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당국이 북한과의 국경지대에서 탈북자 단속을 한층 강화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 내 소식통들은 탈북자를 체포하는 국경수비 대원에게 일계급 특진 혜택이 제공되고, 자취를 거의 감췄던 탈북자 신고 포상제도도 일부 지역에서 다시 부활했다고 말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중국 연길 근처에 살고 있는 조선족 진모 씨는 최근 탈북자를 보호했다는 이유로 공안에 체포됐습니다. 북한에서 갓 넘어온 어린이를 돌봐 달라는 한국인 인권운동가의 부탁을 받고 보호를 하던 중 이웃 주민의 신고로 체포된 것입니다.

5천 위안의 뇌물을 주고 풀려난 진 씨는 직장을 잃고 빈둥빈둥 놀던 이웃 주민이 포상금 5백 위안이 탐나 자신을 신고했다며 분을 삼키지 못했습니다.

중국에서 탈북자 보호와 구출 활동을 펼치는 일부 한국인 기독교 선교사들과 조선족들은 요즘 탈북자 단속이 갈수록 강화되고 있다며 우려하고 있습니다.

중국 동북지역에서 활동 중인 한 기독교 선교사는 23일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전화통화에서, 중국 당국이 올해부터 탈북자를 체포하는 국경수비 대원에게 일계급 특진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는 소문이 파다하다며, 탈북자들의 설 땅이 더욱 좁아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지난 10여 년 간 탈북자8백 여명을 구출한 한국의 대북 선교단체 두리하나선교회의 천기원 대표도 23일 ‘미국의 소리’ 방송에, 탈북자 구출 활동을 벌이는 현지 전도원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최근 몇 주 사이에 두 곳에서 탈북자들이 체포돼 북송 되는 등 중국 당국의 단속이 눈에 띄게 강화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올해 초 장백과 도문 지역을 다녀온 한국의 한 탈북자 단체 대표는 ‘미국의 소리’ 방송에, 중국 당국이 일부 국경지역에 초소를 세우고 감시 카메라도 더욱 늘렸다고 말했습니다. 과거에는 일정한 간격으로 순찰만 돌았는데 이젠 초소를 세워 장시간 국경을 감시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북한 역시 국경 연선 지역의 단속을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국의 대북 소식지 ‘좋은벗들’은 23일, 북한 당국이 2월 한 달을 집중 숙박검열 기간으로 지정해 탈북자 가족이 많은 함경북도의 연선 지역을 거의 매일 단속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늦은 시간에 집집마다 들어가 가족 수를 확인하고, 인원이 부족하면 구체적인 이유를 캐묻는가 하면, 수가 더 많으면 해당 보안서에 끌고 가 조사를 한다는 것입니다.  

중국에서 대북 지원활동을 펼치고 있는 한 중국인은 그러나, 북한 보다 중국의 상황이 더 심각하다고 말했습니다. 북한 내 단속은 형식적인 측면이 높고, 지역 관리들과 국경 군인들에게 뇌물을 제공하면 당장 국경을 넘는 것은 큰 문제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반면 중국은 당국자들까지 나서 국경과 탈북자 단속 강화에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중국 연변지역의 관영 매체인 ‘연변신식항’은 지난 11일 공산당 연변자치위원회와 인민 정부가 회의를 열고 북-중 국경 경비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 회의에서 연변주정법위원회의 가오지 서기는 모든 주민이 북-중 국경지역의 경비와 치안을 강화하는 데 동참하고, 택시 운전기사들은 의심스런 사람들을 재빨리 신고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가오지 서기는 특히 이런 활동에 공을 세운 사람들에게 충분한 보상을 제공해야 한다고 말해 일부 국경지역에서 탈북자 신고자에 대한 ‘포상금’ 이 부활했다는 일부 소식통들의 말을 뒷받침했습니다.

중국의 한 소식통은 지난 해 두만강에서 미국인 여기자들이 북한 당국에 억류된 뒤 국경지역 경비를 강화하라는 상부의 지시가 내려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 소식통은 주상성 북한 인민보안상이 지난 해 12월 이례적으로 중국을 방문해 탈북자와 마약 밀매 대처 방안을 집중 논의한 것이 국경 경비와 탈북자 단속이 강화되고 있는 이유로 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