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법원이 지난 1월 박의춘 북한 외무상 앞으로 소환장을 보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중국에서 탈북자 지원 활동 중 북한에 납치돼 살해된 것으로 알려진 김동식 목사 사건과, 헤즈볼라의 이스라엘 공격 사건 피해자들이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과 관련해 미국 법원에 출두하라는 것입니다. 정주운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미국 연방 워싱턴 디씨 지법은 지난 1월 박의춘 북한 외무상 앞으로 두 차례 소환장을 보냈습니다.

`미국의 소리’ 방송이 최근 이 법원으로부터 입수한 ‘발송 증명서’ (Certificate of Mailing)에 따르면, 법원은 지난 1월 14일 김동식 목사 사건에 대한 소송과 관련해, 같은 달 21일에는 헤즈볼라 사건에 대한 소송과 관련해 각각 평양에 소재한 북한 외무성의 박의춘 외무상 앞으로 소환장과, 소장, 피소 통보서 등을 보냈습니다.

박의춘 외무상에 대한 소환장이 발송된 것은 두 소송이 제기된 지 9개월 여 만입니다.

두 소송의 원고 측 변호인인 로버트 톨친 변호사는 8일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전화통화에서, 소송 제기와 동시에 소환장이 발부됐지만 피고가 외국 정부여서 소환장이 실제로 발송되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렸다고 말했습니다.

김동식 목사의 아들 김한 씨와 남동생 김용석 씨는 중국에서 탈북자 지원 활동을 하다 납북돼 북한에서 사망한 것으로 알려진 김 목사 사건과 관련해 북한을 상대로 지난 해 4월8일 소송을 제기했었습니다.
 
이들이 법원에 제출한 소장에 따르면, 김동식 목사는 미국 영주권자로 지난 1993년 이후 중국에서 탈북자들에게 인도주의 지원을 하는 기독교 선교사로 활동했습니다. 김 목사는 그러나 지난 2000년 1월 16일 북한 기관원들에 의해 납치된 뒤 수용소에 수감된 것으로 보인다고 원고 측은 주장했습니다. 김 목사는 이후 북한 당국의 가혹한 고문과 굶주림으로 사망했다고 이들은 밝혔습니다.

원고는 이에 따라 피해 보상금과 변호사 비용 등을 포함한 모든 관련 비용을 배상 받기 원한다고 소장에서 밝혔습니다.

이와는 별도로 차임 카플란 씨 등 이스라엘에 거주하는 미국인 30명도 지난 해 4월 8일 레바논의 무장세력인 헤즈볼라와 북한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이들은 소장에서 지난 2006년 7월 12일에서 8월 14일 사이 헤즈볼라가 이스라엘 북부 지역에 가한 로켓과 미사일 공격으로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당시 공격을 감행할 수 있도록 헤즈볼라에 물질적 지원과 재료를 제공한 것은 북한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따라 1억 달러 이상의 피해 보상금과 변호사 비용 등을 포함한 기소 관련 모든 비용을 배상 받길 원한다고 원고 측은 밝혔습니다.

한편 소환장 발송과 관련해 북한은 아직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원고 측 변호인인 로버트 톨친 변호사는 소환장 발송과 관련해 북한 측의 반응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톨친 씨는 또 박의춘 외무상이 소환장을 받은 뒤 출두에 응하지 않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며, 이럴 경우 법원에 궐석재판을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법원이 궐석재판을 허락할 경우 원고 측 피해에 대한 심리가 열려 보상금이 결정될 것이며, 이후 보상금을 받는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이와 관련해 이름을 밝히지 않은 유엔 주재 북한대표부 관계자는 8일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전화통화에서, 소환장 발송에 대해 아는 것이 없으며, 평양으로부터 지시 받은 것도 없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