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주재 한국 영사관에 진입해 미국행을 요청했던 북한 벌목공 2 명이 미국대사관 관계자를 면담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런 가운데 한국 망명을 요청하기 위해 미국 영사 접촉을 시도하던 또 다른 북한 벌목공이 러시아 공안당국에 체포돼 강제북송 위기에 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은지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지난 9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주재 한국영사관에 진입해  미국 망명을 요청했던 북한 벌목공 2 명이 현지시각으로 지난 17일 모스크바 주재 미국대사관 관계자와 면담했다고 한국의 탈북자 지원단체인 북한정의연대가 밝혔습니다.

북한정의연대 정 베드로 대표는 19일 “모스크바 주재 미국대사관 관계자가 지난 17일 한국영사관에서 두 사람을  면담했다”며 “면담에는 국제이주기구 직원도 동석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습니다.

이들은 북한 당국의 노동력 착취에 불만을 품고 벌목장을 탈출한 뒤 선교 활동을 해오다 강제송환 될 것이 두려워 미국 망명을 요청했습니다.

정 베드로 대표는 “현재 이들은 한국영사관에 있으며 미국으로의 망명 신청이 받아들여지길 기다리고 있다”며 “러시아 정부도 국제법에 따라 이행 절차에 협조해주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한국 정부 소식통은 “미국 정부가 이들의 망명을 받아들일지 여부를 검토한 뒤 유엔난민최고대표사무소UNHCR을 통해 러시아 당국으로부터 출국 동의를 받을 것”이라며 “러시아 정부는 북한과의 관계를 고려해 되도록 조용히 처리하려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 영사와의 접촉을 시도하던 또 다른 북한 벌목공이 러시아 공안당국에 체포돼 강제북송 위기에 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정의연대는 벌목공 출신인 52 살 유모 씨가 18일 오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공안당국에 체포돼 북한영사관이 있는 나호드카로 압송됐다고 밝혔습니다.

유 씨는 지난 1997년에 이어 2006년에 다시 러시아로 가 벌목공으로 일하던 중 노동 착취를 견디다 못해 탈출해 날품팔이를 하면서 신앙 생활을 해온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북한정의연대 측은 "유 씨가 강제북송 될 위기에 처했다"며 "러시아 정부는 유 씨가 원하는 나라로 망명할 수 있도록 UNHCR과의 면담을 할 수 있도록 해 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한국 내 북한인권단체들의 모임인 북한인권단체연합회는 19일 서울 정동 주한 러시아대사관 앞에서 집회를 열고 러시아 정부가 국제법에 따라 유 씨를 즉각 석방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한편 한국 내 인권단체들에 따르면 러시아 내 벌목공들의 망명이 잇따르면서 각국 대사관 주변에 경계가 한층 강화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