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 일각에서는 오바마 대통령의 핵무기 감축 노력과 어제 (6일) 발표한 핵 태세 검토보고서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비핵화와 관련해 진전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습니다. 김근삼 기자가 어제 워싱턴에서 열린 핵 정책 토론회를 취재했습니다.

6일 워싱턴에서는 보수 성향의 미국기업연구소와 헤리티지재단 주최로, 오바마 행정부의 핵 정책에 대한 토론회가 열렸습니다.

주로 비판적인 시각에서 전문가들의 토론이 이뤄진 가운데, 북한 핵 문제도 비중 있게 다뤄졌습니다.

스티븐 레이드메이커 전 국무부 군축.국제안보 담당 차관보는, 미국이 핵무기 감축에 앞장선다고 해서 북한이나 이란의 비핵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주장했습니다.

우선 미국의 행동이 북한이나 이란 지도층의 핵 포기 결정에 영향을 줄 가능성은 없으며, 두 번째로 이들 나라의 비핵화를 위한 국제사회의 협력이 확대될 수 있다는 견해가 있지만, 몇몇 나라가 새로운 조치를 취한다고 해서 북한이 핵을 포기할 것으로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레이드메이커 전 차관보는 또 지금까지 외교적 노력이 효과가 없었는데 국제사회의 협력이 좀 더 확대된다고 해서 효과를 나타낼 것으로 기대하는 것은 무리라고 덧붙였습니다.

헤리티지재단의 브루스 클링너 동북아 담당 선임연구원도 오바마 행정부의 노력이 북한의 비핵화에 미치는 영향은 미비할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과 러시아 등이 핵무기를 확장하면서 이란과 북한에 핵 포기를 압박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지만, 역으로 핵을 줄인다고 해서 북한에 대한 핵 포기 설득이 쉬워지지는 않는다는 것입니다.

클링너 연구원은 지난 수 십 년 간 미국과 러시아가 핵무기를 줄이는 와중에도 북한과 이란은 계속 핵 개발을 추진했다며, 새로운 전략무기감축협정과 오바마 대통령의 핵무기 없는 세상을 향한 비전은 북한과 이란의 핵 개발 야욕과 핵 확산을 막는 것 과는 무관하다고 말했습니다.

클링너 연구원은 그러면서 핵무기 없는 세상을 위한 오바마 대통령의 노력은 북한 같은 이른바 `불량정권’보다는 오히려 동맹국에 더 많은 영향을 미쳤다고 주장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의 연설 이후 한국은 미국과의 정상회담에서 핵우산 제공과 관련한 서면 보장을 요구했다는 것입니다.

테드 브로먼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도 미국의 핵무기 감축이 오히려 동맹국들에 안보 우려를 가져올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가장 위험한 가능성은 미국의 핵 정책이 이란이나 북한이 핵을 포기하도록 설득하는 데는 실패하면서, 오히려 동맹국들을 보호하는 미국의 방어력은 약화시킬 수 있다는 것입니다. 브로먼 선임연구원은 그 결과 미국의 핵우산에 의존하던 동맹국들의 핵 개발을 부추기는 예상치 못한 결과가 초래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공공정책연구소의 톰 쉬버 부회장은 오바마 행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외교를 통한 한반도 비핵화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습니다.

쉬버 부회장은 북한과 이란은 핵무기가 전략적 가치가 있다고 믿기 때문에 개발하는 것이라며, 외교적 방법과 설득을 통해 두 나라가 매우 높은 가치를 두고 있는 핵을 포기하도록 하는 것은 어려운 과제일 수밖에 없으며, 현재까지의 성과도 매우 미비하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