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는 금강산 내 한국 정부 시설 등을 동결하고 관리 인력을 추방하겠다는 북한의 발표에 강한 유감을 나타내고 즉각 철회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또 북한의 조치에 대해 단계적으로 대응해 나갈 방침입니다. 서울에서 김은지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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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통일부는 9일 북한이 금강산 면회소 등 일부 남측 시설을 동결하고 새 사업자와 관광 사업을 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즉각 철회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천해성 통일부 대변인입니다.

"이번 북측의 성명에 대해서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합니다. 이미 밝혔듯이 북한의 이러한 일방적 조치는 사업자 간 계약, 그리고 남북 당국간 합의와는 물론이고 국제규범에도 어긋나는 것으로 즉각 철회 되어야 합니다."

통일부는 금강산과 개성 관광 문제는 당국간 대화를 통해 해결돼야 한다며 북한의 이번 조치에 따른 모든 책임은 북한에 있다고 밝혔습니다.

통일부는 9일 현재까지 북한으로부터 관리 인력 추방 등 후속 조치를 통보 받은 바 없다고 밝혔습니다.

한국의 대한적십자사도 북측 적십자사에 전통문을 보내 유감을 표명했습니다. 대한적십자사는 전통문에서 금강산 면회소는 남북 이산가족 상봉을 위해 건설된 시설로 금강산 관광과 무관하다고 지적하고, 이번 조치는 남북 적십자 간 합의를 위반한 부당한 일로 결코 수용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8일 북한이 내놓은 성명은 북한이 그동안 예고해 온 '특단의 조치'의 연장선으로 볼 수 있습니다. 북한은 지난 달 4일 조선 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대변인 담화에서, 관광이 재개되지 않을 경우 계약 파기와 부동산 동결 등 특단의 조치를 취하겠다고 경고했었습니다.


한국 정부는 북한의 이번 조치가 한국 정부와 민간기업에 실질적으로 미치는 피해가 적은 만큼 단계적 압박전술로 보고 있습니다.

실제 북한은 8일 성명에서 남측 시설물을 동결한다고 발표하면서 민간기업의 시설물은 대부분 동결 대상에서 제외시켰습니다.

한국 정부 당국자는 "남측 당국이나 관광공사 소유의 시설물도 대부분 현재 사용되지 않고 있어 실질적인 영향은 크지 않은데다 동결대상으로 지목한 기업들도 사실상 사업을 중단한 상태여서 큰 피해는 없다"고 말했습니다.

한국 내 관측통들은 북한이 단계별로 나눠 압박하는 이른바 살라미 전술로 한국 정부의 대응을 지켜본 뒤 압박 수위를 점차 높여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김근식 교수는 "단순 엄포용이 아닌 관광계약 파기 등의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며 "북한도 금강산 관광에 대한 기대를 접은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은 이제 할 생각을 접은 것 같아요. 남측이 이렇게 나오니깐 자기들도 할 만큼 했다고 생각하고 남측은 할 생각이 없는 것으로 보고 한국 정부의 대북 정책이나 관광사업에 대한 입장이 바뀌지 않는 한 북한은 남한과의 관계 개선을 접은 것 같습니다."

북한이 최근 중국 여행사와 금강산 관광 사업을 계약한 것으로 알려져 사업자를 바꿀 가능성도 점쳐집니다.

이에 대해 한국 통일부 천해성 대변인은 "중국인들을 대상으로 한 북한 지역 관광상품에 금강산 지역도 포함돼 있다는 동향은 들었으나 구체적으로 파악된 바는 없다"고 말했습니다.

또 다른 정부 당국자는 "금강산 관광에 대한 중국인의 수요가 그리 크지 않은 것으로 안다"며 북한 입장에서도 수지타산이 맞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특히 8일 성명에서 개성공단 사업도 전면 재검토할 것이라고 경고해, 관광 사업에 이은 2단계 조치를 예고한 게 아니냐는 관측도 있습니다.

한국 정부 당국자는 "단계적인 압박 조치로 보이는 만큼 북한의 향후 조치를 지켜보면서 대응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습니다.

북한의 이 같은 조치에도 불구하고 관광 재개에 대한 원칙을 강조해 온 한국 정부가 유연성을 보일 가능성은 낮아 남북관계는 당분간 경색이 불가피할 전망입니다.

한국의 현인택 통일부 장관은 8일 국회 대정부 질문에 출석해 북한이 신변안전 보장 요구에 응하지 않고 있다며, 3대 조건이 해결되기 전에 관광 재개는 어렵다는 입장을 재확인했습니다.

 "북한은 신변안전에 대한 언급 없이 무조건 관광 재개를 요구했고 사실 남측의 신변안전 요구는 상식적으로 이해가 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관광객 피격 사건에 대해 정확히 알고 이를 바탕으로 재발 방지 대책을 세우고 제도적으로 보완하자는 게 우리 요구입니다."

특히 천안함 침몰 원인이 밝혀질 때까지 한국 정부가 남북 대화를 추진하기는 어렵다는 점도 큰 걸림돌입니다.

한국 통일부 당국자는 "금강산 관광과 관련해 언제든지 북한과 대화할 용의가 있지만 현재로선 구체적으로 날짜를 정해서 제의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미국의 소리 김은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