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김 위원장이 당뇨와 고혈압을 앓고 있으며, 2주에 한 번씩 신장 투석을 받고 있다는 한국 국가정보원 산하 연구소장의 관측이 나왔습니다. 서울에서 김은지 기자가 자세한 소식 전해드립니다.

한국 국가정보원 산하 국가안보전략연구소 남성욱 소장은 24일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2주에 한번씩 신장 투석을 받고 있으며, 당뇨와 고혈압을 앓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습니다.

남 소장은 흥사단 민족통일운동본부 주최로 열린 조찬강연회에서 이같이 말한 뒤, 최근 김 위원장의 손톱이 유난히 하얗게 됐다는 일부 보도와 관련해선 만성 신부전증 때문인 것 같다고 분석했습니다.

남 소장은 또 “김 위원장이 지난 2008년 8월 15일쯤 뇌졸중 증세를 보였고 재발 방지를 위해 지난 해 1월부터 석 달 간 86kg에서 70kg까지 체중을 줄였다”고 말했습니다.

남 소장은 “김 위원장이 나이가 많아서 건강 회복이 쉽지 않은 것 같다”며 “최근 함흥 군중대회에서 왼손이 멈춘 상태에서 오른손만 움직여 손뼉을 치는 모습이 이를 입증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 내 후계 구도와 관련해 남 소장은 “뇌졸중으로 쓰러진 뒤 후계 작업에 속도를 냈지만 김정은의 인사 개입 문제점 등으로 지난 해 6월 이후 물밑으로 가라앉은 분위기”라고 전했습니다.

김정은의 직책과 관련해선 “여러 설이 있지만 전반적으로 여러 업무를 경험하며 후계수업을 받고 있는 것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한국 정부 당국자는 김위원장의 건강 문제와 관련해 “올 들어 김 위원장의 외부 활동이 2배나 늘었을 정도로 통치하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습니다.

실제 김 위원장은 지난 해 집권 이후 가장 많은 현지 지도를 한데 이어 올 들어서 모두 30여 차례나 공개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 6일에는 경제 분야의 군중대회에 참석하는 이례적인 행보를 보이기도 했습니다.

신변안전 등의 문제로 군중대회에 좀처럼 모습을 보이지 않는 김 위원장은 이날 눈발이 날리는 영하의 날씨 속에서도 한 시간 여 가량 선 채로 군중들의 환호에 손을 흔들고 박수를 치기도 했습니다. `조선중앙 tv’입니다.

“영원한 수령께 경의를 드리고 있으며 새 역사를 펼쳐주신 위대한 장군님께 뜨거운 감사를 삼가 드리고 있습니다. “

한국 내 관측통들은 올 들어 김 위원장의 공개활동이 눈에 띄게 잦아진 것은 안팎에 떠도는 건강 악화설을 일축하고, 화폐개혁 이후 악화된 민심을 달래기 위한 의도로 보고 있습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입니다.

“올해 북한이 주민들의 경제생활 향상에 올인하고 있고, 김정일이 이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모습을 보여주는 차원으로 볼 수 있습니다. 김일성 주석의 유훈과 관련해 자신이 죽기 전에 경제생활 발전에 평가를 듣고 싶다는 의도가 공개활동 증가로 나타나고 있다고 보여집니다.”

또 부친인 김일성 주석의 유훈을 실천해 업적을 남기겠다는 조급함을 우회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라는 관측도 있습니다.

한국의 원세훈 국정원장은 최근 “김 위원장이 아버지 유훈을 관철하지 못했다고 자탄하는 등 현안 해결에 대한 초조감을 보이고 있다”며 “이런 현상으로 북한 내부 정책 추진의 난맥상이 심화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습니다.

한국 정부의 한 소식통은 “금강산 관광을 재개하라고 압박하는 등 최근 북한의 행보를 보면 다급함이 읽힌다”며 “내부 사정이 긴박한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한국 정부 안팎에서는 김 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에다 화폐개혁 부작용 등으로 체제 불안 요인이 증가하고 있다는 관측에 따라 북한 급변 사태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습니다.

북 핵 6자회담 한국 측 수석대표를 지냈던 이수혁 전 국가정보원 1차장은 지난 19일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에서 열린 한 토론회에서, “평화조약에 서명할 때까지 핵 억지력을 보유하겠다는 북한의 입장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며 북한 급변 사태를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같은 날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가 개최한 토론회에서도 서강대학교의 북한 전문가인 김영수 교수는 북한이 “화폐개혁 실패 등으로 미증유의 사태를 경험할 가능성이 크다”며 북한 당국이 버틸 수 있는 기간이 소진되는 상황에 직면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북한의 급변 사태를 논의하는 것은 아직 이르다는 신중론도 있습니다.

한국의 야당인 민주당의 박지원 정책위의장은 22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성급한 판단이 오히려 북한의 응집력을 높일 수 있다”며 “설사 북한에 위기가 오더라도 누군가가 북한을 이끌고 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북한 붕괴 가능성은 잘못된 판단이라고 저는 봅니다. 김일성 주석 사후에도 ‘90년대 중반부터 북한 붕괴가 될 것이다’라고 당시 김영삼 대통령께서도 말씀하시면서 믿었지만 북한이 붕괴됐습니까?”

한편 미-한 당국은 북한의 급변 사태에 대비해 ‘작전계획 5029’를 완성, 군사적 공동 대비책을 미리 마련해 둔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 국방부는 최근 '키 리졸브' 미-한 연합훈련에 북한 유사시 북한이 보유한 핵과 화학 무기 등을 제거하는 임무를 맡은 특수부대를 참가시켰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