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의 한 도시를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캘리포니아 주 ‘어윈 육군 기지 (Fort Irwin)’에서 가상 훈련을 하고 있다.
중동의 한 도시를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캘리포니아 주 ‘어윈 육군 기지 (Fort Irwin)’에서 가상 훈련을 하고 있다.

미국 곳곳의 다양한 모습과 진솔한 미국인의 이야기를 전해드리는 구석구석 미국 이야기입니다. 미 서부 캘리포니아주 남부에 자리하고 있는 모하비 사막(Mojave Desert). 이곳엔 중동지역 파병을 앞둔 미군들을 위한 훈련 기지가 있습니다. 바로 이 지역의 기후나 환경이 중동지역과 비슷하기 때문이라는데요. 중동의 한 도시를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포트어윈 (Fort Irwin)’, 즉 어윈 육군 기지를 찾아가보죠. 

라디오
[구석구석 미국 이야기 오디오] 중동 도시를 그대로 재현한 ‘어윈 육군기지’...커피를 만드는 ‘로봇 바리스타’

“첫 번째 이야기, 중동 도시를 그대로 재현한 ‘어윈 육군기지’”

사막 위에 들어선 흙색 건물들. 언뜻 보기엔 중동 어느 나라의 도시 같지만, 이곳은 바로 ‘어윈기지국립훈련센터’입니다. 2천600km의 너른 대지에 세워진 이 센터는 일종의 가상 마을로 마치 영화 촬영장 같기도 한데요. 아니나다를까 할리우드의 전문가들이 건축을 도왔다고 하네요. 

이곳에선 시리아와 이라크로 곧 파병을 떠날 미군들이 훈련받고 있습니다. 코디 브리튼 중사는 군인들이 급박한 상황에 이용하게 될 지하 굴에서의 작전을 재현했는데요. 군인들은 이 굴 안에서 총격과 폭격 그리고 자욱한 연기까지 마셔가며 실전에 대비한다고 했습니다. 

[녹취: 코디 브리튼] “전장에서 실제로 총격이 시작될 때 17살 또는 18살의 어린 군인이 선두에 배치될 때가 있습니다. 그 중에는 총격이나 폭발을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경우가 많죠. 그렇다 보니 때론 울기도 하고, 몸을 웅크려 숨기도 하고, 얼어붙기도 하고, 그냥 싸우기도 하고... 반응이 제각각입니다. 전투를 잘 수행하는 경우도 있지만, 잔뜩 겁을 먹기도 하죠. 따라서 전장에 실전 배치되기 전에 실전과 같은 훈련을 통해 이런 상황을 미리 대비할 필요가 있는 겁니다.”

이곳 어윈기지에서는 군인들이 신체적, 정신적 훈련만 하는 건 아닙니다. ‘문화 훈련’이라고 하는 파병지의 문화에 대해서도 미리 경험하는 훈련을 하는데요. 따라서 훈련 센터에선 시장이 열리기도 합니다. 중동 사람들처럼 복장을 한 사람들이 가짜 물건이나 음식을 파는 건데요. 양꼬치구이 장수 행세를 하고 있는 위삼 알지부리 씨는 이라크에서 미군 영어 통역을 하다 신변에 위협을 느끼게 됐고 결국 미국에 망명신청을 해 지금은 미국에서 살고 있다고 합니다. 

[녹취: 위삼 알지부리] “저는 미군들이 해외 파병지에 가서 실수를 하지 않도록 돕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생활이나 문화에 대한 조언을 해주는 건데요. 현지 사람들을 만났을 때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등을 알려주고요. 현지 문화를 잘 모르는 미군들이 미리 숙지해야 할 것들을 소개해주고 있습니다.”

군인들은 훈련 기지에서 가상의 나라를 만들어 전투를 벌이기도 합니다. ‘아트로피아’라는 가상의 나라 국민들은 ‘도노비아’라고 부르는 적국의 군인으로부터 보호해야 하는데요. 군인들을 실전과 흡사한 전투를 통해 다양한 전투 전략을 익히게 됩니다. 

애비게일 베르고사 병장은 가상 전투에서 적국 ‘도노비아’에 속한 군인으로 ‘아트로피아’ 군인들의 폭격을 받는 신세가 됐습니다. 

[녹취: 애비게일 베르고사] “기분이 좀 이상하기도 해요. 내가 민간인을 보호하지 않고 그들을 공격하는 역할을 한다는 게요. 하지만 이런 가상의 훈련을 통해 적군과 아군의 경험을 다 해볼 수 있어서 도움이 됩니다.”

어윈기지는 훈련센터를 찾는 국민들을 위해 무료 관광도 제공하고 있는데요. 국민들은 이곳에서 자신이 낸 세금이 어떻게 쓰이는지를 볼 수 있을 뿐 아니라, 해외 파병지에서 목숨을 걸고 싸우는 군인들의 노고도 간접 경험해보고 있습니다. 

텍사스 주 오스틴에 등장한 로봇 바리스타 ‘브리고’에서 주문자가 커피를 찾아가고 있다.
텍사스 주 오스틴에 등장한 로봇 바리스타 ‘브리고’에서 주문자가 커피를 찾아가고 있다.

​​​“두 번째 이야기, 커피 주문에서 제조까지 척척 ‘로봇 바리스타’ ”

커피는 이제 북한에서도 제법 인기가 있는 음료가 됐다고 하죠? 미국인들은 커피를 물같이 마신다고 할 정도로 커피를 많이 마시는데요. 이제 로봇이 만드는 커피를 맛보게 됐습니다. 커피 주문부터 제작까지, 사람의 손길이 단 한 번도 닿지 않는 커피를 만드는 ‘로봇 바리스타’가 등장한 겁니다. 

[현장음: 커피 가게]

커피를 파는 가게에 가면 바리스타라고 하는 커피를 만드는 사람이 직접 커피를 내려 손님에게 내놓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요. 텍사스주 오스틴에선 작은 자동차만 한 기계 앞에 서기만 하면 따뜻한 커피가 눈앞에 등장합니다. 

[웬디 커밍스] “정말 멋지고 혁신적이에요. 이런 로봇은 한 번도 본 적이 없거든요. 로봇이 커피를 만드는 걸 보는 게 정말 재미있습니다.”

이용하는 사람들에게 커피 맛 외에 눈으로 보는 재미도 제공하는 이 로봇의 이름은 ‘브리고’인데요. 이 회사의 찰스 스투더 창업자는 브리고를 통해 커피가 가진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찰스 스투더] “커피는 어디에나 있습니다. 너무 흔한 게 문제이지요. 하지만 우리는 아주 품질이 좋은 커피를 간편하게 또 맛이 일관성 있게, 소비자가 원하는 대로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스투더 씨는 소비자가 스마트폰에 자사의 앱을 깔아 주문할 수 있다고 설명했는데요. 자신이 원하는 대로 주문을 넣은 후 커피가 완성되면 로봇을 찾아 가져가기만 하면 된다고 합니다. 

[녹취: 아스트리드 체이콘] “매일 아침 커피 가게에서 줄 서서 기다리지 않아도 되고, 주문 후 로봇한테 가서 커피를 찾아가면 되니까 하루를 더 기분 좋게 시작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이렇게 브리고의 편리함을 칭찬하는 소비자의 말처럼 로봇 바리스타는 편리함이 강점이지만, 브리고가 단순히 편리함을 위해서만 탄생한 건 아니라고 했습니다. 

[녹취: 찰스 스투더] “저는 소비자들이 질 좋은 커피를 마실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던 중에 ‘브리고’를 탄생시킬 수 있었습니다. 많은 사람이 커피는 마시지만, 이 커피콩의 원산지가 어디인지, 어떤 과정을 통해 커피콩을 공급받는지 잘 모르거든요. 그래서 저는 커피를 편하게 마시는 방법을 제공하는 동시에 우리가 마시는 이 커피가 어디에서 왔는지, 소비자들이 알게 하고 싶었습니다.”

스투더 씨는 소비자들과 커피 원산지를 연결하는 것을 장기적인 목표로 잡고 있다고 했습니다. 인터넷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커피콩 재배 농장과 소비자들이 만날 수 있게 해주는 거죠.

[녹취: 찰스 스투더] “가난한 커피콩 재배지역 농부들에게 여러 어려움이 있을 겁니다. 그런 어려움을 소비자와 공유해서 우리가 마시는 이 커피의 산지를 돕자는 운동을 일으키는 거죠. 예를 들어 현지의 깨끗한 물을 공급한다든지, 현지 공장에 송풍기를 다는 프로젝트를 시작하는 겁니다. 요즘은 인터넷의 발달로 세계 어디든 서로 연결될 수 있잖아요? 커피를 통해 공통점을 찾은 사람들이 서로 연결되는 거죠.”

스타벅스와 같은 대형 커피 전문점들 역시 수익의 일부를 커피콩 원산지를 돕는 일에 기부하고 있긴 한데요. 원산지를 직접적으로 도울 수 있고, 맛도 좋고 편리한 이 로봇 바리스타가 기존의 커피 가게를 대신하는 날이 올 수 있을까요? 

[녹취: 찰스 스투더] “커피 관련 산업은 굉장히 규모가 큰 시장입니다. 그 중엔 아주 숙련된 바리스타를 고용해 최고급 커피를 파는 가게도 있죠. 로봇 바리스타가 그런 가게를 대신하지는 못 할 겁니다. 하지만 로봇이 인간을 대신할 수 있는 틈새도 많아요. 예를 들어 한밤중에 병원에서 일하시는 분들이 정말 맛있는 커피를 마시고 싶을 수도 있고, 새벽 5시 30분에 공항에서 커피 생각이 간절할 때도 있겠죠? 그런 곳에서 우리 로봇 바리스타는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겁니다.”

브리고사의 로봇 바리스타는 현재 오스틴 지역에서만 만나볼 수 있는데요. 곧 미국 내 다른 도시들에 진출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네, '구석구석 미국 이야기' 다음 주에는 미국의 또 다른 곳에 숨어 있는 이야기와 함께 여러분 다시 찾아오겠습니다. 함께 해주신 여러분 고맙습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