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인권 청문회 표정과 제기된 내용들에 관해 김영권 기자와 함께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문) 유럽의회가 북한인권 청문회를 개최한 것이 이번이 두 번째죠?

답) 네, 지난 2006년에 이어 두 번째입니다. 당시 유럽의회 한반도 관계 대표단이 탈북자들과 인권운동가 등을 초청해 청문회를 열었는데요. 하지만 유럽의회의 공식 기구인 인권소위원회가 북한인권 청문회를 개최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문) 청문회 분위기가 어땠나요?

답) 청문회가 열린 의사당 건물이 거의 꽉 찰 정도로 많은 의원들과 의회 직원, 외교관, 인권단체 관계자들이 참석했습니다. 이들은 1시간 45분 여 동안 유럽의회가 북한의 인권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어떤 역할을 해야 할지에 대해 열띤 토론을 벌였습니다.

문) 청문회에서는 어떤 제안들이 나왔습니까?

답) 가장 관심을 끈 제안 가운데 하나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조사와 북한 당국을 국제형사재판소(ICC)에 제소해야 한다는 의견이었는데요. 민간단체 대표로 참석한 세계기독교연대의 티나 램버트 인권옹호 담당 국장의 말을 들어보시죠

램버트 국장은 수단의 다르푸르나 코트디브아르에서 처럼 북한에서도 유엔의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며, 유엔 안보리 이사국들이 적극적으로 이를 검토해 결의토록 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또 유엔의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국제형사재판소가 북한 당국의 범죄를 다뤄야 한다고 말했는데요. 북한이 ICC제소에 근거가 되는 로마협약의 비준국은 아니지만 협약 15조에 근거해 유엔 안보리의 결의를 거치면 가능하다고 램버트 국장은 말했습니다.

문) 국제법으로 이런 절차가 가능한 것입니까?

답) 네, 권오곤 국제유고전범재판소 부소장은 지난 달 서울에서 열린 한 토론회에서 “북한 정부의 공개처형과 고문, 살해는 국제형사재판소의 처벌 대상”이라고 말했습니다. 유엔 안보리가 결의만 하면 국제형사재판소에 가입하지 않은 북한에 대해서도 재판관할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문) 이런 제안에 대해 유럽의회 의원들의 반응은 어땠습니까?

답) 의견이 다양했는데요. 하우탈라 인권소위원회 의장은 최근 ICC소장으로부터 제소가 가능하다는 말을 듣고 깜짝 놀랐다고 말했습니다.

하우탈라 위원장은 제소가 가능하다는 사실은 인권 개선에 대해 의견을 달리 하는 나라들의 협력을 강화할 수 있는 실질적인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일부 의원들은 ICC를 통한 해법보다 북한 당국이 외부와의 접촉을 더 확대해 국제사회에 편입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문) 외부와의 접촉을 모색한다면, 구체적으로 어떤 방법이 제시된 겁니까?

답) 폴란드 출신의 자누스 젬케 인권소위원회 부위원장은 평양에 유럽연합 공관을 세우고, EU회원국 대사관을 더 확대할 것을 제안했습니다.

평양에 유럽연합 회원국들의 대사관이 소수에 불과해 북한 당국과 외부와의 접촉이 적기 때문에 이를 더 확대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문) 평양에는 현재 EU 회원국 대사관이 몇 개나 있습니까?

답) 유럽연합 집행위원회에 따르면, 평양에 상주 대사관이 있는 EU 회원국들은 스웨덴과 독일, 영국, 폴란드, 체코, 루마니아, 불가리아 등 7개국입니다.

문) 북한과 EU는 외교관계를 수립한 상태가 아닙니까?

답) 그렇습니다. 양측은 지난 2001년 5월 수교를 발표하고 이듬해에 겸임공관 지정에 대한 각서를 교환했습니다.

문) 그런데 왜 아직까지 평양에 EU공관이 없습니까?

답) 이날 청문회에 참석한 유럽연합 집행위원회 관계자는 회원국 가운데 프랑스가 동의하지 않아 공관 설립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유럽연합 주요 회원국 가운데 프랑스가 유일하게 북한과 수교하지 않은 상태라며, 하지만 최근 자크 랑 대북 특사가 평양을 방문하는 등 분위기가 개선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한 의원은 북한 당국자들과 여러 번 인권대화를 가졌지만 대화라기 보다는 서로 벽에 대고 얘기하는 듯 했다며, 실질적으로 개선이 가능한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문) 이번 청문회에서는 탈북자로는 유일하게 14호 개천 관리소 출신인 신동혁 씨가 증언을 했다지요. 어떤 얘기를 했습니까?

답) 신 씨는 부모의 죄 때문에 영문도 모르고 정치범 관리소에서 평생을 살아야 하는 자녀들의 아픔과 관리소 환경, 인권 유린에 대해 자세히 소개했습니다. 신 씨는 특히 지난 해 유대인 대학살의 참상을 전시한 워싱턴의 홀로코스트 박물관을 방문해 큰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30분 동안의 홀로코스트 방문을 통해서 큰 충격을 받았는데 60년 전에 일어났던 참상이 북한에서는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다는 그런 걸 깨닫게 됐습니다. 제 자신이 수용소에서 살았기 때문에. 내가 충격을 받고 나서는 아, 우리도 우리 자유를 찾고 인권을 찾기 위해서는 피를 흘려야 한다고 생각했거든요. 가만 앉아서는 우리가 이룰 수 없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유럽연합이 북한과 수교를 맺고 있으면서도 북한의 인권 상황에 대해서는 상당히 단호한 움직임을 계속 보이는 것 같습니다. 김영권 기자 수고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