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켄터키주 루이빌에서 열린 제144회 켄터키 더비 경주에서 저스티파이(Justify)가 결승선을 향하고 있다.
지난 5일 켄터키주 루이빌에서 열린 제144회 켄터키 더비 경주에서 저스티파이(Justify)가 결승선을 향하고 있다.

미국 곳곳의 다양한 모습과 진솔한 미국인의 이야기를 전해드리는 구석구석 미국 이야기, 김현숙입니다. 미국 중남부 켄터키주에서는 매년 5월 ‘켄터키 더비’라는 세계적인 경마 대회가 열립니다. 140여 년을 이어온 이 대회는 켄터키주의 자랑이자 많은 미국인의 많은 사랑을 받는 스포츠 행사입니다. 그런데 미국의 이 전통적인 스포츠 행사에 관심을 보이는 아시아계 사업가들이 있다고 합니다. 특히 올해 켄터키 더비에서 ‘차이나 경주마 클럽(China Horse Club)’이라고 하는, 중국인들이 주축이 된 단체가 소유한 말이 우승을 차지하면서 더 큰 관심을 끌고 있는데요. 켄터키주로 가서 알아보죠.

라디오
[구석구석 미국 이야기 오디오] 미국 경마계의 새로운 강자, ‘차이나 경주마 클럽’...굴 껍데기 재활용 프로그램

“첫 번째 이야기, 미국 경마 산업계의 새로운 강자, 차이나 경주마 클럽”

[현장음: 켄터키 더비]

지난 5월 5일, 켄터키주 루이빌에서 열린 제144회 켄터키 더비. 20마리의 경주마가 2천m의 주로를 힘차게 달립니다. 시합은 불과 2분 정도면 끝나지만, 수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어 경기장은 열광의 도가니였죠. 올해는 ‘저스티파이(Justify)’ 라는 이름의 말이 우승을 차지했는데요. 이 말은 ‘차이나 경주마 클럽(China Horse Club)’ 소유로, 이 단체의 또 다른 말인 ‘오디블(Audible)’은 3위에 올랐습니다. 

차이나 경주마 클럽의 창립자인 테오 아 킹 씨는 말레이시아 출신 건축가인데요. 중동의 두바이에서 경마장을 설계한 후 경마의 매력에 푹 빠져 6년 전 차이나 경주마 클럽을 창단하게 됐다고 했습니다. 

[녹취: 테오 아 킹] “경마장을 설계하면서 시설이나 규정에 대해서도 배우게 됐지만, 경주마에 대해서도 공부하는 계기가 됐고요. 왜 많은 말 소유주, 그러니까 마주들이 경마에 열광하는지도 경험하게 됐습니다.”

경마에 대한 지식과 열정을 갖게 된 테오 씨는 결국 켄터키주에 있는 최대 규모의 경마 사육 농장인 ‘윈스타팜(WinStar Farm)’과 계약을 맺고 본격적인 경마 사업에 뛰어들게 됩니다. 윈스타팜의 데이비드 핸리 씨는 차이나 경주마 클럽은 외국인 투자자들이지만 같이 일하기 좋은 상대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데이비드 핸리] “차이나 경주마 클럽은 정말 훌륭한 공동 사업자입니다. 경마 사업에 대해 잘 이해하고 있어요. 또한 늘 현실적인 기대를 합니다. 경마 사업에서 뭘 기대해야 하는지를 알고 있어요.”

경마 사업의 규모는 수십억 달러에 달할 정도로 많은 돈이 오가는 산업으로 켄터키 주에서만 수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습니다. 켄터키 경주마 협회의 춴시 모리스 씨는 올해 켄터키 더비에서 차이나 경주마 클럽 소유한 경주마가 승리하면서 중국인 투자자들이 더 많이 몰려들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녹취: 춴시 모리스] “중국사람들은 사업수단이 뛰어납니다. 이재에 밝지요. 차후 큰 이익을 얻기에 앞서 감수해야 하는 재정적인 위험을 당연하게 받아들입니다.”

차이나 경주마 클럽의 테오 아 킹 씨는 2분 만에 승패가 나뉘는 경마를 통해 사람들은 단순한 흥분을 넘어 철학적인 깨달음도 있을 거라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테오 아 킹] “십여 마리의 경주마가 달리지만, 우승하는 말은 단 한 마리입니다. 내가 투자한 말이 1등을 놓친다면, 3위나, 4위에 머물렀다면…각기 다른 반응을 보이겠죠? 경마장에선 그런 반응을 눈앞에서 확인할 수 있으니까요. 인생에 적용할 수 있는 교훈을 배우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겁니다.”

테오 아 킹 씨는 자신이 소유한 경주말들이 좋은 성과를 내기를 기대했는데 1등과 3위를 하게 되어 기쁨을 감추지 못했는데요. 이번 켄터키 더비를 계기로 더 많은 중국인이 미국의 전통 스포츠인 경마에 투자하게 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폐 굴 껍데기들이 건조 공정 시설에 산 처럼 쌓여있다.
폐 굴 껍데기들이 건조 공정 시설에 산 처럼 쌓여있다.

​​​“두 번째 이야기, 굴 개체 수도 늘리고 환경도 살리는 굴 껍데기 재활용 프로그램”

해산물 중에 굴 좋아하시는 분들 많으시죠? 굴은 영양이 풍부해 ‘바다의 우유’라고 불리기도 하는데요. 하지만 굴 껍데기는 사실 큰 골칫덩어리라고 합니다. 폐기물로 처리하기엔 비용이 많이 들고, 마땅한 처리방법도 없어 그냥 방치하거나 버리는 경우가 많다는데요. 미국에선 식당에서 나온 굴 껍데기를 새끼 굴의 서식지로 활용하는 ‘굴 껍데기 재활용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단체가 있다고 합니다.

[현장음: 체서피크베이]

워싱턴 인근, 메릴랜드주에는 체서피크베이(Chesapeak)라고 하는 거대한 만이 있습니다. 여기에선 특히 굴이 많이 나는데요. 따라서 이 지역엔 굴을 파는 식당들이 무척 많습니다. 토니 피에라 씨의 식당 역시 그중 하나인데요. 다른 식당들과 마찬가지로 싱싱한 굴은 인기 메뉴라고 합니다. 피에라 씨는 굴이 많이 팔리는 만큼 굴 껍데기를 재활용하는 프로그램에도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녹취: 토니 피에라] “굴 껍데기 처리가 곤란한 저희에게도 좋고, 굴 껍데기를 수집해 가는 단체에게도 좋은 일이죠. 환경에도 정말 도움이 되는 일이고요.”

굴 껍데기 재활용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단체는 ‘굴회복조합(Oyster Recovery Partnership)’인데요. 지난 2010년부터 활동에 들어간 이 단체는 현재 지역 내 330여 개 식당으로부터 굴 껍데기를 수집하고 있습니다. ‘굴회복조합’의 캐리스 킹 대변인은 피에라 씨의 식당은 상위 10위 안에 들 정도로 많은 굴 껍데기를 제공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녹취: 캐리스 킹] “피에라 씨 식당은 매년 많은 굴 껍데기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올해에만 820상자가 넘는 굴 껍데기를 재활용했어요. 정말 엄청난 숫자입니다.”

[녹취: 토니 피에라] “우리 가게가 굴 껍데기를 재활용한다는 소문이 나면서 더 많은 손님이 우리 식당을 찾는 것 같습니다. 손님들도 굴 껍데기를 재활용하는 것이 체서피크만에 그리고 환경에 좋다는 걸 아시는 거죠.”

토니 프라이스 씨는 1주일에 두 번 피에라 씨 식당에 폐 굴 껍데기를 수집하러 옵니다. 트럭에 가득 실어온 굴 껍데기들은 재생 공정을 위해 또 다른 단체의 시설로 운반되는데요. 이곳엔 굴 껍데기들이 마치 거대한 산처럼 쌓여있습니다. 

[녹취: 토니 프라이스] “오늘 트럭으로 실어온 분량이 총 130상자 정도 되는데요. 일단 이렇게 수집한 굴 껍데기를 야외에 쌓아놓습니다. 비를 맞았다가, 말랐다가, 햇볕을 쬐었다가, 바람을 쐬었다가…이렇게 1년의 세월을 보냅니다. 이렇게 하면 굴 껍데기의 조직들이 약간 부패됩니다.”

1년간의 비바람을 맞은 굴 껍데기들은 이제 세척 과정에 들어갑니다. 

[녹취: 토니 프라이스] “수압이 높은 물이 뿜어져 나오는 세척기에 굴 껍데기를 넣고 돌립니다. 그럼 굴 껍데기들이 깨끗해져요. 세척 과정이 다 끝나면 껍데기들이 하얗게 빛나는데요. 회색빛을 띠는 생굴 껍데기와는 구분이 되죠”

이렇게 새하얀 옷으로 갈아입은 재생 굴 껍데기들은 바로 굴 배양을 위한 서식지가 됩니다. 메릴랜드주의 굴 부화 시설에서는 굴의 알을 깨끗한 재생 굴 껍데기에 착상시키는 작업을 하고 있는데요. ‘굴회복조합’의 스테파니 알렉산더 씨가 바로 그 작업을 하고 있었습니다. 

[녹취: 스테파니 알렉산더] “우리는 성숙한 굴이 알을 낳게 한 후 부화시켜 새끼 굴을 얻습니다. 2~3주 정도 지난 후 좀 성숙하면 재활용 굴 껍데기에 착상시킵니다.”

눈에 잘 보이지도 않는 새끼 굴들이 재활용 굴 껍데기에 완전히 착상되면 새끼 굴의 서식지가 된 굴 껍데기들은 다시 체서피크만으로 돌아갑니다. 이렇게 바다로 다시 돌아간 새끼 굴은 재활용 껍데기 위에서 자라게 되는데요. 충분히 자라게 되면 다시 사람들의 식탁에 오르게 되죠.

메릴랜드주의 재활용 굴 껍데기 프로그램은 이렇듯 굴의 개체 수를 늘리는 데 도움이 될 뿐 아니라 수질 개선에도 도움을 주는 등 친환경적인 재활용 프로그램으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네, '구석구석 미국 이야기' 다음 주에는 미국의 또 다른 곳에 숨어 있는 이야기와 함께 여러분 다시 찾아오겠습니다. 함께 해주신 여러분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