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여자 축구선수를 주제로 한 기록영화가 미국 서부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고 있는 ‘국제 아시안 아메리칸 영화제’에서 상영됩니다. ‘하나, 둘, 셋’이란 제목의 이 기록영화는 북한의 전 국가대표 축구선수 4명의 삶을 통해, 전세계에서 가장 고립된 나라인 북한 여성들의 생활에도 놀라울 정도의 보편성이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유미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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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영화 ‘하나, 둘, 셋’은 4명의 북한 여자 국가대표 축구선수들의 은퇴 전과 후의 삶을 기록한 북한 여성들의 초상화로 볼 수 있습니다. 영화 제목 ‘하나, 둘, 셋’은 축구 등 운동경기에서 자주 사용되는 구령을 그대로 옮긴 것입니다.

이 영화를 제작한 오스트리아의 브리짓 와이히 감독은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지난 2002년 북한을 방문했던 것이 계기가 돼 이 영화를 만들었다고 말했습니다.

당시 문화 상담 전문가로 ‘평양국제영화제’에 참석하게 됐는데, 그 곳에서 북한 남자 축구에 관한 영화들을 보게 됐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주변에서 북한 여자 축구도 뛰어나다는 말을 했고, 실제로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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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해인 2003년 태국 방콕에서 열린 아시아 여자축구 선수권대회에서 리송근 감독이 이끄는 북한 여자 축구 팀이 우승하는 것을 지켜보면서, 이들에 대한 영화를 본격적으로 만들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영화가 아닌 법학과 문화 경영을 공부한 와이히 감독이 처음 카메라를 잡은 영화 ‘하나, 둘, 셋’은 외부와 고립된 북한사회 내부를 폭로하는 정치영화가 아닙니다. 그보다는 철저하게 그 안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일상적인 삶에 초점을 맞춰 인간상을 조명하고 있습니다.

와이히 감독은 수비수 라미애와 문지기 리종휘, 미드필더 리향옥, 팀 공격수 진별희 등 4명이 들려주는 축구선수가 되게 된 과정, 축구를 통한 조국에 대한 충성, 그리고 주요 경기에 대한 회상 등을 빠짐없이 기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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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름은 리종휘입니다. 1994년 4월부터 국가종합팀 문지기로서 활동하였습니다. 키는 1미터 73이고 중량은 68로서 등 번호는 1번입니다.”

이들 북한 여자 축구 선수들은 영화에서 특히 지난1999년 미국에서 열린 월드컵 여자축구대회와 일본 도쿄에서 열린 2004년 아테네 올림픽 출전 평가전을 생생하게 회상합니다.


“우리가 이 때 미국하고 마지막 경기를 할 때 관중이 여느 때 경기 보다 많았습니다. 그 때 당시 5만 명 이상이 관람 속에서 우리가 듣기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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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경기에서 북한 팀은 미국과 일본에 각각 패했고, 선수들은 이후 대표팀에서 은퇴해 새로운 삶을 찾게 됩니다. 그리고 새 직장을 찾고,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아 가정을 꾸린 이들이 말하는 삶은 북한 뿐만 아니라 미국과 한국, 일본 등 전세계의 여성이라면 누구나 공감하는 보편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촬영 당시 갓 약혼 상태에 있었던 진별희 선수는 북한의 남녀가 만나고 결혼하는 모습을 다소 수줍게 설명합니다.


“파악하는 기간이 있고, 서로가 소개해 준 사람이 그 사람에 대해서 말해주고 있고, 자기도 말만 듣고는 안되니까 만나보고 서로가 이해가 되고 통하는 데가 있고 이상이 맞으면 결혼하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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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서 특권을 누렸던 국가대표 축구선수들이 과연 북한 일반 여성들의 삶을 대표할 수 있겠느냐는 물음에, 와이히 감독은 누구의 삶이 됐든 그 것은 무엇인가를 대변하는 것이라는 말로 답변을 대신했습니다.

미국의 소리, 유미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