡아 워싱턴 지역의 벽화 예술가들과 교류도 활발히 하고 있다고 합니다. 

[녹취: 켈리 타울스] “이 지역 벽화 예술가들은 모두 한 가족이자 친구입니다. 서로의 작품을 칭찬해 주며 지원을 아끼지 않죠. 너무 좋습니다. 무엇보다 벽화 예술이 더 성장해서 사람들이 벽화가 있는 도시에 사는 것을 행운으로 느끼고 또 우리들이 그린 벽화를 좋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네, '구석구석 미국 이야기' 다음 주에는 미국의 또 다른 곳에 숨어 있는 이야기와 함께 여러분 다시 찾아오겠습니다. 함께 해주신 여러분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