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82공수사단에서 인도네시아 출신 어빈 앤드리언 일병이 동료 병사들과 낙하 훈련을 하고 있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82공수사단에서 인도네시아 출신 어빈 앤드리언 일병이 동료 병사들과 낙하 훈련을 하고 있다.

미국 곳곳의 다양한 모습과 진솔한 미국인의 이야기를 전해드리는 구석구석 미국 이야기 입니다. 과거 미국 역사에서 군대는 백인 남성이 대다수를 이뤘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군대도 현대 미국 사회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는데요. 다양한 인종과 민족, 문화적 배경을 가진 젊은이들이 군 복무를 하고 있죠. 특히 노스캐롤라이나주 포트그래그에 있는 한 육군 부대는 미국 내에서 가장 다양성이 넘치는 부대라고 하는데요. 미 육군의 82 공수사단을 찾아가 보죠. 

라디오
[구석구석 미국 이야기 오디오] 다양성 자랑하는 미군 부대 '올 아메리칸'

“첫 번째 이야기, 미국에서 가장 다양성이 높은 부대, 올 아메리칸 유닛”

[현장음: 82 공수사단 훈련장]

82 공수사단의 훈련장. 다양한 피부색의 군인들이 낙하 훈련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 부대의 조 부치노 중령은 82 공수사단은 특별한 역사를 가진 사단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녹취: 조 부치노 중령] “미국 군대 내에서 제일 처음으로 흑인과 백인이 함께 복무하는 인종 통합부대를 운영한 곳이 바로 우리 사단입니다. 첫 여성 보병 사단장이 탄생한 곳도 우리 사단이죠. 우리 부대는 전 세계에서 온 젊은이들로 구성된 미군 부대입니다.”

82공수사단의 문장은 A-A인데요. 'All-American' 즉 모든 미국인의 약자라고 합니다. 이름 그대로 미국 50개 주는 물론이고, 전 세계 120여 개 국적의 영주권자들이 복무하고 있다고 하네요. 

어빈 앤드리언 일병은 인도네시아에서 태어나고 자라 10대 때 미 동부 펜실베이니아주로 이민을 왔다고 하는데요. 군에 입대한 이후 자신이 이방인이라는 생각을 한 적이 한 번도 없다고 했습니다. 

[녹취: 어빈 앤드리언 일병] “처음 부대에 왔을 때 다들 저를 환영해 줬어요. 아무도 저를 다른 사람과 다르게 대하지 않았고요. 차별도 전혀 경험하지 못했습니다.”

셀린 유라이브 병장은 미국에서 태어나 자라긴 했지만, 영어에 익숙하지 못해 처음 입대했을 땐 고생을 좀 했다고 했는데요. 

[녹취: 셀린 유라이브 병장] “저는 미국 서부 캘리포니아주 출신으로 중남미계 인구가 99.9%인 아주 작은 마을에서 자랐어요. 처음 군대에 왔을 땐 사실 문화 충격을 받았죠. 하지만 지금은 너무나 편하게 복무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다양한 배경을 가진 군인들은 서로의 다름을 수용하는 법을 바로 군대에서 배우고 있다고 했는데요. 미국에서 태어나고 자란 백인 군인에게도 무척 도움이 되는 환경이라고 했습니다. 

[녹취: 빈스 베스트 상병] “저는 군대에 와서 정말 멋진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다양한 배경을 가진 동료들을 통해 세상을 향한 눈을 뜨게 됐고요. 또 이들을 통해 많은 지혜를 배우고 있어요. 평생을 함께할 친구들을 부대에서 만나고 있습니다.”

조 부치노 중령은 인종차별에 대해선 절대 용납하지 않는 것은 82공수 사단은 물론 미국 군대가 중요하게 여기는 복무규정이라고 했습니다. 

[녹취: 조 부치노 중령] “군인들이 이런 환경 속에서 편안함을 느끼는 것 같습니다. 자신의 다름으로 인해 차별받거나 불평등한 대우를 받지 못하게 지켜주는 규율이 있으니까요. 그래서 많은 젊은이가 군에 입대한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미국 내에선 이민자를 받아들이는 문제나, 특정 국가 국민의 입국을 제한하는 데 대한 논란이 일고 있지만, 군대만큼은 출신국을 따지지 않는다는데요. 라이베리아 출신 알프레드 콜리 중사는 그래서 더 감사한 마음이라고 했습니다. 

[녹취: 알프레스 콜리 하사] “아프리카 난민 아동으로서 혼란과 죽음, 파괴를 보며 자랐습니다. 저는 라이베리아에서 태어났지만, 내전 때문에 가나의 난민촌에서 자랐거든요. 다행히 행운이 따라서 미국에 오게 됐는데요.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뭔가 해야겠다는, 빚진 마음으로 군대에 입대하게 됐고요. 그 마음은 여전히 변함이 없습니다.”
 
콜리 중사는 82 공수사단의 연료 공급 팀에서 20명의 군인을 이끌고 있는데요. 콜리 중사를 비롯한 82 공수사단 군인들은 성별이나 인종 등 배경은 다 다르지만, 나라를 위해 봉사하고, 미국을 지키겠다는, 그 목표만큼은 똑같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두 번째 이야기, 아프간 출신 장애 소녀의 아메리칸 드림”

미국에 이민을 오는 사람들 가운데는 몸이 불편한 장애인도 있습니다. 아프가니스탄에서 이민 온 30살 여성 카티라 이브라히미 씨 역시 두 팔을 쓸 수 없는 장애를 갖고 태어났는데요. 하지만 이런 장애도 그녀의 아메리칸 드림을 막을 수는 없었습니다. 

[현장음: 카티라 이브라히미 씨 집]

미 남부 플로리다주에 있는 카티라 씨의 집. 신경이 마비되는 ‘근육긴장이상증’으로 어릴 때부터 근육이 뒤틀리고 두 팔을 쓸 수 없었었지만, 온 가족이 미국으로 이민을 오면서 인생의 전환점을 맞았다고 말합니다. 

[녹취: 카티라 이브라히미]

매일 뭔가 새로운 것을 하려고 노력한다는 카리타 씨. 이를 통해 사람들이 자신의 장애가 아닌 자신이 이룬 성취를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하는데요. 카티라 씨는 아프간에서 살 땐 학교에 다니지 못해 집에서 공부를 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미국에서 발을 손처럼 쓰기 시작하면서 글도 쓰고 컴퓨터도 사용할 수 있게 됐고,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엔 대학에도 진학할 수 있었다는데요. 2년제 대학인 플로리다 주립 칼리지의 드니스 기라루쏘 학생부처장은 장애를 가진 카티라 씨를 위해 이런 도움을 줬다고 했습니다. 

[녹취: 드니스 기아루쏘] “발을 손처럼 쓰면서 공부해야 하는 카티라를 위해 특수 책상을 제작했습니다. 총 6개의 특수 책상을 마련했는데요. 카티라가 수업을 듣는 강의실 4곳 외에도 실험실에도 특수 책상을 들였고요. 식당에도 카티라를 위한 특수 책상을 설치해서 카티라가 편하게 밥을 먹고 쉴 수 있도록 했죠. 학교생활을 하는 데 전혀 어려움이 없도록 신경을 썼습니다.”

이렇게 공부를 할 수 있는 환경도 마련됐지만, 무엇보다 카티라 씨의 굳센 의지와 정신력은 학생들은 물론 교직원들도 놀라게 했다고 합니다. 

[녹취: 칼리스 플로이드] “카티라는 할 수 없다는 말을 하지 않았습니다. 자신에게 장애가 있다는 걸 내세워서 양해를 구하거나 동정을 구하려고도 하지 않았죠. 어떠한 도전을 만나든 피하지 않았고, 결국엔 그것들을 다 해냈습니다.”

대학을 졸업하고 기술 학위도 받게 된 카티라 씨는 요즘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시에 담아내고 있는데요. 카티라 씨의 아버지는 이런 딸이 무척 자랑스럽다고 했습니다. 

[녹취: 이브라히미 씨] “우리 딸은 우리 부부에게 큰 사랑을 주고 있습니다. 또 영어를 못 하는 우리 부부의 영어 통역사이기도 하죠. 카티라가 없으면 미국에서 살 수 없을 거예요.”

카티라 씨는 자신의 신체적 장애보다 더 중요한 것이 바로 의지이고 강한 의지 덕에 지금의 자신이 있을 수 있었다고 고백하는데요. 장애를 극복한 카티라 씨의 아메리칸 드림은 많은 사람에게 감동을 주고 있습니다. 

'구석구석 미국 이야기' 다음 주에는 미국의 또 다른 곳에 숨어 있는 흥미로운 이야기와 함께 다시 찾아오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