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에는 1970년대 이후 공산정권의 양민 학살과 내전 등 격변을 겪으면서 정신질환을 앓는 사람이 매우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의 급속한 경제 성장에도 불구하고 치료 인력과 시설이 턱없이 부족해 정신질환자 수는 줄어들지 않고 있다고 합니다. 자세한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 캄보디아의 정신질환자가 얼마나 됩니까?

답) 국제 구호단체들이 조사한 바로는 국민의 35%가 정신의학적 문제를 갖고 있다고 합니다. 캄보디아 인구가 1천4백만 명이니까 5백만 명 가까이가 여기에 해당됩니다. 증상은 가벼운 심리적 장애서부터 중증 정신질환까지 다양합니다.  

) 캄보디아에 정신질환 환자가 이렇게 많은 이유는 뭡니까?

답) 큰 정신적 충격을 받을 만한 사건들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지난 1975년부터 79년까지 악명 높았던 크메르 루즈 공산정권 아래에서 1백70만 명이 학살됐고, 그 뒤를 이어서 1991년까지 내전을 겪어야 했습니다. 

) 내전이 끝난 지 20년 가까이 됐는데도 정신질환자들이 여전히 많군요.

답) 그렇습니다. 한 번 겪은 정신적 상처는 몇 십 년이 지나도 아물지 않고 그대로 남아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회복에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는 얘기군요) 네, 캄보디아에서 활동하고 있는 구호단체 관계자의 말을 들어보시죠.

//Sotheara chhim// "In my opinion"

네덜란드 구호단체의 캄보디아 사무소 소장인 소테아라 침 씨의 얘긴데요, 캄보디아 국민들을 보면 물을 담고 있는 유리잔 같아 보인다는 겁니다. 이런 유리잔에 물을 부으면 당연히 빈 유리잔 보다 더 빨리 채워지겠죠. 마찬가지로 충격적인 과거를 안고 살아가는 캄보디아 국민들에게는 작은 정신적 충격도 큰 영향을 미친다는 설명입니다.

) 캄보디아인들이 겪고 있는 정신질환에는 주로 어떤 게 있습니까?

답)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가 대표적입니다. 큰 정신적 충격을 받으면 나타나는 증상인데요, 전체 인구의 4분의 1가량이 이 증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에 걸리면 불안과 초조 속에 살면서 사람들을 극단적으로 피하게 됩니다. 이밖에도 전체 인구의 10% 정도가 심한 우울증을 앓고 있습니다.

) 환자들이 이렇게 많으면 치료도 쉽지 않겠는데요.

답) 환자들이 워낙 많은데다, 치료 시설과 인력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캄보디아 정부의 보건 예산 중에서 정신질환 문제를 해결하는데 투입되는 돈은 1% 밖에 안 됩니다. 정신과 전문의도 모두 합해서40명 정도 밖에 안 되는데, 대부분 수도 프놈펜에 몰려 있습니다.

) 지방에 있는 환자들은 치료 받기가 정말 어렵겠군요.

답)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봐야겠죠. 캄보디아 남부도시 캄포트에서 진료하고 있는 정신과 전문의 킴 부타 씨의 말입니다.

//Kim Vutha in Khmer//

지방 환자들은 다른 방법을 다 써보고도 안될 때야 비로서 정식으로 정신과 치료를 받는다는 얘깁니다.

) 그럼 주로 어떤 치료 방법을 이용한다는 건가요?

답) 우선 종교의 힘에 의지한다고 합니다. 불교나 힌두교, 토속 종교의 사원을 찾아가서 상담을 하는데, 약초를 쓰기도 하지만 주술적인 방법도 많이 쓰고 있습니다. 죽은 조상들이 화가 났기 때문이다, 아니면 자연의 조화가 깨졌기 때문이다, 이런 진단을 내리고는 조상의 영혼, 산이나 나무에 깃든 신령들을 달래는 의식을 연다고 합니다. 증상이 심한 환자들은 사슬로 묶어서 기둥에 매달거나 큰 우리에 가두는 경우가 많습니다.

) 그런 방법으로는 병이 낫기 어려울 텐데요.

답) 물론입니다. 하지만 가족 중에 정신질환자가 있다는 게 알려지면 주위 사람들로부터 손가락질을 당하기 때문에 드러내놓고 치료 방법을 찾기 보다는 남몰래 치료 아닌 치료를 하고 있습니다.

) 상황이 그렇다면 국제 구호단체들의 역할이 아주 중요하겠군요.

답)그렇습니다. 국제 구호단체들이 전국을 돌아 다니면서 환자들을 돌보고 정신과 전문의도 양성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경제 위기 때문에 기부금이 크게 줄고 있어서 국제 구호단체들도 활동에 애를 먹고 있습니다.

진행자: 캄보디아의 정신질환자 문제가 하루속히 해결됐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