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이스라엘의 유대인 정착촌 확장을 신랄하게 비판하자 이스라엘 정부가 크게 당황하고 있습니다. 중동 평화협상을 촉진하기 위한 바이든 부통령의 이스라엘 방문 기간 중 정착촌 확장 계획이 발표돼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자세한 소식입니다.

이스라엘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어제 고위 각료들과 긴급회의를 열고 최근 급격하게 악화되고 있는 미국과의 관계를 논의했습니다.

지난 12일 미국의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은 네타냐후 총리에게 화가 난 채 전화를 걸어, 분쟁지역인 동예루살렘에서 유대인 정착촌을 확장하겠다는 이스라엘의 발표는 중동 평화협상과 미국과의 관계에 매우 부정적인 신호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스라엘 내무부는 미국의 조셉 바이든 부통령이 이스라엘을 방문하고 있던 지난 9일 유대인 정착촌 확장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동예루살렘의 라마트 슈로모 지역에 1천6백 채의 주택을 새로 짓겠다는 겁니다.

이에 대해 클린턴 국무장관은 바이든 부통령의 방문 기간 중 이스라엘 측이 이 같은 계획을 발표한 것은 미국에 대한 모욕이라고 말했습니다. 바이든 부통령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대화 재개를 촉진하기 위해 이스라엘을 방문했습니다.

네타냐후 총리는 내무부의 이번 발표에 대해 자신은 알지 못했다며 발표시점도 고의적인 게 아니었다고 해명했습니다. 그리고 바이든 부통령에게 사과하면서 이 문제가 매듭지어졌으면 좋겠다는 뜻도 밝혔습니다.

이스라엘과 미국의 관계는 1년여 전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급속히 악화됐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유대인 정착촌 확장을 전면 중단할 것을 이스라엘 측에 요구했지만, 이스라엘은 이를 거부했습니다. 그러다 결국 요르단 강 서안의 유대인 정착촌 건설 작업을 일부 동결시켰습니다.

이스라엘의 중동문제 전문가 요니 벤 메나켐 씨는 이스라엘 정부의 유대인 정착촌 건설 동결조치가 동예루살렘 지역에는 해당되지 않는다고 지적했습니다. 동예루살렘은 팔레스타인 인들이 앞으로 팔레스타인 독립국가의 수도로 삼으려는 곳입니다.

예루살렘과 동예루살렘에 계속해서 유대인 정착촌을 건설할 권리가 이스라엘에 있고, 이스라엘 정부의 공식 입장도 이와 마찬가지라는 겁니다.

하지만 메나켐 씨는 이스라엘이 이번에 발표시점을 잘못 잡아 낭패를 봤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스라엘이 일부러 그런 건 아니더라도 이번 발표는 바이든 부통령의 이스라엘 방문을 무색하게 만들었다는 겁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평화협상은 지난14개월 동안 공전하다 미국의 중재로 간접 협상이 합의됐습니다. 하지만 이스라엘의 이번 유대인 정착촌 확장 발표로 이 같은 합의가 흔들리고 있습니다.

팔레스타인 측은 이스라엘이 동예루살렘에 유대인정착촌을 새로 건설하겠다는 결정을 철회할 때까지 협상장에 나오지 않겠다고 밝히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