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 간의 경제력이 지금처럼 크게 벌어진 것은 남북이 서로 다른 경제정책을 추구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남한은 수출 중심의 경제정책을 채택해 비약적인 경제발전을 이룬 반면, 북한은 군사화 정책으로 몰락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는 것인데요, 이연철 기자가 자세한 소식 전해드립니다.

북한의 경제력이 남한에 크게 뒤지는 것은 북한이 1970년대에 추진한 군사화 정책 때문이라고,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미국기업연구소 (AEI)의 니콜라스 에버스타트 연구원이 주장했습니다.

에버스타트 연구원은 6일, 자신의 저서 ‘자본주의, 공산주의, 그리고 남북한 -냉전 기간 중 분단된 남북한의 정책과 경제 실적’을 소개하는 토론회에서, 북한은 경제력이 남한에 앞서던 1970년대 초반에 지금 같이 커다란 남북한 간 경제 격차를 초래할 잘못된 경제정책을 시작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 당국이 한정된 자원으로 군사력을 강화하기 위해 주민들의 소비를 극도로 억제하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에버스타트 연구원은 주민들의 소비에 대한 북한 당국의 억제는 공산주의 사회의 기준으로 보더라도 지나쳤다고 말했습니다.

이같은 정책의 결과 북한은 지구상에서 가장 군사화된 나라로 변모했다고, 에버스타트 연구원은 말했습니다. 1975년에 70만 명이던 북한 군인 수가 1987년에는 1백25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6%에 육박했다는 것입니다.

에버스타트 연구원은 당시 북한이 이 같은 군사화 정책을 추구한 이유는 북한 식으로 남북통일을 이룰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1970년대 초반만 해도 미국의 한반도 방위공약이 약화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됐으며, 1979년에는 남한 대통령이 암살되는 등 당시에 불확실한 상황이 전개됐다는 것입니다.

에버스타트 연구원은 북한이 1980년에도 소련의 무기를 대량 구매하는 등 군사비에 많은 지출을 했다면서, 결국 이 같은 정책이 북한 경제에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습니다.

반면 남한은 1960년대 들어 경제발전 5개년 계획을 추진하고 수출 중심 경제구조를 갖추면서 비약적인 경제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고 에버스타트 연구원은 말했습니다.

이날 토론회 연사로 참석한 존스홉킨스대학 국제관계대학원의 앤 크루거 교수도 수출주도 경제가 남한의 경제발전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밝혔습니다.

남한에서는 무역의 날이 중요한 기념일 가운데 하나일 정도로 수출을 중시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크루거 교수는 남한 정부가 수출을 하는 모든 기업들에 혜택을 제공함으로써 수출이 더욱 늘어날 수 있었다면서, 수출로 벌어 들인 외화가 다른 제조업을 발전시키는데 긴요하게 사용되면서 수출이 더욱 늘어나는 선순환이 이뤄졌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서 워싱턴 소재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의 북한경제 전문가인 마커스 놀란드 연구원은 북한은 이후에도  잘못된 경제정책을 계속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지난 10년 간 북한의 경제정책을 되돌아 볼 때, 지난 해 말 단행한 화폐개혁은 중대한 분수령이며, 주민들이 모은 재산을 빼앗은 이번 화폐개혁은 중대한 경제적 재난이라는 것입니다.

놀란드 연구원은 북한의 경제정책 실패가 중국의 대북 영향력 증대라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놀란드 연구원은 중국이 북한경제에 보다 깊이 개입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북한이 최근 국가개발은행을 설립한 것도 중국인 투자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중국 측 요구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