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당국이 올해 초 미국인들에 대한 관광 제한을 해제한 이후 미국 내에서 다양한 북한 관광상품이 출시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신청하는 사람이 없어 여행 계획이 잇따라 취소되고 있는데요, 이연철 기자가 자세한 소식 전해 드립니다.

미국의 북한 전문여행사가 김일성 주석의 생일을 기념하는 태양절과 연계해 내놓았던 북한관광 상품이 사실상 취소됐습니다.

미국 일리노이 주 소재 ‘아시아태평양 여행사’의 월터 키츠 대표는 22일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전화통화에서, 신청자가 단 한 명도 없어 여행 계획을 취소할 수밖에 없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키츠 대표는 지난 19일이 북한 비자신청을 위한 마감일이었지만 신청자가 없었다면서, 이제는 시간상 태양절 관련 북한관광을 추진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지난 2월 북한을 방문해 북한 당국자들과 미국인 관광 제한 해제 문제를 직접 협의하고 돌아온 키츠 대표는 4월 태양절을 맞아 다양한 북한 관광상품을 선보였습니다.

북한만 방문하는 5일짜리에서부터 북한 외에 한국과 중국을 함께 둘러보는 17일짜리 등 6가지 일정에 가격도 미화 2천 1백44달러에서 4천9백27달러 등 다양했습니다.

키츠 대표는 단 한 명의 신청자가 없었던 이유의 하나로 촉박한 준비 일정을 들었습니다. 북한에서 돌아와 구체적인 여행상품을 알리기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반면 널리 알려져 있는 아리랑 축전 관광에는 이미 예약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키츠 대표는 말했습니다.

키츠 대표는 미국인들이 아리랑 축전에 관심이 있는 것은 분명하다면서, 이미 8월부터 10월 사이의 아리랑 축전 관광을 예약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키츠 대표는 북한이 미국인들에 대한 관광 제한을 해제함에 따라 연중 어느 때나 북한관광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보다 많은 사람들이 알게 되고, 또한 자신들이 북한관광 계획을 보다 일찍 알릴 수 있는 내년에는 상황이 더 나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아시아태평양 여행사가 신문이나 라디오, 텔레비전 등 대중매체를 통해 대대적인 광고를 하지 않는 상황에서 얼마나 효율적으로 북한 관광상품을 미국인들에게 알릴 수 있을지는 확실치 않은 상황입니다.

현재 아시아태평양 여행사는 기존 고객이나 북한관광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에게 보내는 전자우편을 통해 북한 관광을 알리고 있는 정도입니다.

이런 가운데, 근본적인 문제를 지적하는 전문가들도 있습니다. 미국인들 사이에서 핵 문제와 인권 문제 등으로 북한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팽배한 상황에서 누가 북한관광에 나서겠느냐는 것입니다.

미국 서부 캘리포니아 주 스탠포드대학교 한국학 연구소의 데이비드 스트로브 부소장은 최근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전화통화에서, 관광 확대와 관련한 북한의 최근 움직임은 지난 몇 개월 간 계속되고 있는 북한의 유화공세의 일환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스토로브 부소장은 북한관광에 나서는 미국인들은 자신들이 지불한 관광 대금이 북한 정권에 전달될 것이라는 점을 여행을 떠나기 전에 생각해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