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내에서 외국인들이 직접 외화를 사용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이 올해 초 전격 단행한 외화사용금지 조치로 외국인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것과는 전혀 다른 상황이어서 주목되는데요, 이연철 기자가 자세한 소식 전해 드립니다.

북한 내에서 외국인들이 상점이나 식당에서 달러화나 유로화 등 외화를 사용하는데 아무런 제한이 없다고, 최근 사업차 북한을 방문하고 돌아온 미국의 북한전문여행사 대표가 밝혔습니다.

미 중서부 일리노이 주 소재 아시아태평양 여행사의 월터 키츠 대표는 2일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전화 통화에서, 이번 방북 기간 중 상점이나 식당에서 미국 달러화를 직접 사용할 수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키츠 대표는 방북 전에 북한 내에서 외화사용금지 조치가 시행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면서, 하지만 이번 방북 기간 중 찾은 평양과 남포, 신천 등 3곳 모두에서 달러화를 사용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키츠 대표는 북한의 상점이나 식당에서 미화 1달러당 북한돈 1백원이 공식환율로 통용되고 있었다면서, 물건 값이나 음식 값으로 미국 달러화를 건네면 종업원들이 환율에 맞춰 계산한 후 잔돈을 다시 달러화로 내주었다고 설명했습니다. 만일 상점이나 식당에 달러화가 부족할 경우에는 유로화나 중국 위안화 등을 대신 주는 경우도 있었다고, 키츠 대표는 덧붙였습니다.

키츠 대표의 이 같은 말은 북한이 올해 초 단행한 외화사용금지 조치에 따라 외국인들이 북한 내에서 큰 불편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것과는 전혀 다른 것이어서 주목되고 있습니다.

지난 2월 초 평양을 방문한 한국의 한 대북지원단체 관계자는 한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과거에는 유로화나 달러화로 물건 값을 지불할 수 있었지만, 이번에는 외화를 북한 돈으로 환전한 후에야 물건을 살 수 있었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또한, 오스트리아 비엔나 대학의 북한전문가 루디거 프랑크 교수는 최근 미국의 소리와의 전화통화에서, 북한 당국이 평양주재 외교관과 국제기구직원들에게 외화를 직접 사용하는 대신 외화를 은행에 맡기고 발급받은 ‘무현금 행표’를 의무적으로 사용하도록 함으로써 큰 불편을 초래하고 있다고 말했었습니다.

그러나, 키츠 대표는 이번 방북 중 무현금 행표에 대해 전혀 들은 바가 없으며 물건 구입이나 식사를 위해 환전을 할 필요도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북한 내에서 화폐개혁이나 외화사용금지 조치와 관련해 혼란이 일고 있다는 어떤 징후도 발견하지 못했다고, 키츠 대표는 말했습니다.

지난 해 9월에도 북한을 방문했었다는 키츠 대표는 이번 방북 기간 중에 지난 번과 비교해 눈에 띄게 달라진 그 어떤 변화도 발견하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당시에는 가격을 표시하는데 북한 돈과 유로화가 함께 쓰였지만, 이번에는 북한 돈으로만 가격이 표시된 것이 유일한 차이점이었다고, 키츠 대표는 덧붙였습니다.

한편, 키츠 대표는 그 동안 미국인들이 다른 나라 관광객들에 더 많은 관광대가를 북한 당국에 지불했었다면서, 이번 방북을 통해, 미국인들이 지불하는 관광대가를 유럽인이나 중국인들과 같은 수준으로 낮추는 성과가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키츠 대표는 관광인원이나 일정, 숙소 등에 따라 관광대가가 다르기 때문에 일률적으로 얼마가 인하됐다고 말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