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에서는 요즘 역사책을 불사르는 일이 자주 발생하고 있다고 합니다.  우크라이판  '분서갱유'라고 할 수 있겠는데요. 사람들이 왜 역사책을 불사르는지 그 배경을 알아봅니다.

문)우크라이나는 6년 전에 민주혁명인 '오렌지 혁명'이 일어나 유명한 곳인데, 최근 친 러시아성향의 새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러시아계 민족자들사이에서는 새로운 희망이 반면에 우크라이나인들사이에서는 그동안의 진전이 손상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역사책을 불사르는 일이 자주 일어나고 있다고요?

답)말씀하신대로 우크라이나는 지난 1991년 소련에서 독립해 민주화 과정을 겪어온 국가인데요. 요즘 우크라이나 길거리에서는 역사책을 불사르는 일이 자주 일어나고 있습니다.  지난주 일요일 에는  크림 자치공화국 항구 도시인 세바도플에서 역사책을  폐기하는 사태가 발생했고,  그 다음날에는 크림 공화국 수도인  심페로폴 에서도 역사책들이  불살라졌습니다.

문) 크림이라면, 우크라이나의 유일한 자치공화국아닙니까?

답) 그렇습니다. 그런데 크림공화국의 항구도시 세바도풀은 러시아의 흑해함대의 모항이기 때문에 러시아계 민족주의자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습니다.   이들 러시아계들이  지난 일요일,   러시아의 여성 대제였던 캐더린 대제 기념비 아래   우크라이나 많은 역사교과서들을   폐기처분했습니다.

문)역사책을 불살랐다고 하니까.과거 중국의 진나라의 시황제가  학자들의 정치적 비판을 막기 위해 민간  책들 가운데 의약, 점, 그리고 농업에 관한 것 만을 제외하고 거의 모든 서적을 불사르고 수많은 선비를  구덩이에 묻어 죽인  이른바  '분서갱유'가 생각나는데요.     

답)그러니까, 우크라이나에서는  러시아계  민족주의자들이 책을 태우고 있는 것입니다.  우크라이나 인구는 4천7백만명 정도인데요. 이중 우크라이나 인은 73%고, 러시아계는 22% 정도입다.  그런데 이 러시아계 주민들 중에서 주로 젊은이들이 역사책에 불을 지르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여기서 책에 불을 지르는 한 젊은이의 말을 들어보시죠.

"우크라이나의 세바도플에 거주하는 도보비크라는 러시아계 젊은이는  문제의 역사책은 러시아인과 우크라이나 사람들간의 화합을 저해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며 책을 불사르는 것이 좋은 일은 아니지만, 정당화 될 수 있는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

문)한 마디로 자신들이 옳은 일을 하고 있다는 주장인데요. 그 책이 어떤 내용을 담고 있길래 러시아 사람들이 이렇게 반발하는지 좀 설명해 주시죠.

답)문제가 된  우크라이나  역사책들은,  과거 제정 러시아와 구 소련에   맞서 싸우거나 독립 운동을 한  우크라이나 인들을 찬양하는 내용입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구 쏘련에 반대해 투쟁했던  우크라이나 인들은 대중의 지지를 받기는 커녕, 외면되거나 널리 규탄받았다는 것이 친 러시아 측의 주장입니다. 빅토르 유쳉코 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독립 유공자들의 활동을 미화하기 위해 역사책의 내용을 왜곡했다는 비난입니다.   또  유쳉코 전 대통령이 러시아계 거주지역들에서 러시아계  어린이들에게 우크라이나 언어를 가르치려 했던 운동도  러시아계의 반발을 사고 있고   그밖에 러시아 시절의 '홀로도모로'라는 대 기근 문제를 둘러싼 불만도 있습니다.  

답)'홀로도모로'요? 이건 처음 듣는 얘기인데, 좀더 자세히 설명해주시죠.

답)네, 홀로도모르는 대기근이라는 말인데요. 스탈린 집권시절이었던  지난 1930년대에 소련은 집단 농장을 무리하게 추진하면서 우크라이나의 농촌을 황폐화시켰습니다. 그 결과 5백만명 이상의 우크라이나인들이 굶어 죽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문) 당시 대 기근 때에는 우크라이나인 뿐 아니라, 러시아인, 벨라루시, 몰도바, 크림반도의 타타르, 카자흐 그리고 유태인등 많은 국적출신들도 아사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물론 러시아인들 로서는 다소 껄끄러울 수도 있겟지만 이런 '홀로도모르' 같은 역사적 사건이 그 동안 공개 되지 않았었나요?

답) 구 소련 당국은 그 동안 우크라이나 대기근 같은 사실을 국가 기밀로  분류해 공개언급을 철저히 금지했습니다.  이 때문에 우크라이나인들도 그동안 쉬쉬하며 지낼 수밖에 없었는데요. 홀로도모르 같은 역사적 사실은 지난 2004년 민주주의 혁명인 '오렌지 혁명'을 통해 집권한 빅토로 유센코 전 대통령이  공개를 명령함으로써 마침내 빛을 보게 된 것입니다.

문)그런데 역사 문제를 둘러싼 이 갈등이 언론 자유와 교육 정책 문제로 비화하고 있다면서요? 

답) 신임 교육부 장관이 역사 문제를 슬쩍 덥거나 축소하려는  조짐을 보이자 대학 교수를 비롯한 지식인들은 이에 반발하고 있습니다. 키에프 대학의 한 교수는 최근 역사책을 불태우는 사건에 크게 개탄하며 이런 행동은 우크라이나가 그동안 힘들게 쟁취한 민주주의와 언론 자유를 후퇴시키는 행동이라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문)한가지 궁금한 것은 혹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진행중인 이 역사 논쟁에 어떤 반응을 보이느냐 하는 것인데, 어떻습니까?

답)러시아는 이 문제에 대해 아직 아무런 공식적 입장을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그 대신 러시아의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지난 5일 모스크바를 방문한 우크라이나의  신임 빅토로 야누코비치 대통령을 맞아 과거 다소 불편했던 양국 관계를 발전시켜 나가자고 다짐했습니다.

사회)지금까지  우크라이나가 과거사 문제를 놓고 갈등을 빚고 있는 배경을 살펴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