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가 처음으로 미국 정부가 수여하는 권위 있는 여성 인권상을 받았습니다. 한국의 탈북자 출신 여성박사 1호인 이애란 씨는 어제 (10일)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과 오바마 대통령의 부인 미셸 오바바 여사의 축하 속에 용기 있는 국제 여성상을 수상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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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에서 여성에 대한 모든 차별을 철폐하고 권리를 보장해야 합니다.”

워싱턴에 여성의 인권 회복을 외치는 목소리가 메아리 쳤습니다.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은 10일 각계 여성 지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국무부에서 열린 ‘용기 있는 국제 여성상’ 시상식에서, 올해 수상자 10명의 인권을 위한 용기와 노력에 찬사를 보냈습니다.

상을 받은 여성들이 외로운 환경 속에서 고립과 폭력 등에 맞서 투쟁하고 있지만 이들은 홀로가 아니며, 미국은 이들과 함께 설 것이라는 매우 분명한 메시지를 전세계에 보낸다는 것입니다.

지난 2007년 조지 부시 행정부 시절 제정된 용기 있는 국제 여성상은 지구촌에서 여성에 대한 모든 차별과 박해에 맞서 싸우는 인권운동가들과 지도자들에게 수여하는 권위 있는 상입니다. 

4회째를 맞는 올해 수상자 명단에는 13년 전 성분 차별 등에 한을 품고 북한을 탈출해 한국에 정착한 탈북자 출신 여성박사 1호 이애란 씨가 포함돼 주목을 받았습니다.

클린턴 장관은 이날 시상식에서 이애란 박사를 직접 호명하며, 그가 한국에 정착하는 탈북자들의 새로운 삶을 돕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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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박사는 어린시절 북한 내 폭정을 경험한 증인으로 한국에 정착한 뒤 탈북자들의 삶과 교육 여건 개선, 여성의 권리 신장, 북한의 비참한 인권 상황을 알리는 데 기여했다는 것입니다.

이애란 박사는 한국에서 호텔 청소원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한 뒤 꾸준히 학업과 일을 병행해 탈북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이화여대에서 식품영양학 박사학위를 받았습니다. 이 박사는 또 탈북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국회의원에 출마했으며, 현재 대학교수로 재직하며 한국 내 탈북 청소년 지도자 양성, 탈북 여성 정착 지원, 북한 음식문화 알리기 사업 등 왕성한 사회봉사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이날 시상식에 참석한 대통령 부인 미셸 오바마 여사는 이애란 박사가 지칠 줄 모르는 탈북자들의 옹호자라며 찬사를 보냈습니다.

오바마 여사는 이 박사가 자신의 공로에 대해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라고 말했다며, 그의 겸손함을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한복을 곱게 차려 입은 이애란 박사는 이날 오른편에 클린턴 장관, 왼편에 미셸 오바마 여사가 선 가운데 상을 수상하고 기념사진을 함께 촬영하는 등 바쁜 하루를 보냈습니다. 이 박사의 말입니다.

한편 이날 시상식에는 한덕수 주미 한국대사와 한국계인 전신애 미국 노동부 전 차관보가 참석해 이 박사의 수상을 축하했습니다.

전신애 전 차관보는 동아시아인이 이 상을 받는 것을 처음 보는 것 같다며, 매우 자랑스럽다고 말했습니다.

이 박사는 11일 뉴욕으로 이동해 유엔본부에서 행사를 가진 뒤 17일 한국으로 돌아갈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