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오는 4월부터 실시되는 고등학교 학비 무상화 대상에서 친북단체인 조총련계 고등학교를 제외시키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조총련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조은정 기자와 자세한 내용 알아보겠습니다.

문) 일본 정부가 조총련 고교 제외 문제와 관련해 아직 결정을 내리지는 않은 상태죠?

답) 그렇습니다. 히라노 히로후미 관방장관은 지난 22일 기자회견을 열고, “조총련계 학교를 무상화 대상에 포함할지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교과과정을 점검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히라노 장관은 아직 하토야마 총리로부터 이 문제와 관련해 구체적으로 지시 받은 것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문) 특별히 조총련계 학교가 검토 대상이 된 이유는 무엇입니까?

답) 앞서 일본의 나카이 히로시 공안위원장 겸 납치문제 담당상이 이 문제를 제기했는데요. 일본 언론에 따르면, 나카이 공안위원장은 각의에서 가와바타 다쓰오 문부과학상에게 “조총련계 학생들은 유엔의 경제 제재를 받고 있는 나라의 국민인 만큼 무상화 대상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충분히 고려해줬으면 좋겠다”고 요청했습니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나카이 공안위원장은 일본인 납치자 문제 해결에 진전이 없는 점을 고려해 북한에 강경 대응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문) 이런 요청에 대해 주무부처인 문부과학성은 어떤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까?

답) 예. 가와바타 다쓰오 문부과학상은 지난 23일,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 문제는 학비 무상화 여부의 판단재료가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가와바타 문부과학상은 또 “외교적 배려나 교육의 내용 역시 판단의 준거가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일본 정부 내에는 이처럼 북한에 대한 경제 제재 강화와 교육 문제는 엄격히 구분해서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습니다. 

문) 하지만 일본 정부 내부의 움직임에 대해 조총련계의 반발이 클 것 같은데요.

답) 그렇습니다. 조총련계 학부모들과 도쿄조선학원, 전국 조선고급학교 교장회 등 조총련 교육 관련 단체들은 지난 25일 일본 중의원 의원회관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이들은 회견에서 자의적인 이유로 조총련 학교를 무상화 대상에서 제외시키는 것은 국제 인권규약과 일본 헌법의 정신에 배치되는 부당한 민족차별, 인권 침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앞서 21일에는 재일본 조선인교직원동맹 중앙본부가 호소문을 발표하고, 국교 유무, 납치 문제, 핵 문제와 연관해 조총련계 학교를 무상화 대상에서 제외시켜야 한다는 주장은 조총련 학생들의 기본적 인권과 권리를 무시한 처사라고 주장했습니다.

문) 유엔에서도 이 문제를 검토하고 있다지요?

답) 네, 일본 `마이니치신문’은 유엔 인종차별철폐위원회가 지난 24일과 25일 제네바에서 회의를 열고 조총련계 학교를 학비 무상화 대상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나카이 히로시 납치문제 담당상의 발언이 인종차별 철폐 조약을 위반한 것인지 심의할 계획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위원회는 또 일본 원주민 아이누족 문제 등과 관련한 의견을 다음 달 12일 발표할 예정입니다. 유엔 인종차별철폐위원회가 일본 내 한국인 차별 문제를 다루는 것은 2001년 3월 이후 9년 만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문) 일부 일본 언론도 조총련계 학교를 무상화 대상에서 제외하려는 움직임을 비난하고 있다지요.

답) 그렇습니다. `아사히 신문’은 사설에서 고교 무상화 법안은 국공립과 사립고 외에 고교 과정에 해당하는 각종 학교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브라질 학교, 화교학교, 조총련계 학교도 포함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 신문은 그러면서 조총련계 학교에 다니는 학생도 두말할 것도 없이 일본사회의 일원이라며, 조총련 자녀의 교육 문제를 북한에 대한 압박과 동일하게 취급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