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상원 금융위원회가 금융개혁 법안을 통과시켰습니다. 민주당 주도로 마련된 이 법안은 이제 상원 전체회의로 넘겨져 민주, 공화 양당의 절충을 남겨두고 있는데요. 건강보험 개혁이 일단락됨에 따라 새로운 쟁점으로 부상하게 됐습니다. 금융개혁 법안의 내용과 앞으로의 전망 등을 알아 보겠습니다.

) 사실 그 동안은 건강보험 개혁 법안에 더 관심이 쏠리지 않았습니까? (예. 워낙 첨예한 대립을 보인 사안이어서요) 그런데 건보 개혁이 마무리되자 마자 금융개혁 법안까지 상원 금융위원회를 통과했군요.

답) 지난 22일이니까 건강보험 개혁법안이 통과된 지 하루 만에 이뤄진 겁니다. 그래서 숨가쁘게까지 느껴졌구요. 이 안은 불과 21분 간 논의 끝에 표결에 부쳐졌는데요. 찬성 13표, 반대 10표로 통과됐습니다.

) 민주, 공화 양당이 완전히 당파적 결정을 했더군요.

답) 맞습니다. 찬성 13표는 모두 민주당에서 나왔고 반대 10표는 모두 공화당이 던진 것이니까요. 법안 자체가 민주당에서 나왔으니까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로 볼 수 있겠죠? 양당은 앞서 초당적 합의에 실패했는데요. 그러자 민주당 소속의 크리스토퍼 도드 상원 금융위원장이 지난 15일 단독으로 금융개혁 법안을 제출했고, 이번에 위원회를 통과한 것입니다.

) 금융을 개혁한다… 미국이 왜 이런 작업에 나섰는지 궁금해 하실 청취자 분들도 계실 것 같은데 간단히 짚어보고 넘어가죠?

답) 한마디로 대형 투자은행인 리먼 브러더스의 붕괴로 1년 6개월 전 시작된 미국의 금융 위기가 재연돼서는 안 된다는 위기감이 크게 작용했습니다. 보다 근본적인 구조를 보면요, 정부는 은행에 예금 지급을 보장해 주는 특혜를 부여하고 있는데요. 그러면서도 은행 규제는 통신이나 전력 산업과 똑같이 푼 게 금융 위기의 불씨가 됐다는 지적입니다.

) 그래서 그 규제를 다시 복원시켜야 한다는 거군요.

답) 어느 정도까지는 그래야 한다는 주장이죠. 은행 사업은 원래 취약할 수밖에 없습니다. 빚을 내서 자산을 운용함으로써 수익을 내는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재무구조가 탄탄해도 갑자기 빚 상환 요구가 몰리면 온전하게 살아남을 곳은 별로 없다는 거죠. (대규모 예금인출 사태 같은 경우요) 그렇습니다. 따라서 금융기관들의 무분별한 자금운용 행태를 막기 위한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 그게 바로 이번 금융개혁의 핵심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 자, 그런 연유로 나오게 된 금융개혁 법안의 내용을 좀 보죠.

답) 우선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안에 소비자금융 보호기구를 두도록 했습니다. (소비자를 보호한다구요?) 그렇습니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안에 조사권과 집행권을 가진 기구를 설치하자는 겁니다. 그래서 자산 1백억 달러 이상의 은행이나 신용카드사와 같은 금융기관들로부터 소비자의 권익을 보호하자는 거구요.

) 일종의 안전장치네요. 또 다른 내용은요?

답) 제 2의 금융 위기를 막기 위해 대형 금융기관들에 대한 각종 감독, 규제책을 담고 있는데요. 대형 금융기관들의 소위 '대마불사'를 막겠다, 그런 의지를 담고 있습니다. (좀 설명이 필요해 보이네요) 예. 대마불사라고 하면 바둑에서 돌이 크게 불어날 경우 이곳저곳에 틈이 생겨서 잘 잡히지 않게 된다는 말인데요. 여기서는 규모가 커서 파산시킬 수 없는 것으로 여겨지는 금융회사를 비유하는 표현입니다.

)그런 거대 금융회사도 파산시킬 수 있다, 그런 얘긴가요?

답) 그렇습니다. 대형 금융기관이라 해도 위기에 처할 경우 특별한 부도 절차에 돌입시킬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겁니다. 한편으로는 대형 금융기관의 붕괴로 인한 충격 완화에 사용할 수 있도록 5백억 달러 규모의 펀드 조성을 하겠다는 거구요. 물론 금융기관들에 직접 세금 부과를 해서 말이죠.

) 그동안 복잡한 감독기구 체계도 금융개혁에 걸림돌로 지적돼 왔는데, 이번에 이 부분도 좀 정리가 된다고 하죠?

답) 일단 개혁안에 관련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9명으로 구성되는 금융안정감독위원회를 신설한다고 하니까요. 대형 금융기관이 국가의 금융체제에 중대한 위협이 된다고 판단될 경우가 있지 않겠습니까? 그럴 때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파산 명령을 승인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재무부는 이런 조기경보 감독 역할을 주도하도록 했구요.

) 법안은 이제 상원 전체회의로 넘어간 건데, 통과 전망이 어떤지요?

답) 글쎄요. 공화당이 법안에 반대하고 있긴 하지만 강하게 나오고 있진 못합니다. (여론 때문인가요?) 바로 그렇습니다. 건강보험 개혁안은 반대 여론이 만만치 않았지만, 금융개혁안은 그렇지 않기 때문입니다. 최근 공개된 `ABC 뉴스' 여론조사 결과만 보더라도 77%가 금융개혁 필요성을 강조했으니까요. 따라서 상원 전체 표결 전에 양당 간 합의가 이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 금융개혁법안이 상원을 통과하려면 60표가 필요한 게 맞죠? (그렇습니다) 그런데 민주당 의석은 59석이란 말이죠. 공화당 도움 없이 상원 통과가 어려워 보이네요.

답) 그런 상황입니다. 다만 한가지 변수는 건강보험 개혁안 처리 과정에서 민주당과 공화당이 극심한 분열상을 보였다는 점입니다. 공화당으로서는 한 대 얻어맞은 느낌일 텐데 따라서 오바마 정부나 민주당에 대한 입장이 한층 강경해졌다는 겁니다. 따라서 절충안 마련이 한층 어려워졌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