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최근 인터넷 사용자, 네티즌들 사이에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 북한 정부에 관해 부정적이고 비판적인 의견이 높아지고 있다고 합니다. 과거에는 김정일 위원장과 북한에 대해 동정적인 의견이 많았지만 최근에는 지지와 반대 입장으로 극명하게 나뉘어 인터넷 상에서 논쟁을 벌이고 있다는 소식인데요, 베이징 현지를 연결해서 자세한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문) 최근 중국 네티즌들 사이에 김정일 위원장의 중국 방문과 북한 정부에 관해 비판적인 의견들이 높아지면서 찬반 논쟁이 일고 있다는데, 그 내용부터 전해주시죠.

답) 최근 외국 언론에 의해 김정일 위원장의 중국 방문 임박설이 계속 제기되고 있는 것을 계기로, 중국 네티즌들 사이에 김 위원장과 북한 정부에 관한 논쟁이 거세지고 있습니다.

지난 2006년 1월 김정일 위원장이 중국을 방문했을 때만 해도 중국에서는 김 위원장과 북한을 동정하고 지지하는 목소리들이 여론의 주류를 이뤘었습니다. 하지만 올해 들어 최근 김 위원장의 중국 방문 임박설이 흘러 나오는 가운데, 중국 인터넷 포털 사이트와 인터넷 매체에 오르는 김 위원장의 중국 방문 임박 관련 뉴스의 댓글과 게시판, 토론 사이트에서는 네티즌들 사이에 북한 정권에 대해 부정적이고 비난하며 불만을 표시하는 목소리들이 눈에 띄게 많아지고 있습니다. 김 위원장과 북한 정권에 대해 중국 네티즌의 의견이 대체적으로 한 방향으로 쏠렸던 과거와 달리 요즘에는 지지와 반대로 뚜렷하게 나뉘고 있는 셈입니다.

중국의 한 유명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인 시루(西陆)닷컴을 비롯한 인터넷 사이트들은 이 같은 변화에 주목하면서 네티즌들 사이에 김 위원장 방중과 북한 정권을 놓고서 논쟁이 격렬해지고 있다고 전하고 있습니다.

문) 김정일 위원장의 중국 방문이나 북한 정부와 관련해 중국 네티즌들이 비판하는 내용은 뭔가요?

답) 중국의 텅쉰(腾讯)망과 왕이(网易)망 등 중국 내 대표적인 인터넷 포털과 뉴스 사이트에서는 네티즌들이 각자의 관점을 발표하고 있는데요, 김 위원장의 중국 방문 임박설을 접한 중국 네티즌들 가운데 적지 않은 수가 북한과 김 위원장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밝히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김 위원장의 중국 방문 목적과 관련해, 일부 네티즌들은 “북한이 돈과 식량이 필요해서 중국을 오는 것이다”고 단언했습니다. 또 일부 네티즌들은 김 위원장 방중 관련 뉴스의 댓글에서 “북한과 같은 나라와 이웃하고 있는 것은 정말 체면을 구기고 부끄럽다”는 말도 하고 있고, 북한에 대해 “제3대 세습을 하지 말라”는 주장까지 내놓고 있습니다.

또한 격렬한 언사로 인신공격성 발언을 담은 댓글도 있는데요, 김 위원장이 중국의 친구이든 아니든 그는 분명 북한 인민의 적이라는 내용이 담긴 댓글도 있습니다.

이와 함께 다른 네티즌들은 역사 문제를 끌어내, 김 위원장은 중국 지방정권의 지방군벌에 불과하다며 북한은 중국의 한 개 성이 되는 것만 못하다고 풍자하기까지 했습니다.
 
문) 그래도 김 위원장과 북한 정권에 대해 여전히 긍정적인 입장이 있을텐데요?

답) 네. 북한에 대해 동정이나 지지를 표시한 일부 네티들은 “중국과 북한은 순망치한 즉, 입술이 없으면 이가 시린 것과 같은 관계다”며 서로 이해관계가 밀접한 사이에 어느 한쪽이 망하면 다른 한쪽도 그 영향을 받아 온전하기 어렵다는 견해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일부 중국 네티즌들은 북한 쪽을 칭찬하면서, “북한은 용기를 갖고 미국에 대항하는 나라”라고 치켜 세웠고, 또 북한이 비록 가난하긴 하지만 다른 나라를 능가하는 의지를 갖고 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하기도 했습니다.

이어 이들은 6.25 전쟁을 상기시키며 “모두들 중국이 미국에 맞서 북한을 지원했던 것을 잊었냐”고 호소했고, 나아가 “북한이 자체적으로 문제를 안고 있긴 하지만, 친구는 어쨌든 친구다”거나 “중국과 북한은 영원한 형제다”고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중국 네티즌들의 댓글 가운데 북한에 대해 동정이나 지지를 드러낸 것은 상대적으로 적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문) 북한 핵 문제와 관련해서는, 중국 네티즌들은 어떤 견해를 보이고 있나요?

답) 북한의 두 차례 핵실험 이후 중국 지도부와 정부가 강한 불만을 드러낸 것처럼, 중국 네티즌들 사이에서도 북한의 핵 문제에 대한 여론은 악화됐습니다.

이런 가운데서도, 중국의 국가이익이라는 각도에 서서 북한 핵 문제를 분석하는 네티즌들도 적지 않은데요, 그들은 “미국으로부터 중국을 방어하기 위해서는 북한이 안정적으로 북한의 방패 역할을 해 주는 게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또 “만일 북한이 미국, 한국과 전쟁을 벌이게 된다면, 식량이든 무기든 모두 북한에 줄 것이다”는 주장까지 내놓고 있습니다.

문) 북한과 김정일 위원장에 대한 중국 네티즌들의 여론이 악화한 이유는 뭔가요?

답) 여러 가지가 있지만요, 북한이 2006년과 2009년 당시 중국 정부의 반대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핵실험을 강행한 것을 계기로 중국 국민들 사이에 북한을 싫어하고 심지어 혐오하는 정서가 생겨 나게 된 주요 원인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또한 중국이 이른바 ‘G2’로까지 불릴 정도로 세계 경제대국으로 성장한 반면, 북한은 중국식의 개혁개방을 거부하고 있고 북한 주민들이 식량난을 겪고 있다는 내용이 계속해서 전해지면서, 김 위원장과 북한 정권을 부정적인 시각으로 보는 중국인들이 크게 증가한 것도 한 몫을 하고 있습니다.

문) 중국에서도 네티즌들은 젊은층이 주류를 이룰 것 같은데, 젊은층의 북한에 대한 인식이 인터넷 상에서 대북 여론에 영향을 미치겠군요?

답) 그렇습니다. 올해 들어 인터넷 이용자가 4억 명을 돌파한 중국에서도 인터넷과 네티즌들이 여론 형성에 미치는 영향력이 최근 몇 년 사이 부쩍 증가했는데요, 네티즌의 성향과 특성도 중국인의 북한에 대한 인식 변화의 한 요인이라고 지적할 수 있습니다.

중국 네티즌의 주류인 20대에서 30대의 젊은이들은 부모세대와 달리 북-중 간 전통적인 혈맹관계에 대한 기억이 희박합니다. 중국 개혁개방 이후 경제 급성장 속에서 성장한 젊은이들은 여전히 사회주의 이념 교육을 받고 자랐지만 사상과 이념보다는 자본에 더 관심을 갖고 있는 게 사실입니다. 따라서 중국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북한을 혈맹이 아닌, 그저 하나의 이웃나라 정도로 보는 시각이 많이 퍼져있고, 그래서 중국의 정치, 경제,외교적 이익에 반할 경우엔 북한에 대해서도 강경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주장도 내놓고 있습니다.

특히 앞으로 중국 내 북한에 대한 여론 흐름과 인식 변화에 미치는 중국 네티즌들의 영향력을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