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당국이 지난 해 농업 분야에 대한 통제를 강화한 이후 북한 내 식량 사정이 더욱 악화되고 있다고 비팃 문타폰 유엔 북한인권 특별보고관이 밝혔습니다. 문타폰 보고관은 북한 군인들이 농민들의 생산물을 훔치거나 빼앗는 일도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연철 기자가 자세한 소식 전해 드립니다.

북한 당국이 지난 해 소규모 개인경작을 금지하고 장마당을 폐쇄한 이후 북한의 식량 사정이 더 악화됐다고, 비팃 문타폰 유엔 북한인권 특별보고관이 밝혔습니다.

문타폰 특별보고관은 15일 유엔 인권이사회가 열리고 있는 스위스 제네바의 유엔 유럽본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북한 당국이 소규모 경작을 금지하고 장마당을 폐쇄하는 조치를 취한 것은 식량 배급체제로 돌아감으로써 주민들이 국가에 의존하도록 만들기 위한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문타폰 보고관은 또 군인들에 의한 식량 갈취도 농민들의 생활을 어렵게 만들고 기아 문제를 초래하는 원인 중 하나라고 밝혔습니다.

문타폰 보고관은 북한 당국이 주민들에게 충분한 식량을 제공할 수 없는 상황임을 지적하면서, 따라서 북한 당국은 주민들이 자유롭게 농사를 짓고, 이렇게 생산한 농산물을 장마당에 내다 팔 수 있도록 허용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문타폰 보고관은 북한 당국이 지난 해 단행한 화폐개혁도 비판했습니다. 북한 당국이 화폐개혁에 나선 이유는 시장체제를 억압하고 돈의 흐름을 통제하기 위한 것으로, 그 때문에 주민들의 재산이 크게 줄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식량 사정이 악화되고 지난해 말 단행된 화폐개혁이 주민 반발과 높은 물가상승을 초래하자, 북한 정부는 최근 폐쇄했던 시장들 가운데 일부를 다시 열도록 허용했다고, 문타폰 보고관은 말했습니다.

이보다 앞서 문타폰 보고관은 이날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북한 인권 상황에 대한 자신의 최종 보고서를 통해, 북한 정권이 '공포정치'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공개처형과 수감 시설에서 여성과 탈북자 등에 대한 온갖 종류의 악행, 연좌제, 고문 사례들이 보고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문타폰 보고관은 북한 당국이 군대와 집권층을 위한 왜곡된 정책을 펴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북한 주민들의 건강과 교육도 전반적으로 악화 추세에 있다면서, 북한 어린이들이 논밭 경작과 아편 재배 같은 강제노동에 동원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문타폰 보고관은 한국에 정착한 여성과 어린이 등 많은 탈북자들을 면담했다면서, 특히 여성 탈북자들로부터 끔찍한 이야기들을 들었다고 말했습니다.

자신이 면담한 탈북자들 가운데 대다수가 여성들이었는데, 이들은 모두 탈북 과정에서 수많은 정신적, 육체적 고통을 겪었다고 말했다는 것입니다.

문타폰 보고관은 여러 다양한 정보원들로부터 북한이 정치범과 그 가족들을 대상으로 한 거대한 수용소를 운영하고 있다는 보고를 받았다면서, 평생을 수용소에서 보내는 경우도 흔하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수용소에 수감된 많은 사람들은 기아와 강제 노동, 가혹행위 등으로 죽고 있다고 문타폰 보고관은 덧붙였습니다.

한편, 미국의 로버트 킹 북한인권특사는 이날 회의에서, 탈북자들은 미국 보다 한국으로 가는 것이 더 나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킹 특사는 미국 정부가 탈북자들의 미국 정착을 가능하도록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탈북자들은 친척이 있고 같은 언어를 쓰며 문화적 동질성을 지닌 한국으로 가는 것이 논리적인 선택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미국의 소리 이연철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