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당국이 최근 외자 유치를 위해 나선 경제특구법을 고쳐 한국 기업들의 투자를 사실상 허용했습니다. 하지만 법 개정이 대폭적으로 이뤄지지 않은데다 해외 인력 채용과 외국인 통행에 대해서는 오히려 통제를 강화해 외자 유치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북한 당국이 나선경제특구에 한국을 비롯한 외국 기업들의 투자를 끌어들이기 위해 지난 1월27일 관련법을 개정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습니다.

한국 정부는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가 개정한 나선경제특구법 내용을 최근 입수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개정은 1999년과 2001년, 2005년, 2007년에 이어 다섯 번째입니다.

북한 당국은 1991년 12월 나진과 선봉을 묶은 나선구역을 경제특구로 지정했지만 예상한 만큼의 외자 유치 효과를 거두지 못했습니다. 이후 나진항 부두 사용권을 중국과 러시아 측에 내주는 등 활성화 방안을 모색해 왔으며 그 일환으로 올해 1월4일 나선시를 특별시로 승격한 바 있습니다.

이번에 개정된 법에는 '공화국 영역 밖에 거주하고 있는 조선동포도 나선 지대에서 경제무역 활동을 할 수 있다'는 조항이 신설됐습니다. 이는 지난 1999년 없앴던 '해외 조선동포 투자허용 조항'을 11년 만에 부활한 것으로, 사실상 한국 기업의 투자를 유치하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한국의 민간단체인 기은경제연구소 조봉현 박사입니다.

 "북한에서 특구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한국 기업들이 들어감으로써 오히려 외국 기업들을 유인을 하려고 하는 한국 기업들이 들어와야 만이 외국이 봤을 때 안보 리스크가 줄어들 걸로 판단했던 것도 아마 작용한 걸로 보입니다. "

개정 법률은 또 중앙정부의 총괄 기능을 나선 현지 기관으로 넘기고, 첨단기술과 사회간접자본 건설 부문에 대한 투자 유치를 장려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이들 분야에 투자하는 기업에 소득세율을 종전의 14%에서 10%로 4%포인트 깎아주도록 했습니다.

북한이 나선경제특구법을 개정한 것은 외자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기 때문입니다. 북한 당국은 외부의 투자 없이는 현재의 극심한 경제난을 호전시킬 마땅한 수단이 없는 상황입니다. 북한 당국이 중국 측에 나진항 1호 부두 이용권을 10년 간 추가 연장하고 러시아에는 신규로 50년 부두 사용 허가를 내준 것도 이런 배경에서 나온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하지만 이번 나선경제특구법 개정이 외자 유치에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우선 법 개정이 대폭적으로 이뤄지지 않은 점을 들고 있습니다. 조봉현 박사입니다.

"법 개정 자체가 대폭적인 개정이라기 보다는 기존 법을 약간 수정한 정도 선이기 때문에 이것으로 가지고 외국기업들을 유인하기에는 효과가 없을 것 같고요, 그래서 아마 실제적인 북한의 투자유치에는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고요."

게다가 개정 법률에는 투자 기업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는 내용이 신설됐습니다. 해당 절차만 거치면 사증 없이 외국인의 통행을 보장했던 이전과 달리 북한의 다른 지역을 통해 나선으로 들어가는 경우 사증 검사를 거치도록 했습니다.

또 외국 기업들이 해외 인력을 새로 채용할 경우 지금까지는 나선 인민위원회와 협의만 하면 됐지만 이제는 승인까지 받도록 해 기업 경영권에 더 개입할 근거를 마련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