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함흥에서 열린 군중대회에 참석했습니다. 김 위원장이 지방에서 열린 군중대회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이번이 처음인데요, 김 위원장이 군중대회에 참석한 배경을 최원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지난 6일 함경남도 함흥에서 열린 군중대회에 참석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이날 2.8 비날론 연합 기업소 준공을 축하하는 함흥시 군중대회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방송입니다.

“우리 당과 인민의 위대한 영도자 김정일 동지께서 주석단에 나오셨습니다.”
 
김정일 위원장이 지방에서 열린 경제 관련 군중대회에 참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김 위원장은 특히 지난 2007년 4월 인민군 창건 75주년 열병식 이후에는 단 한 번도 군중대회에 참석하지 않았습니다.

체코 주재 북한 무역대표부 대표를 지내다 지난 2000년 초 한국으로 망명한 탈북자인 김태산 씨의 말입니다.

"참석한 적이 없습니다. 1983년에 8.3생산과 관련해 참석했고, 그 외에 경제 부문에 참석한 적이 없습니다.”

방한복에 털 모자를 쓴 김 위원장은 1시간 가량 진행된 군중대회에서 연설을 하지 않았으나 박수를 치고, 또 군중을 향해 손을 흔들어 보이는 등 대체로 건강한 모습이었습니다.

미국 워싱턴의 민간 연구기관인 헤리티지재단의 브루스 클링너 연구원은 김정일 위원장의 군중대회 참석은 북한의 신년 공동사설과 맥을 같이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북한은 지난 1월1일 발표한 공동사설에서 올해를 ‘인민생활 향상을 위한 해’로 정하고 경공업 발전을 강조했는데, 섬유를 생산하는 2.8 비날론 공장 준공은 거기에 들어맞는 행사라는 것입니다.

북한 전문가인 클링너 연구원은 또 김정일 위원장이 김일성 주석의 유훈을 관철하고 ‘업적’을 남기기 위해 군중대회에 참석했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2.8 비날론 공장은 김일성 주석의 대표적인 경제 업적 중 하나였지만 지난 90년대 중반 가동을 멈췄습니다. 따라서 김정일 위원장으로서는 이 공장을 재가동해 유훈을 관철하려 했다는 얘기입니다.   

이와 관련 북한의 노동신문은 지난 달 11일 김정일 위원장이 재가동된 2.8 비날론 공장을 방문해 ‘김일성 수령이 이 비날론 솜을 보셨으면 얼마나 기뻐하겠느냐’며 비날론 솜을 열차에 싣고  평양으로 가져갔다고 보도했습니다.
 
2.8비날론 공장 재가동은 북한 경제를 살리기 위한 김정일 위원장의 노력이 가시적 성과를 거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김 위원장은 2012년을 ‘강성대국의 문을 여는 해’로 정하고 북한의 공장과 기업소를 자주 방문했습니다. 예를 들어, 김 위원장은 지난 해 공장을 비롯한 경제 부문을 65회 방문했으나 군 부대 방문은 44회에 그쳤습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북한이 목표대로 2012년까지 경제를 회생시키기는 힘들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북한 내부 사정에 밝은 서울 국민대학교의 정창현 교수입니다.

“2012년도에 목표를 달성하자, 이런 부분은 지금 보면 목표가 조금 낮아진 것 같습니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먹는 문제와 에너지 문제를 해결 해야겠다는 것은 아직까지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과거 북한에서 경제 일꾼으로 활동했던 김태산 씨도 2.8 비날론 공장이 재가동 됐다고 해서 북한 경제가 회복된다고 보기 힘들다고 말했습니다.

“이제 2년 밖에 남지 않았는데 2년 동안에 허물어진 한 국가의 경제를 세우고 강성대국을 세운다는 것은 아이들도 믿지 않을 소리죠.”

2.8 비날론연합기업소는 김일성 주석 시절인 지난 1961년 건설된 공장으로 카바이트를 활용해 연간 5만t의 비날론을  생산할 수 있는 시설이었습니다. 그러나 시설이 노후한데다 원료마저 부족해 지난 1994년부터 16년 간 가동이 중단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