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틀랜타 시내 근대 올림픽 100주년 기념공원에 있는 민권인권센터 내부. 마틴 루터 킹(왼쪽) 목사를 비롯해 민권운동의 상징적 인물들의 발자취가 전시돼있다.
애틀랜타 시내 근대 올림픽 100주년 기념공원에 있는 민권인권센터 내부. 마틴 루터 킹(왼쪽) 목사를 비롯해 민권운동의 상징적 인물들의 발자취가 전시돼있다.

미국 곳곳의 멋과 정취, 문화와 풍물, 그리고 다양한 이야기 거리들을 찾아보는 '타박타박 미국여행'입니다. 남부의 복숭아 산지로 유명한 조지아주, 두번째 시간입니다.

라디오
미국 민권운동의 산실, 조지아 주

안녕하세요. 타박타박 미국 여행 박영서입니다."만민은 법앞에 평등하다" 민권운동의 기본정신입니다. 표현의 자유, 종교의 자유, 집회와 결사의 자유...인간이라면 누구나 누려야 할 기본적인 권리를 요구하는 이 민권운동은 인류의 역사를 도도히 흘러내려 오고 있는데요. 세계 역사상 가장 성공적이었던 민권운동은 1960년대 미국의 흑인 민권운동이라는 평을 받습니다. 타박타박 미국 여행 오늘은 미국 민권운동의 산실로 불리는 조지아 주 이야기 들려드립니다.


[녹취: 마틴 루터 킹 목사 육성]


미국인들에게 이 목소리의 주인공을 물어보면 아마 열에 여덟아홉은 마틴 루터 킹 목사라는 대답이 나오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만큼 마틴 루터 킹 목사는 미국인들, 미국의 역사에 아주 중요한 인물인데요. 미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위대한 대통령으로 손꼽히는 16대,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이 흑인 노예들의 해방을 위해 싸웠다면, 마틴 루터 킹 목사는 흑인들의 권리, 민권을 위해 투쟁한 인물입니다. 그런데요. 미국 민권운동의 상징과도 같은 마틴 루터 킹 목사가 태어나고 자란 곳이 바로 이 조지아 주입니다. 조지아 주는 그래서 오늘날 '미국 민권운동의 산실'로 불리기도 합니다.

옛날 미국의 남부 주들은 비옥한 토지와 농사짓기 딱 좋은 기후 등 천혜의 자연조건 덕분에 목화나 밀, 땅콩 같은 농작물을 대규모로 지었습니다. 자연 노동력이 많이 필요했고요. 그래서 아프리카 같은 곳에서 흑인들을 많이 데려와 노예로 삼았는데요. 그래서 지금도 조지아 주에는 그 흔적들이 곳곳에 남아있다고 합니다. 이복선 조지아 주 애틀랜타 한인회 사무장의 이야기 한 번 들어보시죠.

[녹취: 이복선 조지아 주 애틀랜타 한인회 사무장] "조지아 주의 길들이 구불구불한데, 예전에는 농장들이 많았다고 해요. 길이 구불구불한데 그 이유가 노예들이 도망치지 못하게 미로 식으로 그랬다고 하더라고요."

1860년대 미국이 남과 북으로 갈라져 4년 동안이나 전쟁을 했던 건 바로 이런 흑인 노예들을 해방시킬건지, 말 것인지 하는 문제 때문이었는데요. 공업이 발달한 북부 주들에 비해, 농업을 기반으로 해서 흑인 노예들의 노동력에 의존했던 남부 주들은 흑인 노예 해방을 결사반대했습니다. 남부의 심장이라 불리는 조지아 주는 당시 남부군의 가장 중요한 물자 보급기지로 북군과 맞서 싸웠는데요. 전쟁은 북군의 승리로 끝났지만 남북 전쟁의 상흔은 깊고 컸죠. 특히 조지아 주도 수도 애틀랜타는 남군은 후퇴하며, 또 북군은 진격하며 서로 적군에게 쓰일만한 것들을 모조리 태워버리는 바람에 잿더미가 되는 아픔을 겪었습니다.

[녹취: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영화 장면]

네, 미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고전영화 가운데 하나인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한 장면 듣고 계신데요.이 영화의 배경이 바로 남북 전쟁 당시의 조지아 주라고 합니다. 조지아 주 대농장 지주의 딸로, 철없고 이기적이었던 여주인공이 남북전쟁이라는 시대적 상황을 통과하면서 강인한 여성으로 거듭나는 모습이 무척이나 인상적인 영화입니다.

[녹취: 이복선 조지아 애틀랜타 한인회 사무장] "애틀랜타는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배경이 된 곳이거든요. 그래서 남부지역의 대 농장 이런 게 있어서 흑인들이 많았어요. 흑인들이 많다보니 흑인들에 대한 차별 이런 것들이 있어서 마틴 루터 킹 목사님을 위시로 해 많은 흑인 민권 운동이 일어난 곳이거든요. 그래서 지금도 마틴 루터 킹 박물관이 있어서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고 있고, 국립민권센터라는 것이 개장돼서 많은 사람들이 민권에 대한 관심을 갖게 하고 있어요"

이복선 조지아 애틀랜타 한인회 사무장의 설명 들으셨는데요. 사라 박 조지아 주 귀넷 카운티 관광청 홍보관의 도움말도 한번 들어보시죠.

[사라 박 조지아 주 귀넷 카운티 관광청 홍보관] "조지아 주 하면 출신 분들을 보자면 당연히 마틴 루터 킹 목사님과 39대 대통령을 지낸 지미 카터, 또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를 지은 소설가 마가렛 미첼이 있겠고요. 남북전쟁의 사적지만 해도 400곳이 넘습니다. 그래서 역사를 자랑하고요. 많은 분들이 조지아를 방문하시면 마틴 루터 킹 국립 사적지를 많이 방문하세요. 생가, 박물관, 시무하셨던 교회까지 애틀랜타에 있습니다. 마가렛 미첼 하우스도 많이들 가시고요. 여러 곳에서 촬영했지만 소설과 영화 전반에 관련된 정보들을 찾아보실 수 있습니다."  

1865년에 전쟁은 끝나고, 마침내 흑인 노예들은 자유를 얻었는데요. 하지만 1929년, 마틴 루터 킹 목사가 태어날 당시에도 흑인들에 대한 차별은 여전히 곳곳에 남아있었습니다. 남북 전쟁이 끝난 지 50년 정도 지났지만, 수백 년간 뿌리박혀 내려왔던 고정관념을 무너뜨리기에는 부족한 시간이었을 듯도 합니다.    

남부의 다른 여러 주들처럼 조지아 주도 심각한 인종 문제들이 있었는데요. 하지만 조지아 주의 젊은 목사 마틴 루터 킹 목사를 중심으로 들불처럼 번진 인종차별에 대한 항거는 미국의 역사를 바꿔놓는 분수령이 된 거죠. 오늘날 미국인들에게 마틴 루터 킹 목사는 민주와 자유, 평등의 나라, 위대한 미국을 만드는데 기여한 인물로 평가받고 있는데요. 시민들의 목소리 모아봤습니다.

[녹취: 시민 인터뷰] "미국내 인종차별의 현실, 흑인들이 처한 상황을 세상에 알린 사람이죠. 마틴 루터 킹이 나서기 전까지는 아무도 딱히 무언가를 하지 못했습니다. 그때부터 사람들은 인종차별의 부당함을 알리는 운동에 박차를 가하기 시작했고, 그 중심에 마틴 루터 킹이 있었습니다. 피부 색깔이 어떻든 모든 사람은 동등한 권리를 가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자신이 바꿀 수 없는 것으로 차별해서는 안됩니다. 이게 그가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라고 생각합니다."

반면 조지아 주는 보수적인 성향이 강하고요. 전통적으로 공화당의 텃밭인데요. 이복선 씨는 그 이유를 이렇게 설명합니다.

[녹취: 이복선 애틀랜타 한인회 사무장] "그런데 또 여기가 보수적인 성향이 강하거든요. 그건 아마도 예전에 남부 지역의 지주들이 많이 있고, 정계는 아무래도 지주 출신들, 보수적인 사람들이 많이 장악하고 있어서, 또 의외로 보수적 성향은 강한 곳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타박타박 미국 여행 함께 하고 계십니다.오늘날 조지아 주는 마틴 루터 킹 목사의 정신이 살아 숨 쉬며 '함께 더불어 사는 곳'으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빅토리아 보거스 조지아 주 경제개발처 공보관은 1996년 조지아 주가 개최한 올림픽은 조지아 주가 현대적인 산업이 발전하고, 다양한 인종이 어우러져 살아가는 지역으로 바뀌는 결정적인 발판이었다고 하는데요.
 
[녹취: 빅토리아 보거스 조지아주 경제개발처 공보관] "올림픽을 개최하면서 애틀랜타 시가 발전한 겁니다. 그전까지는 농촌에 가까웠죠. 다양성과 협력을 통해 조지아 주가 국제경쟁에 뛰어들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겁니다. 올림픽은 조지아 주, 애틀랜타의 변화와 발전을 국제사회에 알린 기회였습니다."

조지아 주가 다양성과 협력을 통해 발전하고 있다는 걸 보여주는 좋은 증거의 하나는 다름 아니라 역시 급속히 성장 발전하고 있는 한인 사회가 아닐까 싶은데요. 수년 전만 해도 4~5만 명에 불과했던 한인 사회는 이제 10만~15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복선 애틀랜타 한인회 사무장에게 조지아 주 자랑을 해보라고 했는데요. 이런 대답이 돌아옵니다.

[이복선 애틀랜타 한인회 사무장] "일단 한인분들 늘어나는 것은 살기 좋은 조건이라는 거죠. 기후도 좋고 물가 싸고, 한국 마트, 음식점 있어 한국인들이 살기 좋습니다. 또 한인 동포들의 화합도 아주 잘 됩니다. 저희 한인회관이 2013년 화재로 전소됐는데요.  1년 만에 십시일반으로 건물 사고 들어올 정도로 단결이 잘 되고 있습니다."

조지아 주에 5년째 거주하고 있는 한인 김혜주 씨도 조지아 주 자랑을 묻자 '한인사회', '사람'을 꼽더라고요.     

[녹취: 김혜주 씨] "조지아 주라서 그런 건지 여기 한국분이 그런 건지, 여기 분들 자랑하고 싶어요. 여기 사시는 분들이 너무 작은 것부터 서로 나누고 같이 부족한 것 채우고 하는 게 ...그런데 그런 나눔이 개인적인 이익이나 유익 때문이 아니라 새로 온 분, 도움 필요한 분들, 그리고 미국 분에게도요. 서로 소통하고 그런 것들이 너무 한국하고 다르면서 감사하고요. 단합도 잘되고 그런 게 참 좋더라고요. "

조지아 주 귀넷 카운티의 사라 박 홍보관의 조지아 자랑도 꽤나 인상적입니다.

[사라 박 귀넷 카운티 홍보관] "저는 관광보다는 조지아를 방문하는 분이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하시는 곳이 아닐까... 한국이나 타주에서 오신 분들이 여유롭고, 교통 편리하고, 물가 싸고 공립학교 수준이 좋아서, 한 가족이 처음 미국 생활을 시작할 때, 또는 은퇴 후, 누구나 한 번쯤 살고 싶어 하는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

네, 타박타박 미국 여행, 오늘은 미국 민권운동의 산실, 조지아 주 이야기 들려드렸습니다. 저는 박영서였고요. 함께 해주신 여러분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